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5월의 꽃

비 오는 날 저녁 뭐 해 묵지?

이쁜준서 2013. 5. 28. 06:49

 

어제 늦은 오후부터 비가 오고, 밤새 오고 사진을 담는 시각에도 오고 있고,

그런데도 애기범부채는 말끄럼합니다.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오고, 비가 오고 나면 기온이 떨어 질 것이라 예보를 했는데,

우리 지방에는 늦은 오후에 왔습니다.

옥상 아기사과나무 밑에 뿌려 둔 돋나물이 물김치 서너그릇을 담을 정도가 되어서,

우산을 받고 장화까지 신고, 재래시장으로 나갔습니다.

동네 슈퍼에서 오이 몇개는 사도 되는데, 오이 몇개를 사면서도 시장을 돌고 싶어서 입니다.

 

 

노랗고, 앙증스런 꽃과 한련초 노랑색, 주홍색 꽃은

주홍색 한련초꽃도 노랑이 기초색이라

한동안 옥상 올라서면 환해서 이 테이블로 눈이 가게 만들었지요.

비가 오고 있어도 한련초 잎새는 모양만 연잎을 닮은 것이 아니고

빗방울 또르르 떨어뜨리는 것도 닮아 이쁘기만 합니다.

 

우산까지 들고 가야 해서 돈만 주머니에 5만원 한장을 넣고 나갔지요.

재래시장 인도변으로 먼저 나갔더니, 비가 와서 길가에 앉아 파는 분들은 갑바천으로 물건더미를 꽁꽁 싸 놓고

서너군데만 팔고 있었고,

재래시장 지붕 있는 안쪽 상가 쪽으로 들어 갔었지요.

 

채소가게에서 오이 2,000원어치를 사고,

비도 오는 날인데, 미역국 맛나게 끓여서 먹은 뒤이고, 따슨 국도 끓여도 심상하고,

오이소박이, 오이 장아지 무침, 청어멸치조림, 김, 정말로 반찬이 없을 때, 구원 투수가 되는 계란 찜도 하면 되지만,

준서외할아버지 조금 더 맛나는 것을 자시게 하고 싶었지요.

 

 

어제부터 피어 나는 공작선인장 꽃이 빗방울 무게에

색은 고운 색을 그대로이지만, 모양이 움츠려 들었습니다.

옆에 핀 아마릴리스꽃은 밤새 비를 흠뻑 맞고

사진을 담는 시간에도 비가 오고 있어도 이쁜 모습 그대로입니다.

 

 

생닭을 찜용으로 장만하고,

햇감자를 사고,

맛 있어 보이는 찜고추를 사고,

대파를 사고, 햇마늘을 2,000어치만 사고,(냉동실에 얼려 놓은 마늘 갑작스럽게 떼어 내기 어렵고)

닭은 식용유에 거죽만 익힌 색이 나게 볶아서 기름을 버리고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마늘편을 먼저 볶다가,양념장을 만들어서 육수를 붓지 않고, 닭고기를 뒤적이면서 익히다가

육수를 붓고 마저 익혀서 완성한 찜닭은 닭고기에 양념맛이 고르게 배여서 고기가 맛나다.

준서할미는 넉넉하게 넣은 감자와, 당면이 닭고기 보다 맛나지만.

 

 

방울토마토가 그 정도의 비에는 끄떡 없다 합니다.

한달 뒤에는 한 줌씩 따 먹을 수 있겠지요.

 

 

준서외할아버지가 비 오는 날 늦은 오후에 슬며시 나갔다 비닐 봉지 손에 주렁주렁 들고 와서는 

찜닭을 저녁 식사 상에 올렸더니,

아주 맛나게 자셨지요.

같은 음식이라도 더 맛나는 날이 있는 것이구요.

비 오는 날은 나물 적이 맛나니,

다시 비 오는 날에는 옥상의 나물 뜯어서 나물 적도 한번 해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