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오늘저녁 반찬은요.

이쁜준서 2015. 10. 6. 21:00

 

오늘은 볼일이 있어 제법 먼거리를 지하철을 환승하면서 오갔습니다.

참 여러 사람들을 보았는데, 집에서 10시쯤에 나가서 오후 3시경에 돌아 왔는데, 그 시간에는 10명이 탓다면,

오늘따라 노인분들이 많아서 70대, 80대 90대 초반으로 보이시는 분들이 7명 정도였습니다.

요즈음 어르신들께서도 경노당에 모여서 지내시기에 말씀들을 참 잘 하십니다.

낯 모르는 사람끼리도 옆에 앉거나 바로 건너 않으신 분들끼리 우연하게 말씀 나누시는 것도 자연스럽게들 하시지요.

 

어느 지하철 역사에서는 안 노인들께서 많이 타셨는데, 준서할미 옆에 오신 분께 어디 다녀 오세요라 했더니,

여기 절이 있어 오늘이 기도하는 날이라 법회 보고 집으로 가시는 길이라 하셨습니다.

다들 입성이 좋으셨습니다.

 

오늘 저녁반찬으로는 옥상표 상추쌈과, 호박잎 국과, 동아박 무침을 해 먹었습니다.

 

 

가을 호박잎 국

예전 시골에서는 멸치국물도 아닌, 쌀뜨물을 받아 된장을 풀고,

가을  풋고추 따서 다지고, 마늘도 좀 넣고, 파도 넣고,

센 호박잎을 씻어서는 뜯어서 풀물을 좀 빼고,

팔팔 끓을 때 넣고는 그냥 먹어도 되고, 오늘 준서할미처럼 들깨가루를 조금 넣어서 먹었습니다.

 

그 예전 어린시절에 먹었던 그 맛이 그리워서,

가을 호박 잎이 재래시장에 보여서

국을 끓였더니 준서외할아버지도 맛나다면서 이 국이 무슨 국이냐? 했습니다.

 

 

 

 

멀리서 블로그 벗님께서 동아박 그 중에서 여린 것을 보내 주셨습니다.

무 처럼 단단하지 않고, 연했고,

양념은 집간장에 액젖갈 조금 넣고, 집에서 발효한 레몬식초 조금넣고,

마늘, 쪽파, 옥상표 풋고추, 매실발효액, 갖은 양념을 넣어서 양념장을 먼저 해 두고

손질한 박을 양념에 버무린 것인데,

 

무 하고는달리 연하고, 시원하고 식감으로는 아주 좋았습니다.

보내 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드셔 보니 맛나다면서 길이 얼마인데, 맛 보라고 택배로 보내 주신 그 인정에

등 따뜻하고 가슴 따뜻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