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음식

갓 된장국

이쁜준서 2021. 12. 9. 08:22

 

이웃 친구가 생강이 필요하니 나가자 했다.

여전히 핸드카트를 끌고 과채를 새 물건이 들어 오고 오전은 다른 과채 전문점이나( 지나가는 길에 2곳)

재래시장보다 조금 헐하게 팔다가 오후 2시넘으면서 할인해서 팔다가 오후 4시경에는 골라가고 시든것이

있을 때는 반값으로 팔다가 골라서 줄을 서 있는데 남은 것을 팔기 위해 그 할인가에서 반값정도로

파는 아주 재미진 곳이다.

현금만 취급하는 곳이고 빈가게에 그냥 바닥에 박스뚜겅만 뜯어 놓고  파는 곳이라 

배추 무데기 많이 가져 온 것이나 대파 같은 것은 재고로 내일로 넘어가기도 하지만,

엔간한 것은 재고를 남기지 않고 새 물건이 들어 온다.

아마도 그 가게 이야기를 하면서 몇번이나 쓴 이야기일 것이다.

 

김장김치에 양념을 갤 때 넣는 갓이 5,000원 정도이고,  우리 김장을 할 때는 

남해 노지 갓이라고 길이는 짧고 조금 빳빳한 것을 8,000원을 주고 샀다.

그 때 5,000원 하는 것과 비슷하게 생긴 것을 한단에 1,000원이라고 했다.

친구 언니가 갓으로 된장국을 끓였더니 맛나더라 한다 해서 한단을 사 와서

데쳤더니 물에 갓 색갈이 우러 났고,

육수를 내어 데친갓을 된장에 버무려서 넣고 국을 끓였는데 국물 색이 검으스레 했다.

맛은 얼갈이보다 더 시원하면서 향이 얼갈이보다 강한 것이라도 그래서 국의 맛이 독특했다.

오늘 아침은 쇠고기를 녹히고 볶음밥을 해서 갓 된장국과 같이 먹으려 한다.

 

올 가을 들어서는 채소를 많이 먹으려 어묵국을 끓여도 육수 낼 때 무를 넣고,( 무와 배추를 넣으면 복잡하니)

배추를 썰어 넣고 대파야 늘 넣는 것이지만,

떡뽁기를 올 가을 4번인가 하면서도 배추를 엇 썰기로 해서 넣었고,

배추를 아주 많이 사 왔던지 껍질을 벗긴 것이 많은 무데기에서 무데기에서

마음대로 골라서 한포기 1,000원하는 것이 쌈배추로 파는 것보다 더 컸다.

큰 이유는 쌈배추는 줄기가 얇은데 이 배추는 줄기가 보다 두껍고 싱싱해서.

쌈으로도 하고 각종 반찬에 넣으려고 6포기를 사 와서 신문지로 한포기씩 사 두었다.

쌈으로 먹자면 반포기만 해도 될 것이고,

 

시장에 다녀 왔더니 늘 핸드카트에서 무게를 줄이게 해 준다고( 남편이 들고 올리니)

얼마간은 들고 올라 오는데, 한번 내가 가져 올라 오고, 남은 것이 핸드카트 채로 끌고 올리기에 어중간 했는데도 끌고 올렸다.

그런 일이 잦으면 지금의 내게는 무리가 되는데도, 하자면 할 수 있으면그 내가 끌고 올린다.

 

4사람이 하는 카톡방에 글이 올려지면 읽기는 하는데 참여를 하지 않은지가 오래 된

친구가 있다.

카톡방의 한 사람이 제주도에 있는데 이리저리 문삼을 어렵게 해서

알만한 사람에게 부탁을 했더니 전했는지 병원 검사 중이란 한줄 문자가 오고,

사흘만에 호스피스 병동이란 문자가 왔을 뿐이라 했다.

남편도 자상하신 분이고,

아들도, 그 아들의 손주 둘도 키워 주었고,

손주 둘중 큰아이가 내년이면 고3이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게 되면 데리고 있을 것이고,

 

내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갈지는 모르지만,

딸들이 다정하고, 사위들이 다정하고 손주 둘도 있고,

별나지 않고, 다정한 남편도 있고,

올해 아프니 두 동생들이 어찌나 걱정을 하는지,

외로울 것도 없고, 또 긍정으로 생각하기에 외롭지도 않는데도,

한 세상 살고 노년으로 살아가는 것은 내 생각만 긍정으로 정리 해서도

않되고 몸이 고장나기 시작하면 외롭다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싶은 요즘의

생각이다.

시시각각으로 조여 오는 아픔이 있다면 속수무책일 뿐이겠다 싶다.

 

그 친구도  누구나 한번 가는 것이니 

오랜 신앙생활도 했고, 어쩌면 맘을 정리 했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코로나가 어제는 7,000명도 넘은 확진자가 나왔다 하니,

가서 보고  오지도 못하니 참 맘이 아프다.

그 친구는 자기 아픈 것을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도 보이고 싶지도 않은 것 같다.

그런 맘으로 가시면서 남편에게 누구에게는 알려 달라는 말도 하지 않을 듯하다.

그 친구의 남편도 다른 사람은 내 차에 타고 같이 여행을 가지 않지만,

준서할머니는 괜찮다 하셨고, 같이 여행을 하면서도 내가 미안해 하고 고마워 하면,

우리가 남이가 하시기도 했던,

오랫동안 요양원으로 노인분들 손톱발톱이 딱딱해져 깎기 어려운 것을 손수

발톱깍이도 직접 고쳐서 그 봉사를 하러 다니셨다.

모친과 장모님께 해 드리다가 요양원 봉사를 다니게 되셨던 분이시다.

 

인사도 못하고 친구를 보내게 될 것 같은,  지금 아~주 맘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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