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얏호 산자고

이쁜준서 2017. 2. 23. 09:56


산자고 꽃



2017년 2월 23일 옥상의 산자고 새싹

산자고 꽃은 들의 둑 같은 곳에 있는 토종 야생화입니다.

윗쪽 사진은  아주 아주 아름답게 또 똑바로 선채로 꽃이 핀 모습이고,

저렇게 한무데기로 핀 것은 들에서 보기 어렵고, 한 대궁이 누워서 피어 있거나

4~5포기가 모여서 피어 있으면 많이 있는 모습이고,

구근도 손톱정도이고 약합니다.


시골에서 어린시절 소 풀 뜯기러 가면 논둑에서도 방천둑에서도 야산 입새의 풀들 속에서도

피었던 꽃입니다.

이 산자고란 꽃을 우리 정원에서 피우고 싶어서 안달이 났지만,

화훼단지 야생화 파는 곳에서도 구하지 못했고,

창녕 우포늪에서 피어 있는 것을 그것도 사람이 다니는 갈대 길 입새에 있던 것을

보았을 뿐이였습니다.


2016년 내 블로그 래방객 이름 중에 끌리는 방으로 가 보았더니

야생화들을 판다는 곳이였고, 그 당시로 파는 야생화가 올라 와 있었지만,

초여름 쯤이었나?

판다는 이름에는 없어도 산자고도 구할 수 있나?

있다.

그래서 온 것은 대궁이도 꽃이 핀 뒤에 삭아 없어지고,

손톱만한 알만 10개 만원에 샀습니다.


그 뒤는 여름 열기, 장마까지는 아니어도 많은 비가 오는 날도 있었고,

그렇다고 먼빛으로 햇빛이라도 보아야 겠지... 너무 메말라도 않되겠지....

걱정도 많았고, 그런 조건을 채워 줄 정도의 장소에 두었습니다.

손톱만한 구근이 들어 있으니 말라 버렸는지 살아 있는지도 궁금 했습니다.


겨울이 되고 12월에 튜립구근을 심으면서 한뼘반 정도 높이의 화분으로는 월동을 할 수 없지 싶어서

화분채로 큰 화분에 묻어 주었고, 흙도 제법 덮어 주었습니다.

직박구리가, 산비둘기가, 참새가 흙을 긁어 헤치고 그렇게 겨울을 났는데,

오늘 보니 위 사진처럼 새싹이 나와 있습니다.

화분에 덮혔던 흙은 새들이 다 긁어 내렸고, 하얗게 선으로 보이는 것은 화분의 일부분입니다.

새싹이 언제 올라 왔는지? 제법 잎사귀가 길어져 있습니다.


얏호 산자고!!!라 할만하지요?

자람으로 보아서는 화분을 캐내어 주어야 하지만, 음력 2월은 장독에 물을 받아 놓으면

깬다고 하는 추위가 있습니다.

3월 10일이 넘어서 화분을 캐 내어 놓을까 합니다.








큰통에 튜립구근을 모아서 묻어 두었더니 어느새 새싹이 올라 왔습니다.

덩굴콩 덩굴을 이불 삼아 덮고, 다라이 하나 엎어 두었는데 이렇게 새싹이 쑥 올라 왔습니다.

몇일 전 비가 온 뒤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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