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럼이란 것은 부리다 보면 금방 익숙하게 됩니다.
변명이라면 많고, 그 중에서 참 둘러 되기 좋은 것은 체력이 모자란다란 것은 큰 변명거리입니다.
게으럼을 부리다가 않 하고 넘어 가는 일도 있고, 그래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있습니다.
옥상에 화분들에는 가을에서야 비단풀들이 올라 왔습니다. 비단풀을 약재로 사서 옥상에 두고 만졌더니 그 작을 씨앗이 바람에
날리고, 바닥에 떨어진 것은 빗자루 질을 하면서 이 화분 저 화분에 흙과 함께 들어 갔던 모양입니다.
이제 만추가 되고 나니 말라 지고 긴꼬리처럼 화분가 넘쳐서 화분을 들고 보면 미안한 맘이 듭니다.
겨울 옥상에 있으면 분명하게 동사하는 것들은 줄이고 줄인다 해도 - 이제 그만 키울테다 살면 다행이고 하면서-
꼭 들여야 하는 것이 있으니 화분대도 씻어야 하고, 화분받침 그릇도 씻어야 하고, 고춧대, 쌈채소, 풀꽃들이 한 해 살이를
마감한 화분들도 을씨년스러워서 갑바를 펴고 엎어서 거름도 넣고 흙을 섞어서 다시 담아서는 비 맞지 않게 덮어 주어야 하고,
아직 집안으로 들이지는 않았지만,화분대와 흙정리는 이틀에 걸쳐서 시간나는대로 했습니다.
게으럼을 부리지 않았을 때는 물로 씻어서 엎어 두는 일이 해가 하늘에 있을 때 못하면 어둑어둑 하기까기 해서라도 마쳤는데,
그러지 못했고, 화분은 몇개씩 흙을 일광소독하듯이 말려서 다시 담았는데, 올 해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변명이야 나가는 일이 많아서 이기도 하고, 허리가 아퍼서 허리 아껴가면서 일을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게으럼입니다.
게으럼은 얼마나 힘이 센지 밀고 들어 오면 밀쳐 내기 참 어렵습니다.
아직도 옥상의 일은 남았고, 김장 할 준비로 남은 마늘을 이틀전에 2/3 정도 깠는데 김장 할 양은 깠지만, 남은 것도 까서
냉동을 해야 하고, 생강은 수동 캇터기로 다져서 냉동 해 두었습니다만,
25근 받는 건고추도 갈아 와야 하고, 참기름, 들기름도 짜 와야 합니다.
국을 끓여 먹다 남아서 두고 먹기는 해도 북어 국, 시락국처럼 금방 끓여서 맛난 국은 꼭 아침에 끓입니다.
그것도 귀찮다고 전날 끓여 두면 내내 끓여 놓았다 먹는 국을 먹을 것 같아서 손을 놓지 못합니다.
아이들 자율학습 밤까지 할 때 도시락 2끼니 분을 사가지고 갈 때도 항상 새벽에 일어나서 반찬을 해 주었습니다.
조림반찬도 아침에 했었지요.
오늘 아침에도 북어 국을 끓여 놓았고, 볶음 반찬도 한 가지 해 두었습니다.
전라도 장흥에서 표고 버섯을 삽니다.
국물내기용을 사는데, 노지에서 자란 것이라 자라면서 비도 맞고, 갓은 다 펴진 것인데, 건멸치, 다시마, 이 표고 버섯, 맘 먹고
할 때는 건새우를 넣어서 합니다.
육수를 내면서 넣었던 것은 건져서 행궈서 다른 반찬에 넣어도 됩니다.
버섯가루도 사두고 건멸치, 건새우 갈아서 분말을 만들 때 넣어서 섞어서 사용합니다.
블로그에서 안 곳인데 요즈음은 블로그 활동을 하지 않으시던데, 물건이 언제나 좋아서 믿고 택배 주문을 합니다.
이웃의 친구와 늘 함께 합니다.
올 해가 3년째인데, 그 전에는 또 블로그로 알았던 곳에서 생표고를 사서 집에서 슬아이스로 썰어서 말려 두고 먹었습니다.
그만큼 게으러져서 이제 마른 표고 국물용과 분말을 사서 두루 사용 합니다.
장도 매 해 메주를 만들어 말리고 띠우는 것을, 옥상 빨래줄에 메달아서 띠우기에 낮시간은 덮었던
비닐을 걷어주고 일몰 전에 다시 덮어 주고,
한 겨울에는 비닐 위에 얇은 이불도 덮어 주고 하는 일들이 힘들어 작년에 대두 한 말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장을 담았습니다.
3년정도 장 담지 않고 넘어 갈려고 그랬습니다.
아마도 다시 장을 담을 때는 메주를 사서 하지 집에서 만들지 않지 싶습니다.
일은 꼭 체력으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운이 없다가도 늘 일을 하는 습관이 되어 있으면 일을 하면서
다시 기운이 생기는 것인데, 게으럼한테는 이기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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