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살아 가는 길목

이쁜준서 2023. 12. 8. 07:15

뒷집 형님께서는
다리가 아퍼셔서 2층 집으로 올라가지  못하셔서
1층가게를 조금 막아 방 한칸 주방 한칸으로 공사를 해서 2층에는  지금 50대 후반인 딸이 살고

혼자서 1층에 살고 계셨다.
올 해 아마도 여든 후반이지 싶은데 머리도 맑으시고 피부도 혈색이 좋으신데  

지팡이를 짚고 다니신 것은 오래 되셨다.

김장을 한다고 마당에 배추를 절여 놓고, 마당에 내려 가는데 뒷집에서 학생 이거 하는 말소리가 들려서
가 보니 수도가에 펑퍼지게 앉아 계셨다.
내가 앉았다 일어서지 못해 한시간째 이러고 있다 하셨고 나 혼자는 체중이 나보다 훨씬 더 나가는 분을 세울려 해도 힘이 들어가지 못하니  내가 기어서 가겠다 하셨고 이웃친구네에 가서 친구를 불러 왔고,

함께 겨드랑이 한쪽씩 팔을 끼어 서게 하고 방에 들어 가시게 했다.
두사람 다 어깨가 아프니 우리도 제대로 힘을 쓸 수가 없고,
그리 추운날이 아니어서 다행이었지 추웠다면 정말로 큰일이 났을 것이다.

참 사람 몸이 그렇다.
요즘 치매가 제일 몸쓸병이 되었는데 다리가 아프면 마당이라도 나오기가 어렵고,
김장을 담고, 김치를 가지고 가서는 문 앞의 의자에 놓고 왔는데
마당에서 뒷설거지를 하고 있으니 김장 다 했느냐 하셔서 가서 얼굴을 보고 왔다.
나 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도 건강하게 오래 사시기를 바라게 된다.

오늘은 신경외과 병원에 물리치료를 끝내고 그 근처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작년에도 다리를 다쳐서 김장을 못했다 해서 이웃친구와 둘이서 김치를 한통 만들어서 

갔다 왔는데,
올해는 남편이 저 세상으로 가시고 다리도 아픈데 머리까지 아프다 했다.
머리가 하도 아프니 머리 피부까지 아프다고.

이웃친구와 두 사람 다 팔이 아프니 올해는 여유가 없게 김장을 했는데
그래도 나갈 곳이생긴다.

신경외과 치료를 7주간 한주에 두번씩 가면서 받았는데 2주분 약은 주면서  

진료를 중단 해보자 해서  안갔는데 약도 떨어지고
김장을 하고 나니 팔이 처음처럼 아퍼서 집에서 가까운 신경외과로
병원을 바꾼지가 오늘로 3일 째이다.
바꾼 병원은  물리치료가 잘 되어 있는 곳이였다.


 

 

어디어디 아픈 곳이 많지만 아직은 사람 이력은 하고 산다.
국산찰기장, 토종납작서리태, 토종 청서리태, 팥,
올 여름에 사둔 동부콩도 있고, 강낭콩도  있고, 보리효소 된장을 담는다고

메주콩도 2023년산 2Kg을  사두었고,
참깨,검은참깨, 들깨도 산지에서 택배로 사 둔 것이 있다.

녹두는 시골자경농들이 팔러 나오는 것을 사는데 올 해는 사지 못했다.

우리 세대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도 어렵게들 살았다.

그래서 그런지 필요한 것을 제 때에 일년치 사 두고 먹는다.

쌀도 넉넉하게 자경농에서  산다.

아마도 단군 이래로 제일 우리나라가 잘 산다는 것은 맞은 것 같다.

혹시 싶어서 라면이 오른다 하면 한 봉지씩 사 둔 것이  4봉지나 있다.

거의 라면을 먹지 않으니.

 

다리보다 팔이 아픈 것이 일하는데는 지장이 많다.

남편은 기본적으로 팔이 아프니 무거운 들어 달라 부탁을 하고, 

종량제로 통에 딱지를 붙여서 내어 놓은 것도, 종량제 쓰레기 재활용쓰레기

는 그냥 남편의 일이 되었고,

어떤 때는 빨래도 널어 달라하고  부탁하는 것을 다 해 주었다.

 

다시 병원에 간다고 하니 왜 팔이 낫지 않았던가?

그동안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니 아픈 것을 참고 일을 하는 것을 몰랐던 모양이었다.

병원에 가는 것을 새로 시작하고 3일 째인데 남편이 설겆이를 한다.

나도 조금 더 나을동안 쉴려고 굳이 말리지 않고.


장을 담고, 

전화를 해서 기장 대변항에서 젓갈을 담아 오고, 액젓갈을 내리고,

김장을 하고,

김자을 하다보니 여기 저기서 건고추를 사게 되고,

그런 일들을 언제까지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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