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각양각색....

이쁜준서 2010. 7. 21. 07:47

초복이 지난지 다음 날인 어제부터는 참으로 삼복더위로 들어 섰나 보다.

 

옥상에서 겨울을 난 나무들은 옥상에서 겨울에도 살아내고, 새봄부터 4월 중순까지도 제 스스로 적응을 했기에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겨울 내 실내에서 지냈던 식물들을 4월 중순이 지나서 밖으로 나가는데, 일단 북향인 현관 앞에서 햇빛 적응기를 거쳐

옥상으로 올린다.

옥상으로 바로 올라가면 햇빛에 잎이 타 버린다.

 

 

이젠 체력이 한계라 무거운 화분을 겨울 옥상에 두어서 동사한 것들중 제일 아까운 것은

열매가 100개도 넘게 열리던 귤류의 나무이고, 2년만 더 키우면 열매가 많이 달릴 것이던

금귤나무와, 녹차나무, 수입종이던 동백과 홑 동백꽃 나무 이다.

지금 보이는 것 중에도 겨울에 실내로 들여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러면 4~7일, 식물에 따라서 4~10일 간격으로 물을 주다가 봄으로... 늦봄으로 들어 서면서부터는 점점 그 주기가 짧아지다가

1~2일 간격으로 여름초입까지는 주다가 매일 물을 주게 되면 어느듯 앞 다투어서 피던 꽃들도 지고,

화려하고 진한색의 여름꽃들이 피기 시작하는 7월이 되면 매일 물을 주어야 한다.

늦 봄에 심었던 방울토마토 포기나, 고추포기도 그 섶이 많아지고 , 요즈음에는 따 먹고 있지만, 초복인 그제까지만 해도

하루 한번 물주기로 되었는데,

어제부터는 오후에도 물을 주어야 했다.

낮에 시든듯 있던 잎들이 해가 지고 나면 펴지는데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어제 저녁 때엔 물을 주었다.

 

아침 6시가 넘으니 구름에 가리었기는 해도 해가 뜨는 중인지 여름 더운 열기가 느껴지고,

어느 것은 한바가지, 어느것은 두 바가지 주었고,

어느 것은 두 바가지를 주고도, 한바퀴 다 돌아서 또 한바가지 더 주고 내려 왔다.

방울토마토, 고추가 한창 달리고 그 섶이 많은  지금쯤에는 화분 속 뿌리가 가득 차 수분을 잡아 주어야 할 흙이 모자라서

물을 주어도 쑥 빠져 버리기에 꼼꼼하게 챙겨 물주기를 하지 않으면 물을 주어도 한 낮에는 시들어 버린다.

화분의 잡초가 유난스레 눈에 들어 오면 잡초도 뽑다가, 아니면 화분의 위치를 바꾸게 되고, 또 어느 때는 떨어진 꽃과 잎을

쓸어내어야 하기에,

두 시간여가 걸리는 날도 있다.

이것이 여름 날 일상인 것이다.

 

실내가 더운 여름날 밤 바람기 있는 옥상에서 별 보는 즐거움도 있다.

 

 

다육이 세상은 무궁무진한데, 이름하여 국민다육이들이다.

한 두어달 자란 것들이다.

다육이 화분하기에는 화분들이 크다

집에 비어 있던 것도 있었고, 다른 식물이 심겨진 것을 비워 심었다.

 

어느이들은 동물들을 키우고,

준서할미는 바람에 흔들리는 잎새도 한팔 벌리면 거의 1m가 넘는 폭의 꽃 핀 화분에서는 향기가 바람에 실리고....

각양 각색이라는 말이 절묘하게 맞아지는 그런 식물들을 좋아하고,

올 해 시작 했지만, 준서외할아버지는 다육이에 재미를 붙였다.

두어달을 키워야 조금 자란듯 하고, 그 형태들이 또 각양각색인 그것에 재미가 나 키우게 되는....

식물만 각양각색이 아니고,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은 더 각양각색이다.

 

 

역시 국민다육이들인데, 아직 안정기를 지나지 않은 것들도 있다.

34개의 각기 다른 다육이들이 가을을 지나면서 목대도 생기고 색도 곱게 나겠지....

 

화분의 식물들이 좀 많아서 한 참을  물을 주어야 한다.

모자를 쓰고 한다해도 여름이면 얼굴도 그슬리고, 손도 그슬린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만들어 하는 그 일상 속에서,

때론 꽃이 핀  그 아름다움에 숨까지 멈추어 보게 되기도 하고, 새 봄에 새싹이 올라 올 때 신기함도

꽃몽오리가 생기고, 그 꽃몽오리가 피어나는 모습에 , 바람에 날리는 향기에  행복한 것이다.

각양각색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에서 준서할미의 색이고, 모양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