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강정 고령보에서의 일몰풍경
구름 속에 해가 있어서 일몰을 못 보면 어떻게 하나?
그러다 해가 구름 속에서 나오고, 주변에 구름은 많아도,
노을 빛이 하늘도, 강물도 붉은 빛으로 다른 세상처럼 황홀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도 잠시 해가 지고 나니 그 빛은 같이 사라졌습니다.
노년의 우리 삶에도 일몰 같은 때가 있고,
그리고 가고 하면 좋겠는데,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2.2년정도 머물다 간다고 합니다.
딸 자식들 둘을 키우면서 아이들 대학교까지는 일요일이면 같이 목욕탕도 다니고, 뭐 먹고 싶다라 하면
맛난 음식 해 주고 지금 생각하면 꿈 같은 시절이었다.
둘째와 큰 아이가 나이차가 있어서 둘째 대학생인 때에 큰 아이는 수도권으로 가서 직장생활을 했다.
처음 1년간은 외로우니 주말마다 큰 아이가 왔고, 그 때마다 맛난 음식을 하니 고등학생인 둘째 아이가,
엄마 나도 집 나가 있으면 내 올 때마다 맛난 음식 해 줄꺼지요?라고,
둘째가 대학교를 졸업하고는 큰 아이 있는 곳으로 가서 대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나는 우우우 하다가 너희들 없이 쓸쓸 해서 어쩌노? 말 한마디도 못하고, 그리 끼고 살았던 딸들은 내 곁을 떠났다.
두 아이가 같이 있으니 집에 오는 것도 한 달에 한번 정도가 되었고, 큰 아이가 결혼하고 나니,
둘째는 혼자 살면서도 몇달에 한번씩 오게 되었다.
부모 자식간에도 자주 보아야 할말이 많아 지는 것인데,자주 못보니 재잘재잘 거리면서 이야기 하던것은
뚝 끊어지고 몇달에 한번씩 와서는 그냥 할말만 하게 되었고, 또 에미는 집에 왔으니 쉬라고 물어 보는 것도 자제를 했다.
큰아이 아파트 얻어주고, 살림살이 사주고 침대등등 소규모 이삿짐 가져가서 살림 차려 줄 때 이제 내 품에서
떠나겠구나 불안스런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대로 되어져 갔다.
집으로 왔을 때 먼저 서로가 안았고, 갈 때도 안아 보고 갔는데, 세월이 가면서 즈그들도 나이가 차니,
자연 하지 않게 되고, 내 자식이라도 몸에 손 대는 일을 자제하게 되고 아이들은 즈그도 아기를 낳아 엄마가 되었다.
이제는 오랫만에 보면 반감다고 호들갑스럽게 인사도 하지 않는다.
웃으면서 잘 있었나? 하면 그만이다.
내 자식에게도 딸임에도 몸에 손 대는 것을 하지 않는다.
대화 중에 의문이 있어도 묻지 않는다.
뭐 내가 해결 해 줄것도 아니고, 즈그는 즈그 생활이 있는데라 생각하고 만다.
오늘 약국에서 오전 9시 30분경이었는데 내 앞에 약을 타는 분은 70대 후반으로 보였다.
전형적인 두리 뭉실한 할머니이셨다.
나가다 돌아서서, 내가 약사님 한번 안으면 싫으신가요?
중간에 약등등을 손님과 약사가 주고 받은 긴 탁자가 있고, 약사님은 키가 크고, 그 분은 키까지 작으니
약사님은 참 불편한 자세이셨고, 그분은 약간 메달리는 자세이였다.
그러고서는 내가 안아 드리니 기분이 나쁘신가요?
아니 좋은데요?
나는 예전 시골에 살 때부터 처녀 때도 누가 우리 집에 오시면 안아 드리고, 가실 때도 안아 드렸다고,
결혼을 해서도 그랬고 객지로 나와서 살 때는 시부모님을 만나면 만났을 때, 헤어질 때 안아 드렸다고.
우리 딸아이들에게도 시부모님께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내가 친구로 지내는 이가 병원에 입원을 했다기에 갔더니 딸이 둘인데 어머니께도 잘하고, 손님에게도
참 상냥하게 하더라 했다.
자기 부모에게 잘 하는 것이라도 젊은 사람들이 너무 이쁘고 고마워서 나올 때에 두 아가씨들을
안아주고 엄마에게 잘 해 드려서 내가 고맙다고 고맙다고 하고 왔다고 했다.
그 후에 그 친구와 웬수같은 사이가 되었다고.
그 친구가 왜 우리 딸들에게 쓸데 없이 안고 난리를 쳐서 내 입장이 난처하게 되었다고.
딸들이 우리 엄마에게 우리가 잘 하는데, 자기가 뭔데 고맙다고 고맙다고 하고, 우리를 언제 보았다고
우리 몸에 손대고 끌어 안고 하느냐?고 한다고.
그 아가씨들이 이해가 되었다.
요즘 젊은이들 자기 몸에 손 대는 것을 얼마나 싫어하고 깜짝깜짝 놀라기까지 하는데,
병문안을 오신 엄니 친구분이라 해도 처음 본 사람인데, 그 아가씨들 입장에서는 말 많은 할머니로 보였을 거다.
옳다고는 할 수 없어도 변해진 세상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인데, 자기 기분만 생각했던 것이다.
약사선생님이 50대 후반이고, 며느리를 보았다고 했고, 또 약을 파는 입장이라 손님을 대하는 것이였지
처방전으로 약을 타고 가면서 안아 보자고 하고 뒷 사람이 있는데 자꾸 자꾸 말을 이어가고,
정말 정말 아기 엄마가 싫어 하는 것으로 유모차에 타거나 안고 엘리베이트를 탔는데, 아기가 귀엽다고,
불쑥 손을 잡고 불쑥 아기 머리를 쓰다듬고 하는 것이다.
어른들의 손에 얼마나 많은 세균이 있을 것이고, 아기는 자기 손으로 얼굴도 만지고 입에 넣기도 하는데,
정말로 정말로 해서는 않되는 행동을 한 것이다.
준서할미는 좀 과잉이기도 하다.
밖에 나갔다 와서는 손주들과 함께 할 때는 비누로 손을 씻고, 손 세정제로 다시 씻고,
내 손으로 하는 일들은 걸레도 만지고 빨래도 만지고 개수대 청소도 해야하고, 종량제 봉투나 음식물 쓰레기도 만지게 된다.
아기 응가도 치워 주어야 했다.
아기 하늘이와 함께 있으면 하루 20여차례 손세정제로 손을 씻는다.
변해진 세상은 기준이 많이 변했고, 기성세대중에서도 노년으로 접어든 우리 세대도,
변해진 세상의 기준을 배우고 살아야 한다.
인심 한번 박하다 할 것이 아니고 배우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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