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대변항
2011년,
민서할머니와 부산 이기대를 보고, 바닷가 트레킹 중에 기장 대변항을 지나게 되어서,
멸치젓갈을 담으면 택배로 보내 준다기에, 예정에도 없었던 멸치젓갈을 담게 되었던 것이,
친구와 바람 쏘이러 가는 것과 겸해서 기차를 타고 기장역에서 내려서
멸치젓갈을 담고, 연화리 해변으로 가 회도, 전복죽도 먹고, 해운대로 가 온천을 하고 왔는데,
2021년, 2022년은 코로나로 전화로 주문을 했다.
시작이 2011년이었으니 그간에 세월이 10년이 넘었어도 늘 품질은 믿을 수 있었고,
김장철에 새우젓갈, 또는 콩나물국에 등으로 넣은 염도 낮은 아주 작은 새우젓갈등등을
전화 주문으로 쓴다.
젓갈철에 담아서 팔기도 하고, 창고에 담아서 놓았다 김장철에는 대변항 바다를 끼고
저 자리에서 팔고 있다.
울산, 부산에서 어린 시절과 결혼하기 전까지는 부산에서 살았다.
부산은 지금이사 양식 미역이 많이 나오지만, 그 시절은 자연산 미역이었고,
쌀쌀한 3월쯤에 갯바위에 자란 자연산 미역 어린 줄기를 뜯어 시장에 팔았다.
소금으로 바락바락 치대어서 미역울 데치지 않고, 씻어 상에 올리면 미역의 약간 배릿한
향이 쌈으로 참 맛났었다.
지금이사 멸치육젓갈이라 하지만, 그 때는 울산, 부산에서는 멸치전젓갈이라 했다.
그러니 젓갈 담은 독에서 위에 봉을 한 것을 국자로 꾹 누르면 올라 오는 말가스럼하고
약간 갈색의 생선 반짝이는 것도 있는 젓갈을 물을 태우지 않았다고
멸치전젓갈이라 했고,
상추쌈에도, 미역쌈에도, 머위쌈에도, 풋배추 살짝 데친 쌈에도 미나리 살짝 데친것을
돌돌 말아서 찍어 먹는데도,
상에 된장 쌈장도, 초고추장도 올라 와도 식구들은 멸치전젓갈에 맛이 들어서
파, 매운풋고추 다져 넣고, 마늘, 약간의 생강, 고추가루에 깨소금까지 넣은 빡빡한 그 양념장은
참으로 맛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먹어 본 적이 없는사람들은 비린내가 나서 먹지 못한다.
나는 그렇게 먹고 살았지만 경북지방으로 결혼 해 왔으니 비린내 난다고,
아무도 먹지 않으니 나도 혼자만 먹을 수 없어 첫아기 들어서고는 먹지 못했다.
작년에 부산의 동생이 내가 부산 대변항에서 멸치 젓갈을 담아 온다는 것을 알고,
언니 집 전젓갈 정구지 김치도 담고, 양념장도 하려고 보내 달라 했다.
나는 액체는 택배를 보낸 적이 없다 해도 괜찮다고 우긴다 했더니
남편과 여동생은 서로를 좋아 한다.
남편이 포장을 했고, 김치 보내는 스티로폼 박스 한켠에 신문지 뭉치를 넣고,
해서 보내 주었다.
어제 전화가 와서는,
그대로 두고 조금씩 먹었는데 이제 위쪽으로 탁한 것은 올라 가고, 아래는 맑아 졌다고
어쩌면 좋으냐?고,
그 젓갈을 흔들어서 쌈장을 만들었더니 우리 온 식구가 다른 쌈장은 먹지 않는다고.
한 통을 담아 지난 김장때 헐어서 이웃 친구도 주고 우리도 했지만, 반통정도 남아 있고,
올 해 또 담아 두었으니 부산 갈 기회가 있으면 가지고 간다고 했다.
언니 몸 그래서 김장하고, 또 택배 보낸다고 형부 우체국 가시고,
딸들도 주지 말고, 저도 주지 마시라고, 당부 당부 했다.
혼자서 속으로 이 세상 살다가 저 세상 가서도 잠시 와 김장 담아 주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에미가 있으면서 어찌 김장 김치라고 담아야 배추 4포기 담아 보내면 끝인 것을.
내가 성격이 야단스럽지 못해서 눈 앞에서 할 수 있는 일만 하지,
반찬 해서 택배 보내지도 않고,
그저 유치원생 아가 생선만 반찬 하라고 1년에 서너번 보내 줄 뿐이다.
오늘 아침 사진
무씨앗을 뿌린 것인데 추석에 보드라운 나물거리가 될 수 있지 싶다.
또 한 박스를 뿌려 둔 것은 딱 이맘 때 뽑아서
생으로 먹으면 맛나다.
가을 김장배추 씨 넣으면서 얼갈이 배추 길러서 나오면 그 배추 살짝 데쳐서
전젓갈로 양념장 해서 먹어 보아야 겠다.
단맛, 짠맛, 그대로 느껴지고, 입에 쓴맛이 고이지도 않은데 밥맛이 없다.
올 가을은 꽃게가 많이 싸다고 하더니 마트에서 3말리 담아서 12,000원에 파는 것이
그런대로 찌게거리는 됨직 했다.
손질 하면 조심해도 손가락이 찔리고, 막상 먹을 때 게살 발라 먹는 것도 어렵고,
아마도 5년전에 반찬을 했었고, 맛집이란 곳에 가서 간장 게장 먹은 것이 전부이다.
마트에서 게 팩을 보면서 늘 돌아 섰는데,
이러다 남편 정말 게맛도 잊겠다 하면서 사 왔고, 찌게를 했는데, 맛이 잘 잡혔다.
우선 게를 한 그릇 건져 놓았는데 손을 대지 않고 다른 반찬으로만 먹는다.
전 같으면 가위로 잘라서 먹기 좋게 해 주었는데 내가 그럴 형편이 아니고,
가위로 잘라서 드세요.
먹어? 말아? 하는 듯 하더니 맛을 보더니 담아 준것 다 자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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