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일 몰아하기

이쁜준서 2024. 4. 20. 19:42

 


지인은 자기 장사를 크게 하는데 다슬기 철이면,
아내와 둘이 하는 장사를 아내에게 맡기고, 다슬기를 잡으러 다닌다.

내가 다슬기 알이 굵을 때
연락해 달라 해두니 언제라도 연락이 오면 내가 가서 가져오는데 어제는 늦었다고 가져다주고 갔다.

어제저녁 7시쯤에 가져 왔으니 밤에 할 수도 없고
뚜껑을 열어서 두었다
아침 식사 하고는  마당의 수도가에서 씻어 왔다.

10시 반쯤  전철을 타고
채소를 사러 나갔는데,
마트부터 들려서
식자재를 위주로 파는 곳에서 얼갈이 2단,
부추 3단을  사 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얼갈이도 부추도 다듬어서 씻어야 했고,
얼갈이와 갯방풍 1Kg도
다듬어 씻어야 했고,
데쳐야 했고,

다슬기도 까야했고,
그러니 쉴  사이가  없이
일을  몰아서 계속해야 했다.
남편이 다슬기 까는 것을 도와주면서  일 많은데 이제  다슬기 국도 끓이지 말라고.

나의 대답이 그러면 귀천이 없이 사는 것인데 그럴 수가 없다고.
채소들을 데칠 것은 데치고 씻을 것을 씻어 놓고는
참깨 볶은 것이 떨어져
참깨도 볶았다.

체력이 달려서 일을 몰아하지 않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었다.

채소 사러 나갈 때는 빗방울 떨어지다 전철에서
내려서 지상에 올라가니
비는 그쳤다.
그러더니 돌아오는 길에서는 우산을 받고 왔고.

저녁상에는 갯방풍 나물을
무쳤는데  쓴 나물은 아니고,  뒷 맛이 달큰했다.

오늘의 다슬기국은 비 오는 날이라 따끈한 국이 더 맛이 있었다.

결혼해서 시어머님께 배운 국이고, 우리 고향에서는 사고디라 부르고 논고등만  먹었지 다슬기는 먹지도 않았다.

일을 힘들게 하면 머리로 생각하는 것은 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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