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외출을 하지 않고 살아 왔다.
50대가 넘어 서고는 정기적인 모임이라 해도 낮시간에 한다.
우리 동네도 식당 골목이라 밤에 어쩌다 슈퍼에라도 나가면 사람이 낮보다 더 많고 식당 간판의 불이 켜지니 낮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휘황찬란하기도 해서 낯설다. 12미터 도로에는 왕복으로 승용차까지 다니니 도로 전체가 끓어 오르려는 냄비 속처럼 분주하다.
여름 날에는 그렇다.
그런던 차에 일주일 한번 하는 공부가 밤 시간대에 있고, 마치고 전철 플레트 홈에 들어서면, 9시 전후이라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열차가 들어 오기 직전에는 우우 전철 문 앞으로 모여 들고, 낮시간과는 달리 줄을 서서 폰을 보면서 기다리게 된다. 주로 젊은이들이다.
시내 중심가에서 놀다가 또는 일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다.
젊은이들 사이에 나도 서 있는 것이다. 기분이 좋다. 작은 숄더백을 가지고 다니니 백 속에 많이 못 들어가서 저번 주에는 책 2권과 3번 수업의교재까지 받아서 들고 있었다.
노년의 모습으로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운 일도 아니었다. 그 다음 수업시간에는 가방을 바꾸었다.
주로 낮시간 외출을 하니 전철을 타게 되면 경노석에는 앉지 않는다. 앉아 있어 보았자 노인들이나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비켜 주어야 하는 것도 있고, 경노석에 앉고 싶지 않은 것도 있다.
그런데 밤 9시 전후에는 청춘들이 많고 정작 노인은 없어서 경노석에 앉는다. 경노석을 비워 두고 젊은이들이 앉을 자리를 차지 하지
못해서 그렇다.
어제 수업을 하고 전철을 타면서 경노석에 앉았다.
그런데 내 얄삭한 맘은 왜 그렇게 경노석이 싫었고, 그 자리가 덜 깨끗한 듯도 했다. 일반석보다 덜 깨끗할리도 없는데도 기분이 그랬다.
앉아 있는데, 좌석에 가시라도 있는양 푸근하게 편하지 않았다. 내 스스로도 할머니이면서도 그러하다.
노인이 아니라고 해 보았자 젊은이들이 보기에는 일단 할머니이니 노인일 것이다.
내 지갑에는 젊음은 없다 혈기 왕성하지는 못해도 그래도 남들에게 도움을 받지 않는 기간이 몇년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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