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나이가 푹 들어가서는 여러가지로 변한다.
그런 변함 속에서도 평생을 가지고 있는 이기심이라고 뭉턱거려 표현 할 수 있는
뾰쪽함은 변하지 않기도 한다.
너고 나고 다 그렇다.
나이가 푹 들어간 긴 세월동안 보고 살았던 친구들간에는 세월과 같이 늙어 가는
것에 대한 애틋함이 있어 본시 저렇던데하고 묻어 두고, 사람이 귀해진다.
치열하게 직장 생활을 하고 사회생활을 할 때는 만나고 싶지 않아도
직장에서 부대끼고 살아야 했지만,
여든일곱의 이모님은 고등학교 교사로 정년 퇴직을 하셨는데,
정년 퇴직 후에 정말로 서로 아껴주고, 또 이해 해 주고 하는
주변에 친한 사람들이 11명이나 된다 하셨다.
이제야 싫으면 보아야 할 필요성이 없으니 그런 사람들과는 세월이 지나오면서
서로 연락할 일도 없고, 11명 중에는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서너명이 된다고 하셨다.
내 나이도 이젠 푹 익었다.
친구들도 다들 먹고 살만하고
혹여 맞지 않은 것은,
저 사람은 그런갑다.
때론 끼워 들지 않아도 되는 것을 교통정리 할려고 하면,
아직도 그런갑다로 이해가 되고, 하하 웃어지고.
작년에 느닷없이 친구 남편이 친구와 전화에 바꾸어서 그 꽃 좀 주소, 곱게 피는 꽃으로.
친구가 다시 전화를 바꾸어서 참 희한하다.
아무에게도 뭐 달라는 사람이 아닌데 형님한테는 막 주소하네라 해서 우리 둘은 웃었다.
긴 세월동안 형제처럼 그렇게 살아 왔으니 그럴 수 있는 것이고.
친구들이 꽃이 피는 식물을 가지러 왔을 때, 택배로 보내 주겠다고 했더니
4월에 우리집에 들릴 일이 있다고 그 때 달라고 했다.
형님 키우다가 달라고.
화단에 키우다 뚝 떼어 낼 수 있지만, 화분에 키우는 꽃은 그렇지 못해서,
분갈이를 하면서 조금씩 화분에 심고 있다.
화분이 10개쯤 될려나?
남편이 한 곳에 모아라고, 그래야 제대로 챙겨 보내지라 했지만,
지금은 분갈이 중이라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
분갈이 중이라 우선 스티로폼 조각 한개씩 얹어 놓았다.
나이가 푹 익었으니
세월 살아 오면서 정기적인 만남에서 늘 튀고,
늘 이해 해 주어야 했던 사람은 스스로 떨어졌고,
지금은 정으로 다 안을 수 있는 사람들과만 만나진다.
나이가 푹 익어 안을 수 있는 품이 좁아졌거든.
남은 사람들과는,
" 그런 갑다" 로 말 이전에 마음으로 이해가 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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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갈이 한 것이 다 사진에 나온 것도 아니고,
분갈이 하지 않은 나무꽃들이 다 나온 것도 아니고,
분갈이 한다고 뿌리를 잘라 내고,
가지를 잘라 내고,
5번 사진의 클레마티스는
묵은 덤불에서도 새싹이 나는데,
그 새싹이 자라서 꽃도 빨리 피는데도,
올 해는 덤불을 다 잘라 버렸다.
그랬더니 새싹이 흙속에서 더 많이 올라 왔다.
그 들은 늘 그랬다.
내가 어떻게 하건간에,
" 그런갑다"
하고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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