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3중바닥 스덴 한말 들이 찜통입니다.
스덴은 조리하는데 불순물이 거의 녹아 나지 않는 위생적인 그릇입니다.
이번 고추장 엿물을 만들 때도,
직화불 위에서 6시간을 있었습니다.
물론 잘 저어야 했지만,
고추장을 이 통에 그대로 개어서,
항아리에 넣었는데,
통 바닥은 반들반들 했습니다.
당연히 반들반들 해야지 눌어서야 않되는 것이지요.
함께 한 세월이 25여년 정도 되었습니다.
손 때 묻은 생활도구인데도,
스덴이라서 아직도 반들반들 합니다.
아이들이 엄마표 육개장은 사 먹을 곳이 없어서,
아플 때 밥을 못 먹을 때 생각이 난다 해서,
아이들이 모일 때는 육개장을
이 통에 끓입니다.
오래 된 친구 같다 싶습니다.
오래 된 친구란 어떤 관계일까요?
정말 서로가 맘을 알아 주는 친구는 가족들에게는 털어 놓지 못하는 곤경도 이야기 하게 되고,
또 친구가 들어 주고 직접 그 말에 대한 대답이 아니어도 다른 말을 나누어도 다 짐작을 하는 것이라
위안이 됩니다.
지금이사 낡은 푸대 같아서 친구에게 이야기 할 거리도 없습니다.
알고보면 겉 모습과는 달라도 살아 가는 모습은 비슷비슷하다는 것을 진작에 알았지요.
누가 누구를 위로 하겠습니까? 다 같은 처지인것을요.
그냥 만나서 점심 먹고, 차 마시는 시간을 가지고 헤어져도 맘의 위로가 되고,
또 서로가 서로에게 사람다움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친구이면 더 좋겠지요.
저에게도 그런 친구가 있습니다.
2019년 크리스마스 무렵 모임을 같이 하는 친구들과 함께 딱 한번 만났을 뿐입니다.
12월 31일 날 걸어 가다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언니 만나려고 했더니, 이젠 방학이라 손주들 당번이 되어서 집순이를 해야 한다면서,
설명절 지나고 만나자라고 전화를 해 왔더라구요.
저가 10월에 가서 만나 점심 먹고 차 한잔할 때는 남편이 위중한 병이 들었어도 치료 중이고,
식사도 제법 한다고 했습니다.
저가 갔던 것도 그 친구에게 밥이라도 한 그릇 사주고 이야기 듣고 와야 겠다 하고 갔었지요.
그 후 2달인가? 지나서 전화를 했더니 많이 위중해 지셨다 했습니다.
그랬다면 지금은 더 위중할 것이고, 그런 사정을 친구에게라도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싶어서
신년이 되고도 전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살이가 흔히 쉽고도 어렵다 하는데,
어렵고 또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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