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김장배추를 사러 시골 장으로,

이쁜준서 2019. 11. 25. 03:38


올 해는 김장 배추를 사는 것이 문제였다.

3번의 태풍과 9월에 자주 비가 와서 해남배추로 널리 알려진 그 단지에서 배추가 거의 녹아버렸고,

다른 지방도 그런 곳이 많다고 했다.

TV뉴스에서 10월에 김장 때가 되면 배추가 한 포기 10,000원을 할 것이라 했다.

이틀 전, 도소매 채소 전문시장에 갔을 때 한 포기당 4,500원~ 5,000원이라 했다.

그곳에서 파는 배추는 손질을 깨끗하게 잘 한 것이고 알도 꽉 차 있었다. 


친구네 화물차를 타고 경북고령 오일장으로 갔다.

배추는 몇몇 곳이 있고, 한 포기당 2,500원에서 3,000원이였다.

김장배추는 배추가 맛나는 것이 따로 있어서 헐하다고 살 수는 없고, 맛나다 싶은 것으로 사야 한다.

2,500~3,000원을 하는데 맛나게 보이고 손질도 깨끗하게 한 배추를 3,500원이라 했다.

60포기 살 것인데 3,000원을 하자고 했더니,나도 양심이 있는데, 60포기를 사면 작고 크고 한 것이 있을 것이니,

배추는 몇포기 더 줄 수는 있어도 3,500원 다 받아야 한다고 했다.

최소 60일까지 정성으로 기른 것인데, 그 할아버지는 자식 같은  배추를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팔던 3,500원은

꼭 받겠다 하고 가져 온 것이다 싶어서 그냥 샀다.

배추도 화물차에 싣고 온 것이 아니고, 드렁크가 큰 승용차에 싣고 온 것이라 60포기 손가는대로 고르고 나니

작은 배추만 남았다.

고른 60포기도 굵기가 알록달록이었고,

할아버지 양심대로 주는 것 우수로 몇포기 받기는 했다.



시골 5일장에 참 오랫만에 갔었다.

콩잎 노랗게 단풍든 것을 삭힌 것도 팔고 있었고, 옥수수 연할 때 냉동창고에 저장한 것인지 크던데도

부드러웠고, 채소를 파는 할머니가 도토리묵을 집에서 해 왔다는 것이 있어 샀더니 참 잘 된 묵이였다.

콩잎 삭힌것 젓갈양념으로 담아 먹었는데, 딱 맘에 드는 콩잎도 구해 지지 않았고 한번 하지 않으니

몇년을 담지 않았다.

찐옥수수, 국화빵, 삭힌 콩잎, 도토리묵을 샀다.

돈을 주고 산 것인데도 덤으로 얻은 것처럼 훈훈했다.



도토리 묵은 젓가락으로 잘 잡히지 않는데, 내가 배추까지 정리하고 난 뒤에 운동 나갔더 남편이 왔고,

도토리묵을 점심으로 먹었는데 젓가락질을 이렇게 하니 잘 잡힌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내가 알아서 먹겠지 해서 또 웃었다.

부부간에 딱 필요한 말만하자면 별로 할말이 없다.

하면 좋고, 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으니,  덤 같은 말을 하고 지내야 훈훈해 진다.

몇일 고단 했는데 그렇게 보였던지 많이 도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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