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노년의 부부간 상부상조

이쁜준서 2022. 8. 13. 08:38

 

전철에서 경노석에 앉았다.

세사람이 앉는 의자에 서로간 동행인 두사람 옆에 내가 앉았다.

70대 초반으로 보였다.

 

한 사람이 우리 올캐는 금요일부터는 가스렌지에 불도 켜지 않고,

오빠더러는 나가서 사 먹으라 한다고.

무 넣고 고등어 한 냄비 지져 놓으면 그 반찬 하나로도 혼자서 밥 챙겨 자실 수 있는데라고,

주말 3일을 가스렌지 불도 켜지 않고, 할배가 된 남편을 나가서 사 먹으라 한다는 말은

처음 듣는 것이라 나도 흥미롭게 들었다.

70대 초반이니 언니라 해도 몇살 위이겠거니 하고 생각했을텐데,

언니가 몇살이고?

80살,

상대방도, 흥미가 있어 듣던 나도, 

80이라도 사부작 사부작 영감님과 밥 끓여 드시는 것이사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80살이란 나이는 노인이라 자기 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도 있으니,

오죽 체력이 모자라면 자기 살 방편으로 그리 할까? 싶은 생각에,

묻던 사람도 얼측없다 싶었는지 말이 없었고,

나도 그랬다.

 

참기름, 들기름을 짜고 건고추를 갈아 주고, 미숫가루를 해 주는 방앗간에  들깨를 들고 간 

날이다.

그 방앗간은 항상 너댓명이 기다리는데, 노인 할머니 두분께서 미숫가루를 한다고 

곡식을 가지고  왔고, 방앗간에서 씻어서 볶아서 갈아 주는 것이라 한참 서로간에 이야기가 

참새 방앗간이 된다.

노인 할머니께 미숫가루를 왜 이렇게 많이 하시나요?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시나요?

이제 자식들이 나를 챙기지 내가 챙기지 않는다고,

영감 아침밥을 내가 힘이 달려서 못 해주니 아침에 미숫가루 우유에 태워서 먹고는

복지관에 공부하러 가고 ( 노인종합복지관) 점심은 복지관에서 2,000원인가 주고

식권을 사서  뜨신점심을 먹을 수 있고, 나는 저녁 한끼만 해 준다고.

80고개를 넘어 몇년이 지나간 듯한 할머니께서는 체력이 달려서 세끼니 영감님 밥 챙기지 

못하시겠다 싶었다.

 

종합노인복지관에 내가 생각한 개념으로도 그렇게 환~하고 배우는 과목도 여러가지이니

배우면서 친구가 되어 그 학기가 끝나면 다른 강의도 듣고,  같은 강의도 듣고,

한 강의만 등록이 되면 전 학기에 같이 강의 들었던 분들끼리 친구가 되어서 

오후 늦게서야  집으로들 가신다 했다.( 주로 할아버지들께서)

내가 여기 오는 것을 할마시가 좋아 한다고,

 

일단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나가니 자기 몸 관리도 하실 것이고,

저녁 한 끼니 챙기면 되니 낮시간 챙겨드릴 일거리 없고,

우리가 개념적으로 생각하는 복지관이 그 보다 더한 일을 한다 싶었다.

1,000원 한장으로 가까이 지내는 분들과 자판기 커피 자실 수도 있고,

2,000원이면 강의 같이 들어서 낯익은 분들께도 커피 한잔 나눌수도 있고,

 

컴퓨터를 배울게 있을까 싶어서 3개월 한 학기를 다닌 적이 있는데,

그 학기가 끝나고 같은 것만 강의를 해서 더는 가지 않았지만,

복지관 건물도 해가 들고 깨끗했고, 일단은 모이시는 분들께서 나이차가

몇살이지만 참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아직은 노인은 아닌데도 

체력이 저하 되어서 남편이 많이 도와 준다.

아직은 될 수 있는한 나도 남편의 먹거리를 챙기려 하고.

60대 초반에  아이들 집에 가면 일주일~ 열흘정도 있다 오면,

그 무렵 전기밥솥에 밥하고 반찬은 해 두고 갔고,

세탁기도 돌리고, 반찬을 못해서 그렇지 집안 일을 많이 하게 되었다.

작년 병원에서 퇴원하고 오니 폰을 들고 찾아서 무를 넣고 찌개를 끓였는데,

나는 먹을 수 없었지만 남편은 잘 자셨다.반찬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주방으로 들어 가고,

집안일도 할 수 있게 지낸 것이 우리가 노인이 되어서도 서로 서로 돕고 살 수 있지 싶다.

장을 볼 줄은 몰라도 되는 것이 온라인 마트 장보기를 하면 현관 앞까지 배달 되는 세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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