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마곡사의 가을
발효1 [
일주일에 그것도 밤에 나가는 공부하는 곳은 친구의 추천으로 선생님이 받아 주셔서 학기의 반이나 지나서 들어 가게 되었다.
가기 전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연세가요?라 하셔서 나이를 말씀 드렸더니, 언니, 오빠들이 많이 계십니다라 했다.
낯 설어 하지말라는 배려 였다고 생각 했고.
더 나이가 드신 분들도 같은 연배도 더 나이가 적은신 분도 있었다.
회장님이라 불리우는 분은 가죽 점퍼를 입으셔도 전혀 낯설지 않을만한 몸매도 되시고 물론 화장도 하시고,
또 그러면서 이야기도 잘 하시고, 그 순간에 맞은 말로 상대로 치켜 주기도 잘 하시는 분위기메이커 였다.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공부 모임에서는 전혀 악의 없는 웃음 띤 얼굴로 이야기 중에는 어찌보면 자기 자랑도 되는 것을
상대방들이 기분 좋게 웃게 되는 그런 이야기를 잘 하시는 분이셨다.
이번 주 수업 날에도 회장님은 젊으시다고, 더 가까운 몇 분께서는 형님은 젊으시다고 칭찬을 하길래,
바로 옆 자리라 연세가요? 라 미안 한 듯이 물었다.
그냥 몇살이라 하면 될 것을 내 나이를 묻는다. 크게 말 하면서 일흔여섯이라고 헸다.
일흔 여섯에 가죽 점퍼가 어울리니 젊으신 것이 맞은데,
나는 사람들이 늙어 간다는 말과 할머니란 말을 듣기 싫어 하는 것에는 반대라 했다.
늙었다는 것은 익었다는 것인데, 그동안 살아 온 세월이 있어서 젊은 사람들이 가질 수 없는 그 경지- 익은 경지를 가진 것이고,
그 경지를 가진 사람의 칭함 할머니는 인생의 길에서, 훈장 같은 것인데, 왜 싫어 하는지 모르겠다 했다.
내가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따서 강의도 하러 다닌다고 했다.
멋진 인생이다 싶었다.
콩이 삶아서 메주로 만들고, 메주가 마르면서 발효가 되고, 장을 담아서 일정 기간을 지나서 다시 발효가 되면서 간장과 된장으로 나뉘고,
그 나뉜 후에 또 일정기간 숙성 기간을 지나야 간장의 맛, 된장의 맛으로 우리가 음식에 사용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일흔 여섯이라면 100세 시대에서는 노인이라고는 못 보는 나이인데, 누구나 늙어지고, 할머니라 불리운다고, 익은 경지가 다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사람에 따라서는 생각이 다 다르겠지만,
준서할미 생각은 제대로 익기 위한 것은 숙성의 기간이 필요하고, 숙성 되기 위한 것은 참고 견디는 시간이 필요하고,타인을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싶다.
인격체로서 보면 발효는 인격체가 완성 되는 것이 아니고, 과정이고, 숙성 기간이 지나야 제대로 된 인격체가 되는 것이다.
옥상의 장독만 해도 자주 들여다 보아야 한다.
잘 숙성 된 3년 이상 된 된장은 그 염도가 낮아 지고, 간장도 수분은 증발하고 소금은 항아리 아래 쪽에서 소금결정체가 되고,
그 자체는 많이 줄어 들었지만, 그 적게 남은 간장은 염도도 낮아지고, 양념으로 간장뿐이 아니고, 때로는 귀한 약재가 되기도 한다.
그 과정은 숙성의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