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잉크와 만년필

이쁜준서 2013. 2. 25. 13:56

 

 

 

 

위 사진에 만년필을 노트 북에 얹어 놓고 사진을 담아 보았다.

굳이 노트 북 위에 잉크와 만년필을 얹어 놓고 찍은 사진이다.

준서할미는 타이프라이트가 사무기기로 있던 시절을 살아 왔고, 준서할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타이프라이트로 공문 수발을 했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필요한 인쇄물은 자체적으로 필경사를 따로 두고 등사를 해서

사용 했던 것은 준서할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한 10여년은 그랬었다.

 

준서할미가 잉크와 만년필, 펜촉을 끼우고 쓰는 펜을 처음으로 본 것은 중학교를 들어 가서 사용했었다.

만년필은 50년대 만년필의 용도도 모를 때, 아가씨 이모를 사귀던 지금의 이모부께서 우리 집으로 인사를 오시면서

초등학교 1~2학년 정도였지 싶은데 선물로 들고 오셔서 보았긴 했지만 사용하지는 않았다.

중학교 입학해서 영어 필기체를 연습하는데, 펜으로 하라고 하셔서 펜을 사고 잉크를 사고 펜촉을 사고

조심한다고 해도 잉크병은 여기 저기서 쏟았고, 그 하얀 교복 상의 브라우스에 잉크가 튀기도 했었지만,

잉크에 펜을 담구어서 흰 공책에 파란 글씨가 쓰여지던 것은 그 당시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당시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다 중학교에 진학을 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그것이 불편할 무렵 누군가에게서 만년필을 선물 받았고, 만년필은 잉크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지만,

만년필을 제대로 사용할 줄을 몰라서 만년필 촉이 달았고, 그러다 다시 잉크병을 들고 다니면서 펜으로 필기를 했었고,

수학은 연필로 꼭 필기를 해야 했었지만,

그러다 플라스틱의 모나미 볼펜이 나오고는 잉크에 펜은 사용하지 않았지 싶다.

 

저 위의 만년필 4개는 준서에미가 신혼여행을 갔다 오면서 아빠에게 선물로 사온 것도 있고,

4년전인가?에 준서할미가 어디서 상으로 받은 만년필도 있고, 다 각각의 연유가 있는 만연필이다.

설합에서 잠을 자던 것을, 준서외할아버지가 사용하겠다고 잉크를 찾았고, 하도 오래 사용하지 않아서 버렸는지

없어서 큰 문방구를 찾아 나서서야 저 작은 병 하나에 8,000원을 주고 샀다.

각종 디자인의 명품 수준의 볼펜을 외국 유학을 갔다 오면서 선물로, 외국 여행을 갔다 오면서 선물로

주기도 했지만, 지금부터 10여년 전만 해도 좋은 만년필을 선물로 받으면 참으로 기분 좋기도 했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다르기도 했지만,

 

컴퓨터에 자판으로 글을 입력하고서부터는 볼펜이던 샤프펜이던 직접 손으로 글을 쓰다보면

그 쓰는 작업이 불편하고 어느사이에 글자는 구불부불해 진다.

어느사이에 조금만 불편해도 참지 못하고 편한 것만, 편한 것만, 찾게 되었다.

 

자동화가 되고, 조금 불편하면 득달같이 편한것이 만들어져 나오고 그런 편한 세월을 살면서

우리는 자꾸 둔화 되어 간다.

그러다 보니 천천히 생각하면서 느끼는 낭만은 단어조차 잃어버리게 되고.

 

상대방이 혼자이던 여럿이던 사람 앞에서 말을 한다는 것은

빠르게 말하고, 큰 목소리로 하는 것만이 잘 전달 되는 것이 아니고,

큰소리가 아니여서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정도이고, 찬찬이 말을 하면 다음 말을 기다리게 되어 더 집중이 되는 것인데,

여기 저기서 큰소리가 점점 많아져서 남의 말을 듣기 보다는

이어폰을 끼고 대화를 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이러다 사람들도 불편한 것을 다 없애고 딱 필요한 것만을 살려 생활하다 ET 비슷하게 변하지나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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