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이쁜준서 2011. 10. 14. 11:58

드디어 비가 온다.

이 비가 가을을 재촉하는 비이기도 하지만, 가을 가뭄이 길었던터라 단비중에도 단비이다.

이틀전부터 금요일에 비가 전국적으로 온다는 예보가 있었고, 

오늘 서울, 부산의 친척들과 통화를 하게 되었고,

전국적으로 비가 오고 있다고 했다.

어제까지도 하늘은 비가 오지 않을 듯 보였어도 말리던 흙도 정리하고, 떫은 감도 썰어서  좋은 햇빛에 널어 말리던 것을

마침 적당하게 말라서 냉동고로 갈무리하고,

 

옥상에 빗자루질도 하고 덮을 것을 덮고 비설거지를 어제 깔끔게 했으니 비가 언제와도 걱정은 없었는데도,

비가 오고있어 아침 9시경에 옥상에 올라 가 보았다.

가을은 건조해서 옥상바닥에서 직사광 그대로 받으라고 내어 두었던 다육이 화분의 습기가 어찌나 잘 마르든지

상태로 보아 가면서 물도 주었지만, 오는 비 그대로 맞으라고 두긴 했으나  비를 맞고 있으니 조금은 애처로워 보였다.

 

김장채소가 오랜 가을 가뭄으로 맘껏 자라지 못했을텐데, 이 비로 춤을 출 것이다.

준서외할아버지 밖에서 전화가 왔다.

몇년 전 무릎을 다치고 병원을 갈 때도 등산작대기를 짚고 다니라고 쓰던 것 말고 아주 좋은 것으로  하나 사다 주더니

마트에서 좋은 등산작대기를 한쌍에 할인해서 팔고 있으니 사다 두라는 말과, 근처 야산으로 갈 때 등산 가방이 적당하지 않아 했더니

22리터 가방도 하나 사라고 해서  비오는 거리를 나갔다.

이 무릎으로는 야산 보다 더 높은 산행은 못할 것이고, 야산을 가는데 등산 작대기 하나를 짚고 가도, 사진을 담으려면

등산작대기는 늘 걸그치는 물건이어서, 두개는 필요가 없었다.

 

날씨 좋은 때 빠른 걸음으로 가면 30여분 걸리는 거리이니 아마도 1시간은  걸렸을텐데, 우산을 받고 천천히 걷는 기분은 좋았다.

올 때는 친구를 만나 또 걸어서 왔다.

비가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촉촉하게 옷이 젖을 정도로 종일 오고 있어 우산을 쓰긴 했으나 ,

차가운 공기 속에 걸었던 것이라 도리혀 집에 들어오니 몸에 한기가 느껴졌다.

 

 

봄비님이 보내주신 다육이, 꽃무릇, 꽃영양제, 꽃씨들이다.

다육이를 하나 하나 정성들여 싸시고,

시집간 꽃들도 잘 자라고 준서할미네 식물들도 잘 자라라고 영양제까지 챙겨 보내셨다.

준서할미도 꽃을 사랑하기에 어떤 맘으로 하나 하나  보내셨는지를 알기에

정말로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꽃으로 맺은 인연은 길게 아름다울 것임을 이미 잘 알고 있다.

봄비님!

고맙습니다.

잘 키우겠습니다.

 

이 아이들은 희망을 안고 있는 생명들이다.

이 생명들이 가진 꿈도 있을 것이고, 이 생명들에 거는 준서할미의 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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