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을 살아가면서 그저 안밖으로 탈탈 털면서 사는 것이 신조어라 하면 우스꽝스런 것이고,
그럴려고 노력을 한다.
아이들이 멀리 가 살고들 있고, 카톡이라는 그 똑똑한 녀석에게 소식을 의탁하고 별로 전화로 알릴 말도
없어도 세월이 가면 카톡도 오지 않을거라 싶어서 적응을 한다.
내 자식들인 첫째와 나이가 차이나는 둘째에게 늘 맘이 가 있다가 두 돐이 한참 남은 준서를
에미와 떨어져 데리고 있으면서 둘째도 첫째의 자리에 합류하고 오로지 준서에게 맘을 두고 살았다.
준서가 올 해 고등학생이 될터인데, 둘째네 집에 아기가 있어 가끔 가 있으면 준서네 가족이 주말을 잡아서 온다.
준서 입장이 되어 보면 자주 보는 것도 아닌 할머니가 뭐 그리 살갑게 정이 갈 대상이 아니다 싶어서,
현관에서 신 벗고 올라서면 한번 안아 보고, 갈 때 주차장까지 따라나가서 한번 안아보고, 별로 말을 걸지 않는다.
결혼기념일도 한번도 챙기지 못하고 살아 왔다.
생일은 자식들이나 준서가, 그 날 같이 있으면 이것 저것 음식을 만들어 주지만, 멀리 있으면 눈 감는다.
아이들에게 하는 말도 나는 내 눈 앞에 있을 때만 잘 할 것이라고 하면서 준서의 생일날도 전화 한 통화도 하지 않고,
지내다 보니, 근년에 들어서는 반이상은 생일날도 기억을 못하고 넘어간다.
2019년 내 생일도 잊었고, 남편의 생일은 잘 잊지 않는데, 3일인가 지나서 둘째의 전화로 알았다.
언니에게는 저가 연락하겠다고 했고, 저는 일정표에도 넣어 놓았고, 몇일전까지 알았는데 완전 잊어 버렸다고
죄송하다고 전화가 와서 알았다.
아뿔사 남편에게 미안한 일인데 미역국은 생일 전날 반찬으로 끓여서 생일날 미역국은 자셨네 속으로
말하면서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
겨울에는 변수가 많아서 집을 비우지 않는다.
가끔 둘째네 집으로 아기보러 가면서는 조기도 냉동 시켜 놓았다 가지고 가는데, 이유식 시기를 지나서
벌써 제 손으로 밥을 떠 먹으니 반찬이 필요하고 2019년 10월까지는 쇠고기는 딱딱해서 싫은지 생선을 좋아 했다.
조기를 사 와서 손질하고 냉동시키고, 칼치도 큰 것으로 두마리 사 와서 손질하고,
아기가 먹을 것이라 소금을 쳐서 와서는 간이 많이 배이지 않을 때 씻어야 했다.
건멸치, 멸치가루, 프로폴리스, 된장, 조기를 택배 2개로 꾸려서 우체국으로 가는데 1/3 정도 가다가,
칼치를 넣지 않은 것이 기억이 났다.
되돌아 집까지 거리야 가까운데, 택배 상자 다시 테프 뜯어내고 다시 꾸리고 등이 일거리라 설명절에 오면,
반찬으로 해 주면 되지로 생각하고 택배 발송을 했지만, 줄려고 정성으로 준비 했던 것이 있어 맘은 서운했다.
만물박사 tv에서 건망증과 치매의 구분은 잊었다가 그 상황을 이야기 해 주면 바로 기억해 내면 건망증이고,
그 상황까지 이야기 해 주어도 모르면 치매라 했다.
스포츠댄스 강사가 이런 말을 했다.
요즈음은 짝이 없이 혼자서 하는 춤이 유행인데, 스포츠댄스는 둘이서 하는 것이라 순서도 기억해야 하고,
손도 마주 잡고, 몸도 밀착이 될 때가 있어서,치매예방이 되는 춤이라 했다.
그냥 믿는 것이 아니고, 아니면 말고이지 아니다 설마? 한다고 해서 바꾸어질 것이 없어서,
일상에서 잊는 일이 잦아서 손발이 고생을 하지만, 그래도 건망증이면 다행이다로 생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