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정기적으로 나가는 날이 많으니 갔다 오면 오후에 차분하게 일을 해 지지 않고, 세탁기 빨래 돌리는 일 정도만 하게 됩니다.
막장을 담겠다고 재료 준비는 해 두고는 늘 미루어 왔던 것을 시작 했습니다.
이틀에 걸쳐서 하는 일이라 토요일인 오늘 시작 했습니다.
일단 보리밥을 한번 압력밥솥에서 하고, 했던 것을 다시 물을 두고 한번 더 했습니다.
처음 했던 것은 쌀밥과는 달리 씹기도 전에 넘어가던 끝맛이 달큰한 듯한 예전 보리밥 특유의 맛이 났고, 뚝배기 된장만 있었다면,
한 그릇 비벼 먹고 싶었습니다.
그 밥에 물을 두고 다시 한번 더 했을 때는 흰죽 끓여서 식혀 놓은 정도로 질척했습니다. 그 상태를 원했던 것이구요.
엿질금을 물에 담그었다가 걸러 삭히고, 끓이고 4시간이 걸렸습니다.
직화 가스불에서 삭히는 것은 최대한 약불에서 2시간 정도는 자주 자주 저으주고, 달일 때도 가끔은 저어 주면서 잘 살펴야 합니다.
작두콩 500g을 볶았습니다. 덜 익은 녹색 콩깍지 채로 썰어서 바짝 말려서 포장 된것이였으니 알곡도 아니고 불 조절을 잘 해서 며느리 발뒷굼치 맨드르하다고 트집 잡는 시어머니 정도가 아니라면 칭찬 들을만큼 잘 볶았습니다. 준서네에 보낼 것이라서요.
그 다음은 참깨를 볶았습니다.
그리고는 아로니아를 갈아서 소금을 만들어 볼려고, 우선 간수물 뺀다고 마당에 덮어 두고 먹는 곳에서 소금10Kg 한 포대를
가져와서 얼추 5Kg정도를 퍼 내어 씻어서 볶았습니다.
잠깐 소금에 대해서요.
예전 우리들이 시골에서 어렸을 적에는 소금장수가 오고 마을에서 샀습니다.
그 때야 곡식을 주고 소금과 바꾸었구요. 30년 전 도시에서도 장 담는 날 소금 들여 와서 그 소금으로 장 담으면
된다 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요즘 토판염이라고 하는 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했고, 바다물도 청청했기에 소금 만드는 곳에서
쌓아 두었다가 담아서 소비자 손에 오기까지에 약간의 간수가 빠지고 그 소금을 소매로 사서는 바로 먹어도 되었습니다.
소금알도 굵었고, 드문드문 갯벌 흙도 나오고, 소금알을 씹어 보면 끝 맛이 단맛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소금 한포에 30Kg 이었는데, 20Kg이 되더니 작년부터는 10Kg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소금을 20Kg씩이나 사서 보관 할 장소가 없어서 소비자가 찾는 것에서 변해 왔겠지요.
지금은 간수를 뺀 소금이라고 팔기는 하는데, 소금포를 들여서 풀어 보면 안에 비닐포가 있습니다.
그 비닐 포를 빼내고 다시 넣어 두어야 간수가 시간이 흘러 가면서 빠져 나오고 소금이 손에 붙지 않을 정도로
포슬포슬 해 집니다. 간수가 잘 빠진 소금은 쓴맛이 없습니다.
3~5년 간수를 뺀 천일염을 그대로 먹기에 소금을 볶지 않는데 아침에 TV에서 본 보라색 소금 빛깔에 끌려 따라쟁이를 시작 한 것이지요.
마침 준서네에 작두콩차, 보낼 일이 있어서 깨소금, 고추가루, 보라색 볶은 소금도 주고 싶어서 뽂았습니다.
냉동실에 두었던 아로니아 1Kg지퍼백을 내어서 약간 해동이 덜 된채로 갈았습니다.
옥상에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된장독 2개, 고추장 유리뚜겅까지 열었습니다.
따뜻한 햇살에 부는 바람은 찬 기운을 몰고 와도 밀고 당기고 하면서 오는 봄 아닙니까?
잊을만 하면 또 사람이 올라 오고, 또 놀러 오면 사람이 올라 오고 참새들이 성가신지 날아 가버렸습니다.
주부들이 햇살 좋은 날 장독을 열어 놓고 해바라기 할 때는 맘이 여유로워 집니다.
행복이 별것인가요? 잠시 잠시 조각이 이어지면서 순간순간 즐거운 것이 행복이지요.
집에서 청국장을 띄워서 건조 시킨 것을 어시게 갈아 온 것입니다.
팔팔 끓인 물에 소금간만으로 해도 되는데, 보리밥을 해서 엿질금 물에 삭혔습니다. 작년에도 그리 했으니까요.
막장은 염도가 된장보다 낮고, 보리밥을 삭혀서 넣은 것이라 추울 때 담아서 두었다가 김치냉장고에 넣어야 합니다.
3월에 담아도 소금을 더 첨가하면 되는데, 염도가 낮은 것이 맛이 더 있습니다.
엄니 계실 때는 친정으로 가면(부산) 가자미 말린 것도, 반찬할 정도 크기의 조기를 사 와서 다듬어서, 건멸치 한 포,등을 챙겨 주셨습니다.
칼치 등쪽으로 칼을 넣어 갈라서 말린 칼치포도 사 주셨습니다. 평소 딸래미가 잘 먹었던 것을 챙겨 주신 것입니다.
우리 엄니께서는 세상 소풍길 마치고 가신지 10여년이 되었고, 이제는 그 자리에 저가 있습니다.
세상에 소금이 맛이 변하면 위기가 된다 했습니다.
세상의 어머니도 소금같았는데, 그 어머니들 중에서는 변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미 이 세상은 위기 입니다.
소금포가 30Kg에서 20Kg되고, 10Kg이 되어 온 것은 중량만 줄어 든것이 아니고 해수가 변해서 그 질도 변했습니다.
그렇다고 어찌 세상의 어머니들도 중량 미달, 질 미달이 되어서는 않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