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고추장을 담고 묵나물들을 삶으면서

이쁜준서 2017. 2. 9. 09:44



긴기아난

동생이 사정이 생겨서

장기간 집을 비워 놓아서 병이 생긴 것을 거의 20Kg에 육박하는 긴기아난 두 화분을

비워서 4년 전에 택배로 보냈습니다. 병반을 없애려고 서너차례 약을 쳤는데,

가지가 병반은 없어지고 가지는 말라지고 해서

새 가지를 받고 있던 것을 다 잘라 내었습니다.

동생이 보낸 것이라 그냥 내다 버릴정도라도 키웠는데 작년부터는 꽃대가 두어개 올라 옵니다.

향이 아주 좋습니다.


고추장을 담으려고 찹쌀 1.6Kg 3되를 담구었다.

고추장용으로 빻아 온 것 고추가루 3근 1.8Kg이다.

늘 찹쌀 1되에 고추가루 1근에 엿질금 600g 한 봉지 비율로 한다.

찹쌀을 불려서 방앗간에서 갈아 와서 엿질금을 물에 넣어서 엿질금 물을 만들어 윗물을 따라 넣는다. 감주가 아니다 보니 갈아 앉은 것이

맑은 물과 함께 조금 흘러 들어도 상관이 없다.

직화불에 3중바닥 스덴곰통에 넣고, 자주 저어 가면서 삭히다 손가락 하나를 넣어 보아서 따근따근하다 싶으면 불을 끄고 있다가

다시 불을 켜고를 반복을 한다. 큰 전기 밥솥이 있다면 좋은데 없으니 직화불에서 삭히니 자주 들여다 보면서 해야 한다.

아주 약불에. 젓던 주걱으로 건지가 묻어 나는 것을 손가락으로 비벼 보면 삭은 것을 알게 되고, 색으로도 알 수 있다.

한소끔 끓여서는 스텐망으로 건지를 건져서 면보자기에 짜면 정말 건지는 얼마 되지 않고, 달여서 물엿을 따로 사다 넣는 것도 아니다.

매실발효액을 한 번 넣어 보았는데, 별로 특이한 맛이 나는 것이 아니라서 농도가 고추가루를 풀 정도로 달여서는 고추가루와 메주가루를

풀고  천일염도 넣고, 일반 소주로 마지막 농도를 조절하고 옥상에서 맛을 들이면 여름내내 두어도 곰팡이 하나 일지 않는다.

고추장 항아리  고추장 바로 위는 몇일 있다가 김으로  덮어 주고 김 위에 천일염을 얹고 항아리에 깨기한복 치마 안감으로 항아리를 덮고

검은 고무줄로 묶어서는 유리 뚜겅을 덮어 놓으면 비가 와도 괜찮다.




둘째 내외가 3년전에 사 온 보라색 긴기아난인데,

이제 꽃이 빈약 합니다.

올 봄에는 분갈이를 해 주어야 겠습니다.

이 아이도 향기가 좋습니다.


음력 정월 대보름 먹으려고 묵나물도 삶고, 무청시레기도 삶고, 고사리도 삶고  어제 필요해서 시금치를 사와 씻어서 물기 빼고

냉장고에 넣었고, 손질한 도라지는 냉동실에 있고, 멀리 취나물 팔것이 있으면 부탁 드렸던 것이 소식이 없는 것을 보아서는

오지 않을 것 같고 가지수가 적어도 그냥 집에 있는 것으로만 할 것이다.


남편은 뭐 정월대보름 챙기느냐고 그때 그 때 해 먹고 있으면서라고 한다. 실제 밥에 맵쌀과 찹쌀을 섞고, 잡곡도 섞어서 먹고 있다.

노인은 아니고 이제 노년으로 접어 들었는데, 노년이라고 나 스스로 귀찮다고 옹색해 지는 것이 싫어서 묵나물이고 무청이고

고사리이고 넉넉하게 삶아서 냉동실에 두었다 먹고 싶을 때  꺼내 먹는다.


고추장도 그냥 마트에 파는 것 사다 먹고 떨어지면 또 사 먹으면 되는데, 예전 미원 맛처럼의  그 맛도  어떤 고추가루를 사용 했는가?

도 믿지 못하고, 그러면 한근 정도나 담아도 될것을 싶은데, 아이들 쇠고기 넣고 고추장볶음을 하다보면 세근을 담아도  1년에 모자라는

때가 있으니 두 사람이 살아도 늘 일거리는 예전과 별로 변한 것이 없다.

노년으로 들어 가기는 가는 것 같다.

내가 언제까지 이 일을 이렇게 할까? 그런 위기감도 생기고, 또 실상 일을 벌리기는 해도 체력에 부담스럽기도 하다.

게으럼도 몰랐고, 일이 겁나지도 않았는데 이젠 점점 옛 일이 되어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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