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단비와 포만감

이쁜준서 2014. 6. 24. 06:00

 

친구와 마트에서 만나서 월요 시장을 돌아 왔다.

준서 할미 당대의 일들도 세상의 발전은 세월의 나이보다 훨씬 빨라서 돌이켜 보는 세월은 어제 같은데,

차를 타고 가면서 보는 차창 밖 경치처럼 흭흭 지나쳐 온 같아서,[예전에는....] 라고 표현 한 것이다.

 

 

예전 예전 준서할미 아기였던 시절에, 그 시절에는 요즈음처럼 농사를 대규모 채소 농사를 하는 것도 아니여서,

그저 작은 밭대기에서 지은 농사에서 나온 작은 소출 중에서 덜 먹고 이불 호청 하던 것이 낡아서 못 쓰게 된

헌 천 보자기로 보따리를 만들어, 장날 머리에 이고 십여리길 걸어서 장으로 나갔고,

검정 전깃줄로 만든 장바구니에서 천으로 만든 장바구니와 프라스틱으로 만든장바구니를 겸용해서 사용하다

철제 핸드카에서 스텐핸드카에서 이젠 알미늄에 천으로 만든 큰 주머니를 결합 시킨 핸드카를 사용 하다 보니.

오늘은 철제바구니가 달린 스텐핸드카를  끌고 마트를 가고, 재래시장을 돌아 오고, 요일시장을 돌아 왔다.

핸트카에는 별별 장거리들이 들어 가 집에 와서 3층 현관 앞까지 서너번을 나누어 날라야 하는 짐도 한 손으로 끌고 올 수 있다.

그만큼 소소한 일상도 편리 해 진 것이다.

 

 

 

 

한동안 국산 선동 오징어가 귀하더니,

오늘은 신물 오징어를 4마리나 담아 놓고 6천원에 몇백원 남는 가격으로 마트에서 팔았다.

핸트카에 담고,(간장, 두부, 우유도 함께)

마트를 나와 요일장으로 가서는 깻잎 한뭉치, 애동호박, 청량고추, 대파를 담고,

돌아 오는 길에 비가 뚜두둑 시작하더니 집에 들어서니 빗줄기가 되고,

이내 뇌성을 동반한 소나기성으로 시원하게 비가 내려서 알제리 전의 축구경기에서 축 쳐진 기분이

소나기성 비가 오는 것에 잔치라도 하고 싶은 맘으로 바꾸어지고.

 

 

 

 

저녁 식사 준비로, 물오징어로 두 가지 반찬을 만들었다.

물오징어 몸통 3개를 도톰한 채썰기를 하고, 깻잎 몇장 쏭쏭 부추와 비슷하게 썰고, 옥상표 부추 썰고, 청량고추 댓개 썰고,

물오징어는 신물이고, 중간 크기라 두껍지 않아서 좀 많다 싶게 넣었다.

물론 밀가루 매집에서도 부추와 잘 어울리라고, 튀김가루에 채 썬 물오징을 더부럭 거렸고.

밀가루에 남은 튀김가루 섞어서 계란 넣고 매집을 만들어 채소를 넣어서 전을 했다.

밖은 소나기성 비가 오고, 딱 전이 맛나는 날이였기도 했고,

전 반죽의 조합이 맛나게 되었고, 하얀 오징어 속살과 파릇파릇한 녹색채소와 노릇노릇하게 맛나게 구어진 전을,

밥은 없이 전이 저녁 식사가 되었고,

 

 

 

 

 

남은 한마리 몸통과 다리 4개를

호박, 파프리카, 양파, 청량고추, 대파, 마늘, 고추가루로 예전 말로는 오징어 두루치기란 것을 했다.

간장은 조금만 넣고, 천일염으로 간을 하고,

칼칼하게 맛나게 되었기에,

소면에 조금 얹어서 준서외할아버지만 자시게 했다.

전 만으로도 배가 불렀는데,

맛으로 소면을 정말 조금 먹었지만, 그 소면으로 해서 준서외할아버지는 포만감이었을 것이다.

 

긴 가뭄 끝에 오는 단비라 기분도 여유작작하고,

별것 아닌 선동오징어 4마리로 저녁 식사도 포만감을 주었다.

긴 가뭄 끝에 오는 단비 오는 날의 맛갈스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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