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누운자락 아기들은 오관을 열고 본다.

이쁜준서 2014. 7. 20. 00:10

 

 

오색포체리카 (카멜레온포체리카)

옥상 식구 만든지 보름 쯤 되었습니다.

올 때 있었던 줄기 끝에서 한 두어송이 씩 매일 꽃이 핍니다.

새 줄기들이 올라 오고 있고, 아직 여름이 많이 남아 있어서

가득 꽃이 핀 모습을 기대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밤 8시 30분경 버스 3정류장 거리를 걸었습니다.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는데 옆에 아기 다리는 양쪽으로 꿰고, 아기 엄마는 어깨 끈으로 양쪽 팔을 넣어

업기도 하고 안아 주기도 할 수 있는 아기 띠로, 보통의 아기 엄마들은 아기와 얼굴 마주 하고 안는 듯 하는데,

이 아기 엄마는 아기 시야가 확 트이게 아기 몸은 앞으로, 아기 등이 엄마 가슴쪽으로 해 있었고,

잠시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한 6개월 차로 보이는 아기에게 계속 말을 걸어 주고 있었습니다.

 

다음 횡단보도에 준서할미가 도착해서 신호를 기다리고, 그 아기 엄마는 잊었는데, 준서할미 보다 조금 늦게 도착해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그 때는 빨대가 달린 키자 작은 아기 물병과, 물병보다는 작은 아기 장난감을 양손에 들고, 박수 치듯이 두드리면서

동요를 불러 주고 있었지요.

아기 얼굴이 옆 모습만 보여서 아기를 볼려고 준서할미가 몸을 조금 돌렸더니,

아기 엄마가 또 몸을 돌려서 아기 얼굴을 보게 해 주었는데, 아기와 준서할미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낯선 이를 보고도 아기가 활짝 웃었습니다.

아주 작은 아기 얼굴은 보통의 아기보다 더 예민하게 보였습니다.

 

아기에게,

아까도 느그 엄마가 말을 계속 걸어 주더니, 이제는 노래를 불러 주는구나.

느그 엄마 참 너 잘 키운다 했고, 아기 엄마가 방긋이 웃자 신호가 들어왔고, 그 때는 아기 엄마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었지요.

아기들은 특이 말을 못하는 누운 자락의 아기들은 오관이 트여 있고, 그 오관으로 다 본다고 할 수 있을만큼의 느낌을 가집니다.

아기를 앞으로 보게 시야을  트여 주면서 아기가 알아 듣던 못 알아 듣던  아기가 눈으로 보는 것들에 대해서

상황을 이야기 해 주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제 가자, 이제 신호을 기다려야 한다던가? 사랑한다고 하기도 했을 겁니다.

그 또래 아기들이 다 보고 듣고 하는 것에 횡단보도에서 만난 아기 엄마는 늘 말로 설명을 했으니 시야에 엄마 얼굴은 보이지 않아도

목소리로 엄마와 함께 임은 알고 있는 것이고, 사람들을 많이 보고 지나쳤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기를 보고

웃어 주는 사람들도 많았을 겁니다.

 

준서할미는 이웃 친구 딸 승훈이 에미에게,

승훈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다녀도 업자 하면 업어 주기도 하고, 너와 얼굴 마주 보게 태우지 말고, 앞으로 보도록 태워라 했었지요.

말로 엄마가 밀고 있다는 것은 알고, 많은 지나치는 것들을 보게 해 주라고 했었지요.

아기 준서를 키울 때 준서할미는 준서를 그렇게 키웠습니다.

 

집에 돌아 온 그 날 밤 조용한 시간 그 아기 얼굴이 떠 올랐습니다.

한번 더 보고 싶어졌습니다.

버스 간에서 아기 둘을 데리고 버스를 타고 내리는 아기 엄마들을 보면 참 기특합니다.

내리는 정류장이 같으면 서너살의 큰 아기를 준서할미가 내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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