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아기를 키우는 젊은 에미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이쁜준서 2015. 10. 9. 12:45

 

 

 

 

 

 

 

 

 

외출 할려고 준서 준비하는데만도 30여분이 걸린다.

양말을 들고도 한짝을 신고 다른 한짝을 신기는데도 금방 신지 않고 제 맘대로 돌아 다녀서 말이다.

요 몇일을 밤 12시경에 잤는데 오늘은 재우고 나니 10시 30분 경이었으니 빨리 잔거다.

잠이 없는 아이라서 늘 잠 잘 때는 꾸지람을 듣고 잔다.

준서가 보기에는 내가 잔다고 생각해야 저도 억지로 잔다.

자는 척 하다보면 실제 내가 깜빡 잘 때도 있고 할 일이 있어 깨어 있을 때도 있다.

팬티를 목에 목도리를 하고 노는 준서의 모습이다.


 

 

 

 

 

 

 

 

 

 

준서할미는 승훈이란 네살 아기와 생후 10개월차의 아기를 키우는 이웃 친구의 딸래미에게 간혹 이야기 합니다.

준서할미는 아기들을 참 좋아 합니다.

준서할미는 딸만 둘입니다.

준서할미가 50대 때 뒷집  친구 손주를 아주 이뻐 하니,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아지매가 (저 보다 다섯살 적은 사람)

알라들(경상도 말로 아기)을 너무 좋아 해서 자식이 기로운 거라요라고( 예전에는 딸자식은 자식에 넣지 않고, 아들만 자식으로 치던 것이 있어서)

그 손주 아기는 자기집 식구들도 안아 주면 빠져 나가고 사람을 곁에 붙이지 않고, 늘 문짝은 떼어 놓고, 거실과 사이에 확 트인 방에서

장난감 속에서만 놀았습니다.

 

동네 친구들과 놀러 가면 준서할미는 아기를 안아 올려서 큰 달력 앞에서 아기가 알아 듣건 알아 듣지 않건 간에 숫자를 준서할미 손으로

가르키면서 일, 이,..... 열 이라고 하고는 아기를 다시 장난감 방에 내려 주곤 했는데,

어느 날 갔더니 그 아기 고모가 엄마 우리가 안아 줘도 빠져 나가는 아이가 앞집 아지매 오니 저렇게 서서 안아 달라고 두 팔을 앞으로 나란히

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잠시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그 작은 아기도 준서할미가 저를 얼마나 사랑으로 대하는지를 맘으로 느꼈던 것이였을 겁니다.

초등학교  갈 무렵이 되니 약간의 자폐인 것을 알게 되어 치료를 받으러 다닌다고 했습니다.

 

승훈이는 너무도 보고 싶어서 생후 한달이 가기를 기다리지 못해서 3주쯤 지나서 가서 안아 보았습니다.

샤워를 한 것도 아니고, 목욕탕에 다녀 와서 아기를 보러 갔었지요. 지금도 승훈이네를 가면 손을 씻고 갑니다.

만 세돐이 봄에 지낸 4살 승훈이 입니다.

남자 아기라서 노는 것이 분답고, 승훈이 동생 아기도 있으니  승훈이 할머니가 많이 도와 주어도 승훈이 에미가 버겁습니다.

외국에 나가서 직장 생활을 하던 승훈이 아빠가 장기 휴가를 내고 와서  요즈음 승훈이는 눈이 반짝이고 잽싼 몸놀림은 더 재빨라 졌고,

가는 곳마다 승훈이 에미가 따라 다닐 수 없어 승훈이와 아빠만 차를 타고 제법 멀리까지 나가서 한 나절을 보내고 온다고 했습니다.

 

승훈이가 아기였을 때 준서할미가 승훈이에미에게, 말은 중간에 고치기는 참 어려운 것이니, 어른들께 경어를 쓰게 하고,

그렇다고 너도 경어를 가르친다 합시고 승훈이에게 경어를 쓰지는 말라고 했습니다.

승훈이는 어른들께 경어로 말 합니다. 어쩌다 경어가 아니게 말하면 즈그 할머니 자신은 그냥 듣고 있으면서도,

준서할미에게 그렇게 하면 경어를 쓰게 말 해 줍니다.

 

승훈이는 분답고 하자는 대로 다 하자니, 집은 엉망이고, 잠시 잠깐 가지고 놀 장난감을 우르르 우르르 쏟아 붓고,

어제는 준서할미가 승훈이에미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엄마가 지식이 많고, 많이 배워야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초등학교 졸업자와 고등학교 졸업자 사이에는 듣는 말을 이해하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기들 에미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충분하고, 국민학교만 나와도 된다고 했습니다.

 

초등학교 전에 배우는 것도, 초등학생이 되어 공부하는 것도 아기들 스스로 하는 것이지,

에미가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승훈이가 지극히 분답은 것은 에너지가 충분한 것이고, 호기심이 많은 까닭인데, 대부분의 아기들은 다 그렇다고 했습니다.

아기 둘을 데리고 한 집에 살고 있으니 엄마가 밥을 해 주시지만, 느그들끼리 살게 되면 아이들이 좀 더 자랄 때까지는

다치지 않게 아기들에게 눈을 떼지 말고, 키우고 그렇게 하다 어느 날은 틈이 나지 않아서 저녁밥을 짓지 못했다면,

그냥 한 그릇 시켜 먹어라 그 시기도 잠시 잠깐 지나간다.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울려면 어린아이들이 할려 하는 것을 막지 말고, 빈이가(승훈이 동생) 기어가서 만지는 것도,

되도록이면 위험하지 않게 보살피면서 보아라고 했습니다.

준서할미가 젊은 에미였던 시절에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버릇 없이 키우지 않기, 좀 더 자라서는 정직하게 키우기였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하기 싫은 것,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엄마에게 말 하라고, 엄마는 기분이 좋으면 사탕 한알을 나는  먹지 않아도

친구를 주어도 기분이 좋아 지는 것이라 사람은 기분에 산다고 했습니다.

 

준서를 돌보게 되면서,

준서할미가 생각의 여지도 없이  변해 지더라구요.

준서는 방학 때 왔을 때 에미가 너무도 바뻐서 그 나이대의 대접도 채 받지 못한다 싶어서 4학년 준서를 밥을 떠 먹였습니다.

준서가 3학년이 되니, 국 같은 반찬은 저가 떠 먹는 것이 더 맛이 있고, 다른 반찬으로 밥 먹는 것은 할머니가 떠 먹여 주시는 것이 맛있다 했습니다.

상을 거실에 두고, 식사를 했는데, 할머니가 떠 먹여 주는 밥을 가만히 앉아서 먹었겠습니까?

밥을 받아 먹고는 안방에도 갔다 오고, 서서 다른 것을 만지다가 다시 밥을 받아 먹고, 다른 것을 만지고, 거실에 편 밥상 밑으로 기어 다니기도

했습니다.

 

준서외할아버지와 준서할미는 즈그 집에서는 하지 못할 행동들을 마음껏 하게 두었습니다.

4학년 때까지도 같이 있으면  자주 업어 주었습니다. 침대에 올라가라 하고는 업고 거실 한바퀴 돌아서 침대 위에 내려 주었습니다.

준서할미가 무릎이 좋지 않아서  즈그 에미나 아빠가 보면 않된다고 하니 5학년이 되니 엎히지 않으려 했습니다.

 

준서할미가  4학년 때까지 밥을 떠 먹여 주고 업어주고 했다고 하니,  

준서는 참 자립심도 없고, 의존적으로 자랐지 싶겠지만,

훈육은 준서에미가 하는 것이라 준서에미가 훈육을 하고 키웠고, 준서는 자신이 주인이고 싶은 아이라,

자존감이 높은 어린아이로 자랐습니다.

 

공부를 잘 할려면 어릴 때 호기심을 꺾으면 않됩니다.

아기들이라도 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진정으로 사랑하는지를 압니다.

아기들의 호기심은 머리가 좋아 지는 첫 걸음마입니다.

 

 

아기를 키우는 젊은 에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적으면서,

준서가  자랐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여 드려야 겠다 싶어서 준서의 어려서 모습을 대문으로 등록 해 두었습니다.

 

어느 여름방학에 준서네에 가 있을 때였는데,

집에서 낸 감자가루를 얻은 것이 있어 가지고 갔고, 콩가루, 파란콩가루, 가지고 가서 여러가지 가루의 보면서 가지고 놀게 해 준 적도 있습니다.

가루로 가지고 놀다 물을 부어 반죽을 해서 놀기도 했습니다.

준서는 쌀도  콩도, 보리쌀, 잡곡도 자주 가지고 놀았습니다.

 

3학년 때인가? 방학숙제에( 준서는 거의 숙제를 하지 않고 자랐으니 에미와 지냈다면 에미가 해 줄 시간이 나지 않았을)

마트와 재래시장의 비교라는 것과 민속도구를 보고 해 오라는 숙제가 있었습니다.

준서가 사진기를 가지고, 재래시장에 가서 참기름, 들기름을 짜는 집에서 사진을 찍고, 신발 가게에서도 사진을 찍고,

마트와 비교를 했었고, 이웃의 대학교의 한옥에 가서는 옛날 농기구등을 준서가 사진을 찍고 그 사진들로 방학 숙제를 한 적도 있습니다.

 

 

준서할미가 젊은 에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냥 말로서 시작하고 말로서 끝내는 말이 아니고, 경험과 나이에서 우러 나온 맘이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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