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래인 금요일에 비가 온다고 했다.
준서할미가 않해도 되는 일 중에 하는 것이 몇가지 되겠지만,
이른 봄에 쌈거리 채소씨를 넣어 솎아서 먹다보면 봄은 나날이 날씨가 따뜻해지기에 씨를 뿌리고 한달정도가 있으면
뿌리가 안정되면서 잘 자란다.
5월5일에서 10일 사이에 고추 모종, 방울토마토 모종을 사와서는 화분 중간을 비우고 심는다.
한집에 두 가족이 살아 가는 셈이다.
그러다 모종이 쌈거리 채소 속에 파 묻힌다 싶으면 다 뽑아 준다.
그러면서 모종들이 자라서 방울토마토도 따 먹고, 풋고추도 따먹게 된다.
8월말경이나 9월 초에는 방울토마토를 뽑아내고, 고춧대 중에서 몇 화분을 뽑아내고
쌈거리 채소씨앗을 넣는다.
그러다 나머지 고춧대도 고추꽃이 달리지 않으면 뽑아 버린다.
어느 날인가에 식물이 없는 화분을 옥상 바닥에 부어서 2~3일간 햇빛에 일광소독을 하듯이 말려서 다시 화분에 담아 놓는다.
어찌보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지만,
봄부터 여름내내, 초가을까지 식물을 키워 준 흙이 고마워서 그 흙을 대접하는 맘으로 하는 것이다.
봄이면 이 화분 저 화분의 흙을 부어서 섞어서 사용하기에 연작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옥상이라 그런지 10년도 훨씬 넘게 채소와 풋고추를 심어 먹지만, 탄저병 약을 치지 않아도 한번도 그 병이 오지는 않았다.
한창 아침 저녁으로 따 먹던 고추가 매운기가 있어지면서부터 벌레가 속에서 파 먹기는 하나,
그 때는 매워서 된장에 푹 찍어 먹는 풋고추용으로는 못하니 상에서 벌레가 나오는 일은 없다.
그렇기도 하고, 그 때는 벌레 약을 쳐 보아도 벌레가 고추를 파 먹기는 마찬가지이다.
오늘은 3일 말렸던 흙을 화분에 퍼 넣고, 화분 들어내고 낙엽 쓸어내고 옥상에서 두시간도 넘게 일을 했다.
이 촌스런 준서할미는 화분 사이에 낙엽을 쓸어내고 옥상 바닥에 비질을 말끔하게 하고서는 그 깨끗함이 좋아서
저녁을 먹고는 슬쩍 옥상으로 올랐다 온다.
내 손길이 간 것은 관심으로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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