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자국
그야말로 만추에 피는 국화꽃인데,
작고 복실복실하고, 가지치기 하지 않아도 스스로 새 가지가 난다.
향도 좋은 국화꽃이다.
컴퓨터 앞에 앉으니 화면에 내 얼굴이 비친다.
딱 더도 덜도 말고, 돋보기 낀 할머니이다.
그런데 이 할미가 움직이면 일들이 해결 되고, 또 앉아서 놀면 일은 멈추는 것이다.
서리가 온 뒤의 시골 얼갈이 배추는 제법 컸고, 이 때쯤 배추얼가리 시래기 넣고,
추어탕을 하면 맛나는데,
어느 해는 국산 미꾸라지 산다고 청도에도 갔고, 영천에도 갔는데,
국산미꾸라지를 사러 못간다는 핑계로 추어탕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냥 시래기 된장국 할려고 자경농이 가져온 얼갈이 배추를 샀더니,
꼬갱이는 쌈으로 먹어도 될듯 해 남겨 두었고, 조금은 무를 넣고 생채를 했고,
겉떼기 쪽은 삶아서 된장국 끓일려고 아침에 삶았다.
삶은 배추로 쌈도 잘 먹는데 아주 맛낫정도의 입 맛은 없었지만 5번이나 쌈을 싸 먹었고,
오늘은 立冬
옥상의 흙일을 하려고 갑바에 빈 화분의 흙을 부어 놓고는 조금씩 손을 대면서
5일째이다.
내일부터는 춥고 다음주 화요일부터는 비가 온다고 하고,
흙은 해바라기 해서 나쁜 것은 없었지만, 그간에 외출 할 일들도 있고,
또 장을 봐 오면 갈무리 일도 있고, 해서 5일씩이나 흙을 부어 놓고 지냈다.
벌꿀통 세워 놓은 듯 한 것은 석회, 깻묵 삭힌것, 유박비료, 또 봄부터 여름까지 잎줄기 성성하던것을
잘라서 말린 것등을 섞어서 내년 봄 고추 모종을 바로 심어도 될 정도로 해서 통에 담아
두개씩 포개어 놓은 것이다.
석회는 3년전 처음으로 사서 섞어서 쓰고 올 해는 조금 남아 있던 것을 섞었고,
꽃 피는 식물은 모르겠던데 고추가 풋고추용인데 처음 따고 두번째 딸 때부터는
작고 쭉쭉빵빵이 않되어서 석회를 다시 섞는 것이다.
석회는 알카리성 비료이고, 대부분의 땅은 산성이고 중성화를 시킨다 하던데,
칼슘석회란 말은 없어도 설명에 칼슘성분도 있다고 했다.
올 해 고추가 병도 아닌듯 한데 자꾸 떨어져 고추를 따서 농협 비료 파는 곳에 갔더니
칼슘이 모자라서 그렇다면서 액체를 주었고, 물과 희석해서 뿌렸더니 고추가 많이 달리고,
고추포기 자체가 쑥쑥 키가 자랐다.
이렇게 모두를 섞어서 해 두는 것이 아니고, 흙을 담아서 겨울 내내 음식물 쓰레기를 묻어서
발효 시킨 것을 3월에 부어서 깻묵 발효한 것과 유박을 섞어서 다시 담아 두었다가
5월에 고추모종과 상추 모종을 심고, 화분갈이도 하고 했는데,
길 걷다 무단히 연골을 다쳐서 고생을 하고 보니, 내년 봄 내 몸이 어떤 상태가 될지 몰라서
아예 흙을 바로 쓸수 있게 섞어서 담아 놓았다.
빈 화분들도 포개어 놓았고, 화분 밑에 깔았던 스티로폼 조각도 큰 통에 담아 놓았다.
아침 식사하고 올라가서 다 섞어서 햇볕에 말리게 두었고,
낮 1시경에 남편과 같이 올라가서 섞어 놓은 흙을 남편이 통에 담아 주고, 야산 걷기운동을 나간 다음에, 흙이 너무 마른듯 해서, 물을 약간씩 뿌려서 저 비닐을 덮고, 2개씩 포개어 놓았다.
온 겨울 내내 얼기도 하고 풀리기도 하면서 고추모종이나 상추 모종은 5월 초에 심을 것이지만,
꽃 분갈이는 4월초부터 하니 그 때 사용 할 것이다.
내년에는 가을 꽃 몇가지를 새로 들였으니, 4월초에 분갈이를 많이 해야 한다.
재미 있는 것은 다 저렇게 바로 쓸 수 있게 섞어 놓은 흙만 있어서는 분갈이를 할 수 없다.
거름이 없는 흙이 있어야 꽃 피는 식물을 심을 때 식물에 따라서 섞어서 쓸 수 있다.
거름 없는 흙도 제법 남겨 두었으니 음식물 쓰레기 묻어 발효 시킨 흙도 있을 거다.
발효가 되기 위해서는 음식물 쓰레기 수분을 적당하게 말려야 한다.
그래야 발효가 되지 수분이 너무 많으면 썩게 된다.
사람 사는 삶도 그러하다.
나는 작년부터 코로나로 우리 도시가 망하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였고,
또 올 해는 나라 전체가 낭떠러지에 끝에 와 있어도,
일단은 공기도, 강물도 평상시처럼이고, 조심해서 재래시장도 갈 수 있고,
마트로 장 보기도 다닐 수 있는 것은 숨은 쉴수 숨구멍은 막히지 않았다고 큰 다행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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