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곱다. 여려서 더 고운 노란 실국화
준서할미가 나가는 곳에 한 분께서 키워서 가지고 오신 것이다.
우리 모임의 이름 밑에 일동 이란 글씨를 쓴 리본이 달려 있었다.
전철에서 20대 초반 대학 1학년 쯤으로 보이는 아가씨 2명이 재잘재잘 무엇이 재미 있었던지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퇴근 시간 무렵이어서 전철 안은 서서 있는 사람이 복작복작 했었고, 준서할미도 그 아가씨들 옆에 서 있었다.
요즘이사 키가 크고 몸매만 좋으면 얼굴 성형을 하기에 미인들이 많은데, 이 아가씨 둘은 평범한 인물이었어도, 그 이야기 하면서
번지는 웃음이 참 싱그럽고 이뻤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이 젊은이들이 보면 감성도 무딘 사람으로 보이는데, 감성은 더 맑고 감탄하기도 잘 한다.
세련 된 아주 옷 잘 입고, 화장을 메이크 업 수준으로 한 사람들보다 순박한 모습에서도 아름다움도 느끼고, 같이 미소지어 지고,
준서할미도 준서에미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9년인가? 국화를 키웠던 적이 있기에, 제대로 키웠다 하는 것은 꽃몽오리르 따 주면서
꽃송이의 키 크기도 비슷하게 해서 원으로 그리면서 피워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이 국화 화분이 그런 모습보다는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 진다. 꼭 모양 내겠다고 필려는 꽃몽오리 따서 버린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꽃의 크기도 크거나 작고,
아래 가지를 잘라 내지 않고, 아래가지까지 국화꽃이 피었고, 성형하지 않은 수수한 20대 아가씨들 보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렇다고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일단은 잎사귀가 싱싱하고 아랫 쪽 잎사귀도 싱싱하다.
요즘은 어떻게 국화꽃을 가꾸는지 몰라도, 적어도 다섯번의 진딧물 약을 제 때에 살포 해야하고, 물도 말리지 않아야
아랫 쪽 잎사귀까지 싱싱한 것이다.
단독주택이었고, 툇마루가 있고, 축담이 있고, 꽃몽오리가 맺히고, 굵어져 가면 대국이나 실국이라면 꽃몽오리를
비가 오겠다 싶으면, 툇마루에 올리고 축담에 올려 두는데, 한 밤중이라도 빗소리가 들리면, 대국을 중심으로 큰 화분을
안아 올렸다. 곧 필 대국의 꽃몽오리가 비를 맞으면 환하게 피지 못하면 어쩌나? 싶어서였다.
정성이 피어 오르면, 대문을 열어 두고,
오늘은 이웃 친구가 어제 텃밭에 마늘을 심으러 간다고 했다.
5살, 2살, 이제 겨우 백일을 지낸 젖먹이 아기, 애들 에미가 전업주부라 해도 애기 셋은 혼자서 키우지 못하는 것이고,
친구가 긴 시간을 비우고 나가기가 참 어렵다.
친구 남편분 혼자서도 않되고, 어찌어찌 시간을 내어서 하룻만에 끝내는 것이 제일 좋은 경우가 되기에,
하루 전 날 내가 내일 따라 갈 것이라 했다.
가서 도와주면 하룻만에 끝날 수도 있고, 오늘은 일찍 마늘 심기가 끝이 나서 친구 부부는 양파 심을 이랑을 만들고
그렇게 준비 해 두면 친구 남편이 혼자 가서도 양파 모종을 심을 수 있는 것이다.
비닐 씌우기를 하는 동안 준서할미는 고들빼기 한번 데쳐서 나물 할 만큼 캐 왔다.
점심도 준비해서 갔었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넣어 가서 커피도 마셨는데, 들에서 마시는 커피는 비오는 날 처럼 맛이 특별하다.
긍정은 맞다 맞다만이 아니고, 나쁜 것을 좋게 끌고 가는 것에 견인차가 되는 것에 힘을 보태는 것은 더 큰 긍정이다.
어제 전국에서 몰려 드신 촛불집회 분들 존경합니다.
이 추운 날씨에 고생하심에 마음 아픕니다.
그 100만 분들이 모여서도 경찰과 대치하면서도 평화적으로 치루신 것에 위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을 보여 주심에
감사합니다.
들깨를 주문 했다.
1960년대 자식들 방학 때 내려 왔다 서울 자취방으로 가는 쌀 포대에 무 깨끗이 씻어서 두어개 넣고,
고구마 서너개 씻어서 넣고, 쌀만 해도 무거운 쌀 포대를, 우리 이모님, 외삼촌이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셨는데,
쌀 포대를 둘이서 들고 가면, 아마도 한 달을 푸근하게 먹을 수 있어서 울산에서 부산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다시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는데 가지고 가셨다.
들깨 택배 상자 속에는 들깨와 함께,
무 몇개, 콜라비 생채와, 냉이를 캐서 데쳐서 씻고, 또 씻고해서 행구어도 흙 하나 나오지 않을만큼 씻은 것이 비닐에 담겨 있었고,
다른 지인에게서 택배가 오면서 오가피 가지도, 오가피 열매도 함께 왔었다.
다 나 아닌 사람들을 생각해서 이것도 도시로 가면 먹을 수 있는 것인데 싶은 따뜻한 맘으로 그 바쁘신 중에들,
손질 해서 보내신 것들일 것이다.
냉이 캐서 흙 채로 보내면 다 시들어 버릴 것 같고, 씻어서 보내면 잎들이 택배 차 타고 오면서 잎사귀 색 변할 것이고,
그래서 데치고 보니 가서 흙 알갱이들이 나올 것 같으니 씻고 씻고 또 씻으셨던 것 같았다.
오늘 준서할미 이야기는 긍정으로 보는 것이 누가 무엇을 물어서 어떤 문제가 있어서 대답을 긍정으로 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살아 가는 것에서 한 사람이 긍정의 맘으로 하는 행동이 긍정의 따뜻한 기운으로, 동그라미 잔 물결이 퍼지 듯 한 것이다
싶은 맘으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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