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를 털어 놓고 수도물을 사용하는 일을 하면 조금씩 새던 것이, 점점 그 양이 많아져서
행주를 바쳐 놓고 수도물을 사용 했다.
싱크대와 수도가 달린 공간의 높이가 낮아서 한번 갈려면, 개수대 물 막이 판의 실리콘을 잘라
판을 아예 들어 내어야 해서 잠그면 새지 않으니 서너달을 그렇게 사용했다.
그랬는데, 여닫는 것이 앞으로 뒤로 밀게 되어 있는데, 밀어서 잠근다고 하는데, 그 손잡이가 부러져 버렸다.
준서외할아버지가 알면 또 땀 뻘뻘 흘리면서 고칠려 할 듯 해서 말을 하지 않고,
아쉬운 대로, 손으로 돌리면 되어서 또 그냥 사용하고 있는데,
준서외할아버지가 어제 알게 되고, 물막이 판을 뜯어 내고 새로 사 와서 고쳤다.
전문 기술자가 아니다 보니 일 거리는 더 많고.
형광등을 통채로 갈아 넣은 것, 세면기 들어 내고 새로 놓은 일 등등의 소소한 것은 준서외할아버지가
다 하는데,
욕실 타일을 새로 하는 것, 변기를 새로 교체하는 것, 보일러 고장 등등은 남의 손을 빌려야 한다.
건설경기가 아주 좋았던 때에, 제법한 기술자들은 아파트 건설 현장으로 빠지고,
그래도 동네에서 보일러 새로 놓고, 방도 새로 호스를 깔고, 한옥 처마 앞에 달아 내는 것 교체 하는 것 등등의
소소한 수리 일거리를 하는 분들이 2~5명쯤 있었다.
그래서 일거리 따기가 그 분들 사이에는 경쟁이었다.
그 중에는 목수일, 미장일, 보일러 일, 타일일, 페인트 일 각자가 하는 일은 틀려도
일거리가 적은 것은 목수일 하시는 분이 맡게 되면 다 하고, 일거리가 많으면, 전문 기술자와 함께 하고,
이제 그런 분들 중에는 연세가 드시기도 했고, 아니면 세상 소풍길 마치신 분도 계시고,
그 때 그 시절 그 분들 중에는 나이가 적어셨던 분들이 현장에서 일을 하는데,
이젠 일 할 사람이 모자라니 일을 가려 가면서 하지 일을 부탁하는 전화를 하면 갈 시간이 없다고 한다.
늘 바쁘다고 해서 무슨 수리 일이 그렇게 많으냐?고 물었더니,
요즈음은 옥상 페인트 칠을 하는 일거리가 솔솔하게 재미가 난다고 했다.
잠시 하고 일당은 후하고, 세멘트 만지지 않아도 되고.....
사람이 몸으로 하는 일손이 귀해 졌다.
예전 한옥에 살 때, 보이러 일을 하시는 분이 데려 왔던 타일공은 20대 소아마비 청년이었는데,
욕실을 한칸 새로 넣는 일이였는데, 타일 일을 매끄럽게 완성 했고, 아주 성실하게 일을 했다.
그 청년도 20여년이 지났으니 40대가 되었을 것인데, 그 때 보일러 하시는 분께 안부를 물었더니,
아파트 타일일을 전문으로 하는 업자가 되어서 사는 것도 아주 잘 살게 되었다 했다.
부산에서.
변해진 세상사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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