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책 2권을 사다.

이쁜준서 2017. 2. 17. 18:34


오전에는 컴퓨터를 배우러 다녀 왔고, 집에 와서 코다리 말리는 것을 옥상에 널어 놓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는 은행에 들렸다가

버스를 타고 나갔습니다. 서문시장 그릇 집에 볼일이 있어 핸드카를 맡기고,몇군데 들릴 곳이 있어 바뻤습니다.

우리 세대가 결혼 할 때는  경상도에서는 예단만 했지 혼수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는 다 신랑집에서 장농등등 큰 것을 하고

부엌 살림이나 신부가 사용할 재봉틀을 신부가 해 갔습니다.


우리는 대구가 시댁이고, 서울로 혼수가 오게 되어 있어서 그 시절은 자가용 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혼수가 올 때, 신부용 이불이 될

일습 자재가 오는 것을 신랑 댁에서 이브자리로 만들고, 예단이불에 또 또 솜이불 한채 더 있고, 차렵이불, 누비이불 등등  시댁에 보내는 짐 중에서 솜이불만 해도 3채가 되니 그 당시 천일화물이었나? 소화물로 보내었습니다.

그 시절은 집이 특수층이 아니면 자가용차가 없었던 시절이였습니다.

신랑집에서 보내는  이불 일습 자재를 왔다 갔다 할 것 없이 시댁에서 만들어 주셨으면 했습니다.

이상타 하셨을 것인데도 시어머님 동네 친구분들이 모여서 하시니 이불 한채 만드시는 것은 놀이가 되었다 하셨습니다.

 

장농은 신랑 집에서 해 주는 것이였고, 재봉틀을 사러 대구로 와서 책상 일습도 사겠다 했습니다.

예비신랑이 장농살 때 사주겠다 했고,예비신부가 책상까지 사달라 한다니 그 참 이상타 하셨을 것인데도 결혼해 오니 책상이

우리 방에 있었습니다.

낮에는 6식구 밥 지어 먹고, 그 시절은 세탁기도 없었기에 빨래하고  하지 않았던 일에 저녁 식사 후에는 물 먹은 솜이 되었습니다.

일찍 잠 자고 싶은데, 시아버님 돌아 가신지 몇년 되지도 않은데 큰 아들 장가 보내 놓고, 맘 둘 곳 없으리라 싶어서 동네 친구분들이

밤이 되면 홀치기 틀을 들고 우리 집으로 모이셨습니다.시어머님 방은 언제나 꽉 찼습니다.

그 때 그분들은 50대 이셨습니다.

물 심부름도  하고, 과일이라도 있으면 깎아  드리고도 우리 방으로 오지 못했습니다. 신랑과 단 둘이 있으려고 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그리 하지 못하고 밤이 이슥해져 돌아 가실 때 대문간까지 나가 인사를 하고서야 우리방으로 왔습니다.

새댁은 너그 방에 가거라는 그저 말 뿐이셨고, 지금에 와 생각해 보면 새댁을 데리고 있으면 살갑고 좋으셨지 싶습니다.

음력 정월 달에 결혼식을 올렸고, 방에서 나오면 춥기는 또 얼마나 추웠던지요.

꿀어 앉았다가 다리 하나 세우고 앉았다가 시집살이는 밤에 동네 아지매들과 함께 앉아 있는 것만  없어도 살만하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랬던 몇 달이 있어서 동네 아지매들께 사랑도 많이 받았고 그분들의 살아오신 배 고픈 시절의 질척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책은 꼭 보아야 한다 생각 했던것은 물거품이 되고, 첫아기 유산이 되고 그 후로 병약한 몸이 되어 한참 고생을 했습니다.

그러다 아기를 낳았고, 7식구에 아기 천기저귀 빨래까지  손마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몇년이 흘러 갔습니다.

둘째 아기도 태어났고, 그럭저럭 책상은  우리 방에서 뭣을 얹어 놓는것이 되어 있다가, 큰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책상 임자가

생겼지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먼 옛날 일이 되어 살다가,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면서 책을 대출 받아 오거나 책을 사거나 하면 그 책을 쥐었다 하면

밤새 읽었지만, 그것은 뜸뜸이 있는  일이다가 그도 아이들이 직장으로 결혼으로 집을 나가고는 끝이였습니다.


어제는 핸드카를 그릇점에 맡겨두고 교보문고로 갔습니다. 바뻐서 입구에 있던 안내 도우미 청년에게 책 두권의 이름을 말 했더니

현장에서 검색해서 종이 쪽지 2개를 주면서 3층에 올라가서 앞 치마 입은 사람에게 주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십년이 여러 번 지나고서 처음으로 책  두 권을 사 왔습니다.

책 읽기를 시작한 것은  조금  더 되었습니다.  불편해서 몇일 전에 독서대도 튼튼한 것으로 샀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 앞 책방에서 책을 빌려 읽었습니다. 등교 하면서 빌려 와서  하교시에 반납하고 새로 책 한권을 빌려서

그 다음날 등교 하면서 반납하면 책 두권을 빌려도 한 권 값으로, 계산 했기에 수업시간에도 빌려  온  책을 읽는 것이  참 자주 였습니다.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이 판서 필기 하는 시간이나 교과서를 읽으시면서 제 옆자리를 일부러 지나 가시기에 그러면 멈추고 했습니다.

책을  수업시간에 읽는 것 말고는 답답하리만큼 모범생이여서 아마도 직접적으로 꾸지람을 하지 않으셨을 겁니다.


다독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책 읽기를 다시 시작 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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