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사는 것 별것없어도 즐거울 수 있다

이쁜준서 2022. 4. 3. 07:16

 

그간에 친구네 준다고 분갈이 하면서 화분에 따로 심어 놓았던 것을 

오는 걸음에 가지러 왔다.

도시에서 아이들 키우고 시부모님 모시고, 일 할 때는 너무도 바쁘니,

고추장도 아주 간단하게 담아 먹기도 하고 고향 모친께서 담아 주시는 것도 얻어 먹고

했던 사람이 올 해가 4년차인가 고향 친정집이 비게 되어 친정 집으로 들어가 산다.

 

그러면서 고추장도 막장도 먼 친척 올케들이 제대로 담는 것을 배워서 담았다 했다.

찹쌀가루도 삭히고, 보리를 방앗간에서 쪄서 띄워서 가루로 내어  미리 주문을 하는 것을,

동네 필요한 사람들이 주문을 하고 1년에 딱 한번의 기회가 있더라 했다.

자기가 농사 지은 고추가루로 고추장을 담아 동생들, 자기 자식들 사촌 여동생들

참 많이 나누었다고 형님 준다고 조그만 통에 따로 담아 놓았다 하더니 겨울이 다 지나고

냉장고 한켠에서 두었다 가져다 주었다.

고추장도 맛나고 막장이 아마도 고추장 담으려 찹쌀 삭힌 엿물에 담았는지

고추장처럼 찰진게 맛이 특별 했다.

시골로 들어 가니 또 장류 담는 것도 배우게 되고, 또 여자 살림꾼으로서 발전하게

살고 있다.

 

도시 살림 접고 친정 집으로 들어가 많은 동생들, 또 자기 손으로 결혼식의

모든 과정을 치루어 준 사촌 여동생 둘( 그 때 숙모님이 계시지 않아서)

자기 자식들,

고향 부모님이 가셔도 형제들과 사촌들에게 엄마 자리 지켜 주고,

자식들이야 당연한 것이고,

그렇게 살아가는 그 친구가 정말로 대견해 보인다.

 

오이지를 담은 것도 몇개, 유채나물 마당에서 키운 것이라고 아주 부드럽고,

나물에서 향이 쏠쏠 나는 것이 살짝 데쳐서 친구가 준 막장을 쌈장으로 맛 본다고,

저녁 밥상에 어제 칼치 사 소금 간 해서 김치 냉장고 넣었던 도톰한 칼치도 한 토막,

깔끔하고 짜지 않는 오이지도, 

유채나물과, 머위나물, 칼치 한토막, 오이지, 친구가 준 막장,

넉넉한 저녁 밥상이었다.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과일로 먹고,

점심 때는 냉상 초벌 정구지 사둔 것이 있고, 어제 친구가 준 유채나물이 부드러우니

생저러기를 하면 채소 향이 나는 맛난 반찬이 될 것이고,

양념 불고기 재어 놓은 것도 있고, 아침상에서 그런 반찬을 맛나게 즐기지 못하니

점심 때 그 반찬을 할려고.

고소한 참기름으로 친구가 준 고추장으로 비며 먹을 것이다.

 

아침 06시무렵 옥상정원에 올라가 한 바퀴 돌고 왔다.

글라디오라스가 4가지 색인데 두가지 색을 아주 큰 화분에 각각 심었는데,

한 곳은 싹이 하얗게 올라 오는 중( 이제 올라오는 중이라 녹색이지 않다)

그런데 다른 화분은 감감 무소식,

아마도 흙이 좀 더 깊었지 싶다.

새싹을 올리는 화분보다 화분 높이가 더 높았으니 여유가 있어 흙을 더 덮었지 싶다.

 

생명이란 것은 조금의 차이도 결과는 다를 수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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