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자식교육

이쁜준서 2020. 1. 11. 07:18


3자매가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 같이 미장원에서  일을 했지 싶습니다.

젊어서야 각자의 살림도 있고, 어쩌면 돌 벌러 나가는 일도 있었겠지로 짐작이 되었습니다.

큰 언니는 올 해 76세,

둘째 언니는 올 해 74세,

미장원 원장은 올 해 68세,


머리 감을 손님은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 그런 시간이 있어지고, 그 때에 기다리던 사람 모두가 점심을 먹습니다.

머리에 펌 롯트로 감아서 머리에 관을 선듯한 우스꽝스런 모습들을 하구서요.


언제나 원장은 끝사람 머리를 하고 들어 오기에 제일 늦게 먹었고, 다른 사람들이 먹던 반찬을 먹었지

새로 차린 상에서 먹지 못합니다.

한달에 쌀 80Kg 한 가마니를 그 시절은 먹는다 했습니다.

지금은 다들 체력이 달려서 늘 손님은 넘쳐지만 숫자로는 한창 때의 반 정도의 사람들입니다.

자기가 그나마 해 줄 수 있는 지금의 오래 된 손님을 ' 내 손님'으로 부르고 오후 시간대에 온 낯선 손님들은

미안해도 돌려 보낸다 합니다.


몇년 사이에 둘째 언니가 중병을 앓았고,

그 이듬해인 작년은 큰언니가 무릎 수술을 했고,

올 1월 원장도 암 같은 병은 아니였어도 수술을 한지가 1달 반 만에 다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혼해서 작년 추석무렵에 분가한 아들이 근처에 볼일로 왔다가 들린 모양이었습니다.

밥 먹는 사람, 밥 먹고 나온 사람들이 있고 원장인 어머니가 밥 자시러 들어 가고 거울 앞이 한산하니,

거울 3개를, 신문지와 분무기를 들고 닦았습니다.

두 이모님들과 어머니가 다들 체력이 약해 지셨으니 자투리 시간에 들렸고, 거울을 닦았습니다.

간식으로 나오는 옥수수 튀밥은 딸래미가 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다 주는 모양이었습니다.

결혼해서 직장도 있고, 각자의 살림을 살고 있는 자식들이 부탁을 해도 바쁘다고 단칼에 자르는 것이

대다수일 것입니다.


우리가 자식들을 키우면서 일일이 입으로 다 말하지는 않습니다.

아가가 밥숟가락을 겨우 들게 되어 밥상에 가족의 일원으로 같이 앉으면서 밥상머리 훈육이 시작 되고,

자라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엄니, 식구들의 하는 모습으로 훈육이 되는 것입니다.

미장원의 아들, 딸들은 그 어머니의 생활하면서 늘 자신을 낮추고 진심으로, 열심으로 살아가는 것을보고,

맘으로 감복을 한다 싶었습니다.


그 미장원에서는 손님 각자의 두상에 따라서 머리 모양이 되어지니 하고 나서는 사람들 머리 모양은 다 다릅니다.

요즈음 미용실 펌 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10년 전과 같은 값을 받습니다.

68세 원장은 밤에 유투브를 보면서 공부를 한다고 했습니다.

어쩌다 서울 갈 일이 있으면 청담동에서 염색도 해 보고, 머리도 해 본다 했습니다.



어떤 분은 시골에서 감당할만치 농사를 지으시는 분이 있으십니다.

고추, 마늘등등의 농산물을 좋은 것은 나누고 댁에서 드시는 것은 그 중 못한 것을 하시더라구요.

저가 수선화 구근을 나눔을 받았는데, 어떻게 수선화 구근이 이렇게 클 수가 있나? 싶었습니다.

구근을 받고 수선화에 대해서 여러개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화분에서 꽃을 피우기 어렵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점도 아셔서 한 해라도 꽃을 피워 보라고 캐신 수선화 구근 중에서 굵은 것으로만 골라서

보내 주셨다 싶었습니다.


사람 욕심은 맘에서 비웠다 싶어도 은연중 손이 욕심을 부립니다.

두개를 들고 매번 굵은 것을 상대에게 주다가도 나도 모르게 손이 더 나은 것을 나에게 놓게 되는 것인데,


그런 본능적인 욕심을   비우고 사시는 그 분의 생활을 맘으로 감탄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분의 자녀분들도 그분을 닮았을 것입니다.


바람은 생겨날 때부터 훈풍이 아닙니다.

돌아 돌다보니 따뜻한 곳을 지나면서 훈풍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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