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11월의 꽃

구절초 같은 노란꽃

이쁜준서 2021. 11. 22. 05:29

 

 

유리호프스

 

 

꽃은 가꾸기 나름

3,000원을 주고 샀다고 친구가 가져 왔을 때는 작은 포트에 심겨져 있고,

꽃 한송이 피어 있었다.

몽오리는 꽃 가지 속에 묻힌 것이 두어개.

잎이 허여스럼한 것이 별로 호감이 가지 않아서, 길거리 꽃장수도 일단 가격이

헐하니 가지고 다니고 화훼단지에 가면 앞 마당에 그 많은 꽃이 피어 있는 폿트식물들 중에

한 줄 차지 하고 있는 참 평범한 꽃이다.

4개의 주 가지가 내년이면 목질화 할 것이고, 올 해는 노지월동은 무리 일 듯 하다.

이렇게 멋지게 자랄 것이라고, 이렇게 수 많은 꽃을 동시다발적으로 꽃몽오리와 꽃으로 필 줄 몰랐다.

 

겹겹으로 피는 꽃도 이쁘지만 구절초 같은 느낌의 홑꽃이 사람으로 치면 화장기 없는

자연미인 같아서 좋아 한다.

밝은 노랑색이다.

 

남편이 포기가 어릴 때 겨우 몇송이 핀 것을 보더니 우리 집에서 제일 이쁜 꽃이라 했다.

남편이 좋다 했으니 이쁘게 가꾸어 보자 하고, 7월인가에 그대로 쏘옥 빼서 더 큰 화분에

옮겨 주었고, ( 그 때는 분갈이 잘 못 하면 녹아 버리고 고사하고 할 때였다)

알 거름도 넣고, 키웠더니 처음 심을 때보다 10배는 더 커졌고,

지금 현재 꽃몽오리,

피어 있는 꽃은 아마도 50개가 훨씬 넘지 싶다.

꽃가지를 쑥 올려서 피고 꽃몽오리가 굵거지면서 꽃대가 쑥쑥 자라고,

꽃의 크기도 적당하다.

내년에는 두 폿트 더 사야겠다.

같이 선물 받은 이웃 친구네는 그저 꽃 몇송이 피어 있고, 우리 것의 반도 자라지 않았으니

꽃은 가꾸기 나름이라 하는 것이다.

 

아침을 먹고 나니 오늘부터 날씨가 추워 진다는데 노란꽃 핀 화분을 실내로 들여야 되겠다고,

나는 월동을 한다 했으니 엔간한 추위는 괜찮을 것이다 싶어,

하루라도 햇빛, 바람을 더 보여 주고 싶었는데,

커피 한잔 할려고 찻물 얹어 놓고, 옥상에 올라가서 받침대를 씻어서 가져 오고, 화분도 저녁 때 들일 것이라

물도 한번 주고 해 놓았더니

남편은 바로 올라가 화분을 가져 오고,

알량한 찻물 끓일동안 두 사람이 번개불에 콩 구워 먹었다.

실내 분위기가 밝고 더 따뜻하다.

 

 

토종개미취

내년 가을 꽃을 피울려고 가을에 모종 폿트를

사 심어 둔 식물이다.

자연 미인 같은 꽃

가을에는 이런 꽃들이 좋다.

 

쑥부쟁이류의 꽃도 이 꽃과 비슷한데

그 아이들은 대궁이가 약하고

키가 곧게 자라지 않는다.

 

 

석죽과의 가는잎 동자꽃

야생화인데 이렇게 원예농사 지어 폿트로 팔기도 하는데,

야생에서는 멸종위기종이라 한다.

단정하지 않고, 어전스럽게 보이기는 해도

이런 모습의 꽃은 보기 힘들어서 10월에 포트 모종을 사서 심어 두었다.

 

내년 봄 옥상 정원은

땅따먹기를 잘 해야 한다.

 

 

가족이라 해도,

서로가 좋아서 만난 부부라 해도,

또 부부가 낳은 자식과 부모도, 그 자식들도 서로간에,

다 다르지 같지는 않다.

잘 알면서도 그 다름을 이해로 보듬어 주지 못해서 맘이 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족은 그야말로 가족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친구간은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만나서 정을 키웠기에

부모와 형제에게도 맘 아플까 싶어서 이야기 못해도 친구에게는 비밀 없이 다 이야기 하는

친구가 적어도 한명은 있을 것이다.

친구 간은 때때로 만나서 차 한잔 하면서 그저 만나지 못햇던 날들에서의 이야기 주고 받으면 배 부르듯 하다.

 

옥상정원을 가꾸면서 내가 느끼는 것은

다 다르니까 어울려서 아름다운 것이다.

 

이웃 친구는 전철을 타러 가거나 걸어서 마트나 시장으로 갈 때에 내가 친구네 집쪽으로 걸어서 같이 나간다.

한 집 건너 친구가 살고 있고,

내가 먼저 나가면 친구가 내려 올 때까지 친구 핸드카트를 대문 밖으로 내어 놓기도 하고,

친구가 핸드카트를 들고 나올 때 대문을 닫히지 말라고 붙잡고 있기도 한다.

요즈음는 내가 시원치 않으니 친구 집 3층에서 내려 오지 말라고 해도 꼭 대문까지 따라 나온다.

 

친구는 마트나 시장길 다니면서 내 짐이 무겁다 싶으면 자기도 무거우면서 자기 핸드카트에 몇가지를 부득부득

옮겨 담거나 핸드카트를 바꾸자 하기도 하고, 마트 계산하고 담아 나오면 물건이 많으면 새로 꺼집어 내어서 차곡차곡 담아 주기도 한다.

같이 오래 살아 오면서 다르다는 것은 서로가 아는 것인데,

서로간의 맘결은 비슷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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