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무 2개를 얻었습니다.
긴 가뭄 끝에 김장 채소를 심어 놓고는 또 줄금줄금 비가 와서 배추 뿌리가 썩기도 하고 여하간 가을 김장채소가 가격이
오를 것이라 합니다.
친구도 한 포기 뽑아 보니 뿌리가 썩어서 3포기 뽑았다면서 배추도 한 포기 얻었습니다.
우리 집에는 예전 청방이란 키가 작고 고소하고 요즘 배추처럼 포기가 크지 않았고, 큰 포기를 4조각을 내어도 그리 크지 않았고,
보통은 2조각을 내고 지금의 배추에 비하면 아마도 키는 1/3정도 였을 때, 시집 간 시누이, 결혼 해 분가 해 나간 시동생 집,
우리 먹을 것 - 100포기 정도를 김장을 했었습니다.
제법 먼 채소 도매 시장으로 가서 자경농들이 가져 와서 무데기를 지어 놓고 파는 것을 한 무데기 사면 100포기라 해도
작은 것까지 치면 100포기가 넘고, 사서는 리어카 아저씨를 불러서 높은 곳에서는 밀어 드리고 그렇게 배추 사 오는
것부터 일이였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그리운 사라진 풍경이기도 합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뭐든 유렴 해 놓고, 먹는 것이 아니였기에, 배추를 사기 전에 쌀쌀 한 어느 날, 역 주변에 지금은 상설 시장처럼 되고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농촌에서 온 자경농들이 반짝 팔고 가는 그런 시장이 서고, 고추는 고추 수집상들이 많은 물량을 가져가 놓고
팔고, 그 번개시장에 가서 고추를 사 와서 손질 해서 빻아 왔고,
마늘은 마늘 수확철에 사서 뒤란에 달아 놓았고, 젓갈은 여름 내내 추렴김치 담을 때 사다 쓰던 건어물과 젓갈을 사 먹던 가게에서
100포기의 김장을 할려니 풀도 많이 끓여야하고, 젓갈도 끓여서 바쳐야 하는데,
옆에서 지켜 보면서 위로 뜨는 찌거기와 거품을 걷어 내야 하고,( 일을 하다 보면 꼭 밤에 그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님이 보시기에는 별로 일도 아닌 일들이 춥기는 춥고 참 힘이 들던 젊은 시절이었습니다.
그 시절은 우리 모두의 살림이 그리 넉넉하지 않아서 그 때 그 때 필요할 때 사 와야만 했었습니다.
누가 생일이 드는 사람이 있으면 전 날 시장에 가서 미역 조금,쇠고기 반근, 찹쌀 한 되 그렇게 사서 아침 밥상에
올렸는데, 그 때의 그 찰밥과 미역국이 얼마나 맛이 있었던지요.
이제야 김장배추 40포기 정도만 하면 되고, 젓갈은 기장 대변항으로 가서 담아다 놓았고,
새우젓갈도 기장 대변항 거래 하는 곳에서 전화 한 통화로 질 좋은 것이 택배로 배달되고,
예전에는 소금포가 30Kg이었고, 장 담는 날 들이고, 담고 남은 것으로 김장 배추 절였는데,
이젠 3년이상 간수를 뺀 소금도 준비 되어 있고,
마늘은 수확철에, 고추도 수확철에 일년 먹을 것을 사고, 그야말로 쉬엄쉬엄 준비해서 믹스기도 있고, 도깨비방망이도 있고,
김장배추를 절이기 전에 미리 미리 준비해서, 김장도 따뜻한 거실에서 하고 김치냉장고에 차곡차곡 통을 가져다 넣고,
그리 힘든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예전에는 마당에 김치독을 묻고, 방에서 김치 양념 발라서 마당에 독에 넣으려면 그 시절은 김치냉장고가 없으니 동짓달을 넘기지
않고 담으면 된다고 문고리에 손이 쩍쩍 달라 붙을 무렵에 김장을 했었습니다.
땅에 묻었다고 빨리 숙성 되는 것이 아니여서 먼저 먹을 것은 싱겁게 간을 해서 먼저 담고, 난 후 양념에 소금을 더 넣고,
또 항아리에 넣을 때도 설 쇠고 먹을 것은 천일염을 덮었습니다.
염도를 달리 해서 숙성 정도를 조절 했었지요.
우리 집에는 김장 김치가 상 반찬이라서 많이 담고, 맛나게 먹었는데, 유독 올 해는 너무 더워서 열무김치를 자주
담아 먹게 되었고, 아직도 김장 김치가 제법 남아 있습니다.
쌀을 예천 농가에서 사 먹은지가 20여년이 되었습니다.
오늘 주문 한 것은 친구네 언니댁에 찹쌀 80Kg, 친구 60Kg, 준서할미 60Kg, 맵쌀은 아직도 묵은 쌀이 있어서 필요 할 때
산다고 했습니다.
맵쌀은 필요할 때 찧는 모양이어서 두번에 걸쳐 사는데, 찹쌀을 수확철에 한번 찧기에 이렇게 많이 사는 겁니다.
쌀에 찹쌀을 섞어서 먹기에 찹쌀을 많이 먹는 편입니다.
예천이 고향이고 아들 둘과 아내는 도시에서 아이들 공부 시키고 그렇게 살던 아이들이 이제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되고,
복학생으로 대학을 다니고 있어서 아이들이 주말이면 고향에 가서 농사일 도우고 나오면서 승용차로 배달을 해 줍니다.
참깨를 부탁 해 두었었는데, 수확철에 말이 없더니 참깨는? 이라 물었고, 보내 주어야지로 말 했습니다.
돈을 주고 사 먹어도 믿을 수 있는 관계는 참 좋습니다.
우리 집에서 같이 살 때 태어 난 막내가 군대 복무 마치고 복학을 해서 대학을 다니고 있으니 참 세월이 빠릅니다.
사람들 상호간에 믿음이 있다는 것은 훈훈 합니다.
세상 살이에서 믿고 지낼 수 있는 지인들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것입니다.
저번 주에 친구가 남편과 큰 아들과 큰아들의 9살, 7살 아이들을 데리고 중국 장가게를 다녀 오겠다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다녀 와서 한번 만나자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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