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때도 고개 갸웃 했었고, 아이들 키우면서 동짓달, 섣달 어른들 말씀으로 북풍한설인 그 계절에도 신기했었던 것은
방문 종이 한장 밖은 정말로 추운데 그 종이 한장 안인 방은 따뜻하게 잠을 잘 수 있다니 그 종이의 힘에 다른 무엇인가가
더 있는 것이다 싶어서 입니다.
우리 조상 대대로 창호지 바른 그 종이 한장 안에서 따뜻하게 잘 지내 왔지만, 이젠 주거 형태가 달라서 창호지 문이
추위를 막아 주는 역활을 하지 않습니다.
고개 갸웃거린다는 것은 통 몰라서도 아니고, 알듯 모를듯 할 때라 생각 합니다.
물론 온돌 방구들이라 한 겨울에는, 윗목은 자리끼가 아침이면 살얼음이 얼어 있었고, 무명베 이불도 크고 혼수이불 하는 것처럼
두툼하고 묵직하게 솜을 넣은 것도 아닌데도 이불 하나에 돌아 가면서 발을 넣고 자듯 했었어도 잠만 들면 따뜻하게 자고 일어
난 듯 했지 춥게 잠 잔 것은 아니였습니다.
툇마루에 요강단지가 있었지요.
한 밤중에 툇마루에 앉아서 시리도록 찬 하늘에 별은 참으로 영롱 했었습니다.
아파트는 윗풍이 없어서 집안에서 난방을 하고서는 한 겨울에도 집에만 들어 가면 반바지, 반팔 차림인 집도 있던데,
단독주택은 윗풍이 있습니다.
현관문 열고 들어 오면 거실문 있고, 창문은 모두다 2중 창문이고, 그래 보았자 낮은 초가집의 그 때 그 시절 종이 한겹 바른
초가집 안방보다 윗풍은 더 있는 것 같고, 그 때 그 시절 작은 이불 하나 깔아 놓고, 화로불 있었던 그 때보다 더 따뜻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십리도 넘은 학교 길 걸어서 와서는 겨울 화로불에 손 녹이던 창호지 한겹 방안이 참으로 따뜻했었습니다.
뿌리가 땅에 내리지 않고 뜨 있던 부평초들이 큰 물이 지면 물은 범람하고, 물살은 세어져서 뜨내려 갈 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비가 그치고 몇일 몇날이 지나가면 수로의 물은 맑아지고 더 윗쪽에서 뜨내려 왔는 작은 부평초들이 다시
활발하게 뿌리 내리고 예전 같아 지는데,
밤 잠자리에서 생각해 보면 하도 시끄러워서 나라 전체가 뜨려내 가는 것 같아서 참 서글퍼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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