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6월의 꽃

장마 준비

이쁜준서 2013. 6. 29. 18:39

 

 

 애기원추리

 

3일 뒤 본격적인 장마비가 온다는 예보를 했다고 해서 어제 오후 무렵부터 옥상 식물들을 움직이기 시작 했다.

와송은 거치 속에서도 안쪽으로 더 보내고, 다육이 대는 안쪽으로 들이고, 밖에 있는 것은 모두 안쪽 바닥으로....

꽃 피는 초화들 중에서 백합은 이젠 꽃이 졌으니 퇴장을 해야 하고,

봉숭화는 앞으로 필 것이라 입장을 해야 하고,

 

삽목 상자를 교체 하자고 하는데, 한창 뿌리를 내고 있을텐데 했더니, 준서외할아버지는 아주 간단하다.

뿌리가 제대로 난 것은 화분에 심어 주고, 나는 중인 것은 다시 삽목판에 뿌리가 나지 않은 것은 다시 삽목 판에,

생각 해 보니 틀린 말도 아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재 배치를 해야 하고 옥상 바닥도 난장판이 되었고,

저녁 밥을 지을 시간이라 내가 내일 할 것이다라 하고 내려 가자고 했다.

 

 

 

 올해는 참나리, 큰원추리, 애기원추리를 붙여 놓았더니

자연스럽다.

애기 원추리가 먼저 피고, 큰원추리가 이제 한 두송이 피어 나고,

두가지 원추리가 지고 나면 이내 참나리가 필 듯 하다.

참나리도 한창 준비 중이다.

 

 

 

참나리가 오래 묵은 것이라.

한 포기에 꽃이 많이 피어 난다.

 

 

아침 밥을 먹고 8시 반경에 옥상에 올라 갔는데,

아침 9시 경이 되니, 열기가 대단 했다.

덥고, 손질 할 것이 많을 때는 둘이서 일을 하면, 덥고, 땀도 나고 하는데,

의견까지 맞지 않으면 않되기에, 준서할미 혼자서 올라 갔다.

란타나 화분에 가지 치기를 하고,

화분들에 올라 온 잡초를 뽑아 내고,  숟가락으로 화분의 딱딱해진 흙을 일구어 주는 일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자리 배치를 다시 하고,

쓰레기 봉투 가져다 놓고, 옥상 바닥, 쓸어서 넣고, 또 쓸어서 넣고.....

 

팔에는 인조 토시를 하고 모자 속에는 얇고 큰 손수건으로 덮고, 목에도 얇은 손수건으로 가리고,

발에 매번 물 들어 가는 것이 싫어서 옥상에 물을 줄 때는 늘 장화를 신는다.

들에 갈 때 신고 나가는 장화이다.

누가 와서 이런 차림일 때 보면 참 가관일 것이다 싶어 땀을 흘리면서도 씨익 웃기도 하고,

일이 힘들어 그렇지 기분은 좋았다.

 

바닥에 물이 있으면 비질이 곱게 되지 않아서,

물을 주지 않고 하다보니 나중에는 고추 한포기, 방울토마토 한포기가 잎들이 시들 해 졌다.

 

물론 중간에 내려 와서 참외도 하나 깍아 먹고, 시원한 물도 머그잔으로 한 가득 마셨기도 했지만,

일 끝나고 내려 오니 무려 3시간 반이나 일을 했다.

장마 때는 실내가 눅눅 해지니, 거실에 깔려 있는 발판도 깨끗하게 씻어 햇빛에 말리고 싶어

씻었다. 마지막 행굼 물에는 식초를 타서 행구면 더 뽀송뽀송하게 된다.

 

 

이웃 친구가 전화가 왔다.

무엇을 했는가?  아마도 형편이 되면 커피 한잔 하자고 할려는 전화 였을 것인데,

이래 이래 일 하고, 너무 힘들어 쉬고 있다고 했더니.

한 참을 쉬다 빨래 걷으러 나가니 감자 한봉지가 있다.

쉬라고 감자 한봉지 살며시 두고 간 모양이다.

커피 한잔 하고, 감자도 가져 가라고 할 모양이었던 것 같다.

 

 

 

 

 

'6월의 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3.06.30
털부처꽃  (0) 2013.06.30
- 백합(百合) 2가지 색  (0) 2013.06.16
문주란 - 2013년   (0) 2013.06.15
털중나리 - 2013년-  (0) 2013.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