아침 7: 40분
옥상정원은 연일비가 오거나
회색 하늘이라 그 비 오는 며칠 동안 물을 주지 않았고,
오늘 아침도 역시나 물을 주지
않았다.

오늘 음식물 수거일이라,
어젯밤 느닷없이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고 먹지 않았던 통들을 비웠고.
그 통들을 수돗가에서
끓는 물을 그릇 씻을 때 사용할
대야에 담고,
과산화탄소, 베이킹소다.
식초, 주방세제를 따로 담아가서
뜨거운 물에 세제들이 녹느라
아이들 장난 같은 기분이 잠시 지나고.
수돗물에 행구어서 세제물에
씻어서 또 수돗물에 헹구고
그 세제 물은 음식물종량제
통을 씻고, 하수조에 부어
솔로 씻어내고,
다 씻은 그릇들을 들고 오는데
기분이 좋았다.
하루하루 흘러 보내는 아까운 시간들이 많은데 내 체력으로
그 시간들을 채워서 일을 하지 못한다.

주부가 아침에 먹을 밥이 있고
반찬이 있으면 느긋해진다.
햅쌀에 보리쌀을 넣고 콩을 넣고
지은 밥도 묵은쌀 보다 맛이 있었는데.
햅쌀로만 한 밥은 부드럽고
아주 맛나다.
나물들과 먹으니 맛이 있어
탕국도 뜨지 않고,
나박김치도 상에 얹어도 먹지 않게 된다.

내가 건강해서 내 손으로 밥 지어
먹어야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아직까지는 장 담고,
멸치젓갈 담고,
고추장 담고.
천일염 간수 빼서 쓰고.
건고추 사서 집에서 닦아서
방앗간에서 고추가루 만들어 오고.
장 보러 다니는 것을 친구와 같이
놀이처럼 다니니 각종 채소
맛나 보이는 것으로 사오고.
옥상정원 가꾸면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게 산다.
아이들 걱정시키지 않고 잘 살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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