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모종 심은 다음 날 비가 오고

이쁜준서 2022. 3. 26. 07:18

 

몇 십년이 흘렀으니 예전이라 해도 되지 싶다.

우리가 중학생 때인가?

너는 나중, 꽃모종 심고 비가 오는 것과,

날씨가 아주 맑은 날 꽃에 물 주는 것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

꽃 모종을 시골에서 심는 것이 별로 흔한 일도 아니였고

꽃 모종을 잔뜩 심어 놓고, 아침이면 물을 주는 일도 없었다.

그저 담벼락에 붙은 작은 화단에 산에서 캐온 비비추나 옥잠화 정도가 노지 월동을 하고

새싹을 올리고, 집 작은 화단에 있을 뿐 역시나 야생화라서 별로 물을 준 기억도 없었던 시절이었다.

정지 뒷문을 열면 담에 붙은 화단 비슷한 좁은 곳에 도라지를 심었다 모내기 철에 들밥 고추장에

버무린 나물로 했기에 꽃이라면 도라지꽃이 더 이뻤지만, 굳이 물을 주는 것 같지도 않았다.

정지간 뒷문을 열어 놓고, 정지간에서 보여지는 도라지꽃이 이뻤다.

그 때 꽃모종 심은 다음 날 비가 오는 것과, 물을 주는 것은

다음에 성인이 되어 만날 신랑감과 결혼생활을 행복을 점치는 것이였는데,

어떤 답이 정답인 것도 아니였다.

 

지난 날에 옥상 정원에서 키웠던

토종 야생화 일월비비추

 

 

폿트 식물을 사서 실내에 두었다가 분에 심어 주는 일부터 시작에 이어,

분갈이를 시작했고, 처음 사흘은 허리는 뻣뻣하고,  다리는 아퍼서 약도 먹고 파스를 붙이고 

하다보니 몸도 풀려져서 하루 하루 더 많이 하게 되고,

그렇게 했던 것을 일요일 일몰까지 했고, 그 후는 바닥에 자리를 펴고 흙을 부어 섞고 하는 일을

했기에 그 흙 빈 화분에 담고 흩어진 화분들 대강 정리하고 흙을 밟아서 이곳 저곳을 다니니

사람 다니는 쪽길에는 흙을 들고 다니면서 흩어 뿌린 듯한 것을 대강 빗자루 질 한 것으로

어두울 때까지 했고,

옥상에서 계단을 내려 오고, 현관 앞의 흙은 빗자루질 하지 못했다.

 

수목원에서 찍어 온 비비추 꽃

옥잠화는 향기가 좋고, 흰색꽃이고 관리도 쉬운데,

비비추꽃과 옥잠화는

단정하지 못해서 옥상 정원에서는 맞지 않다.

그야말로 야생화로 산에서 피었을 때가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

 

그 다음 날인 어제 남편에게 부탁을 했다.

계단과 현관 앞만 빗자루 질 해달라고,

누웠다 살짝 잠이 들었고, 깨 보니 남편이 보이지 않았고,

남편은 두어시간을 옥상에서 빈 화분과, 개개의 받침대도, 깨끗하게 빗자루질까지,

아주 깨끗하게 정리 하고 버릴 것도 50리터 종량제 봉투 한 가득 묶어 내었다.

남자라도 한 두어시간 쉴 사이 없이 하고 내려 왔을 때는 지쳐 있었다.

 

분갈이 철에는 식물을 뽑아 내고, 흙에 거름을 섞고,

분갈이 한 화분을 제 자리에 가져다 놓은 것까지 네번을 들었다 놓았다 해야하고,

몸이 돌아  가지 않으니 일어섰다 앉았다를 줄이게 되고 그러니 엔간한 것은 

손을 바닥에 짚고 엎드려서 당기고 직접 기지는 않아도 흙강아지 같았다.

 

앞으로 고추모종 심을 화분에는 아직도 발효가 덜 된  음식물찌거기가  묻어진 것이 있어,

4월 20일 이후에 엎어서 다른 거름을 섞어서 담아 두었다 5월 5일 어린이 날 전후로 모종을 심는다.

한 차례 흙일이 남았지만 지금 현재는 꼬리풀과 장미 화분 2개만 남았다.

앞으로는 씨앗 발아한 것 3가지 모종이 자라 날 것이고,

 

비와 바람이 많을 것이라고, 바람에 날아가지 않을 비설거지를 하라는 문자도 왔는데,

우리 지방은 아직은 비도 이슬비이고, 바람은 가끔 창문을 흔들 뿐이다.

우리 남편은 모종 심고 그 다음 날 비 오듯 한 것일까?

남편은 내가 흙을 섞어서 구근 놓을 높이까지 흙을 채우고 구근 위에 덮을 흙도 섞어서

준비 해 놓았고 그 흙으로 덮어 주는 일만 했다.

다알리아도 그렇게 남편이 도와 주었다.

어제의 옥상정리도 혼자서 다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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