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강정고령보 전망대에서의 노을
가끔 노년의 부부를 생각 해 본다.
아무리 아니다 아니다 아니고 싶다라 해도 남이 보는 준서할미는 할머니이고,
우리들 보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도 계시지만,
준서외할아버지와 준서할미는 노년이란 천(川 )에 한 발을 담근 사람들이다.
그 한발로 물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면 두 발 다 담그게 되는 것이고.
산골의 어르신네 내외분을 도시의 한의사가 찾아 갔고,
그 방송은 전국 산촌으로 찾아 들어서 찾아 간 그 한집 사람과 하룻밤을 자면서의 이야기를 펼쳐 내는 것인데,
염색 약을 준비 해 가서 내외분께 염색을 해 드리는 것을 선물처럼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나란히 툇마루인가에 앉으신 두분께 저가 선물 할 것도 없고, 두분께 염색을 해 드리겠다고 하니
영감님께서는 몸을 뒤로 재끼시면서 나는 그런거 하지 않는다고 극구 사양을 하시어,
할머니께 염색을 해 드리겠다고 하니, 영감이 염색 한번 해 봐라 하면 한다고 하니,
하고 싶은 사람 맘대로 하면 되지라고 끝내 그 말을 하지 않았다.
아내 되시는 할머니는 나는 우리 영감님이 싫어 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고 하고,
영감님께 그 말씀 좀 하시라고 해도 끝내 하지 않으니 황소고집이라고 평소 할머니께 잘 해 주시냐?고
하니 참말로 잘 해 준다고 대답을 했다.
부부가 살다 보면 티격태격 하기 마련인데, 그분들은 정말로 서로 잘하고 사시는 것인지?
누워 침 뱉기라 내색을 하지 않는 것인지?
그렇지는 않아 보였다. 그 할머니의 불만 없는 웃음 띤 얼굴이.
아내 되시는 할머니는 그 남편 되시는 영감님이 너무도 좋아서 남편에게는 아무런 불만이 없는 것인지?
염색약을 들고 난처해진 한의사에게,
나이를 물었고, 50이라고 하니, 그러면
염색은 내가 한의사님께 해 드리고, 한의사님은 침을 좀 놓아 달라고 했고,
생전 처음으로 염색약 칠을 해 본다는 할머니가 한의사에게 염색 약을 바르는 촌극이 벌어졌다.
나는 흰머리가 없는데요라 해도 흰머리가 많을 것이라고, 모자를 벗고 나니 역시나 흰머리가 많았다.
성의로 준비해 온 염색약을 어찌 할 수 없으니 거꾸로 내가 염색을 해 주고,
한의사님은 침을 놓아 달라고 하는 것은 배려심이었을 것이다.
그 배려심으로 사태를 재미 있게 만들고,
끝내 남편이 염색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싶고, 자신도 염색을 하고 싶지도 않아 보였고,
황소고집이라 해도 황소고집으로 보는 것은 한의사 입장이고,
아내 되는 할머니는 내게 참말로 잘 해준다고 하는 말이 여운으로 남았다.
이 방송 프로그램은 늘 사람과 사람간의 인정을 다룬다.
인정은 상대방하고 꼭 주고 받는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를 배려하는 맘이 인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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