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에서 돌아 오는 길에 전철을 탔다.
환승을 해야 하는데, 환승역에서 객차 안에 들어가 빈 자리보다 타는 사람이 더 많았다.
빈 자리가 있어 앉으려고 하는데, 청남방을 입은 호리한 남자분이 얼른 엉덩이부터 들이 밀기에
준서할미가 순간 노인도 아닌 - 청색 남방과 호리한 남방만의 느낌으로- 남자가 참 앉고 싶은 모양이다하고
굽혔던 허리를 펴는데, 일흔은 넘기신 분이셨다.
준서할미와 눈이 마주치니 약간 면구스러우신 듯 한 미소가 얼른 지나가기에,
준서할미가 얼른 자리를 피해서 가서 선다고 선 곳이 남자 고등학생 앞이였다.
귀룽나무
모양새로 본다면 혹여 자리 양보를 바래서 남자 고등학생 앞에 선 듯한 것이 되었고,
그 학생이 얼른 일어 서려고 했다.
아니라고, 나도 서서 가도 되고, 서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하는데도 서너 정거장 가다가 그 학생이
어디까지 가세요? 라 했다.
내릴 곳을 말 하니 다시 앉으시라고 자기는 (나 보다)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린다고 했다.
남은 정류장이 8정거장 쯤 남아 있었고.
퇴근 시간이고, 학생들 하교 시간이어서 사람이 많아서 다른 자리 가기도 그래서 그 학생 앞에서 서서 오다가
준서할미보다 더 연세 드신 분이 탔고, 그 학생은 그분께 자리를 양보했다.
그러다 나중은 자리가 나서 준서할미도, 그 학생도 앉게 되었다.
더워서 교복바지를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리고, 듬직했던 고등학생이 참 이뻤다.
10대의 몸도 건강하고, 맘도 건강한 청소년을 보는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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