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세상이 보는 60대 할미.....

이쁜준서 2010. 10. 9. 07:21

 

 

 

준서할미는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준서에미가 중학생이 되고 집안 일에 꼭 잡히지 않아도 되는 때

도서관에서 무료 컴퓨터 8비트, 16비트를 수강을 시작점으로

명심보감, 일본어, 수지침, 이바지 음식, 자격시험공부등을 배웠습니다.

참 댄스스포츠도 배웠습니다.

자격시험 공부 때는 쉰아홉이었는데

제 나이가 제일 많은 사람이어서

엄마처럼, 언니처럼, 쉰의 후반이라 젊은이들에게서 소외되는 남자분들을

커피 한잔 대접하면서

편안한 이야기 상대가 되는 그런 당당함이 있었지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캔 음료 한잔 건네주는 젊은이도 있고,

밥 같이 먹으러 젊은이들과 우르르 몰려 나가기도 했고,

주로 40대인 여자분들과는 친근하게 지냈고, 그 때의 인연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하기도 합니다.

쉰아홉의 나이에도, 제가 나이 많이 든 사람이다 생각 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60대에 들어서니 밖에 나가면 칭호를 할머니라 부르더라구요.

작년에,

동네 무슨 일이 있어, 한 열댓명의 낯선 사람들이 모였을 때

총무라 정해진 사람이 문자를 보내기로 되어졌고,

준서할미더러 할매 문자 볼줄 알아요? 라 무대뽀 경상도식 말을 하기도 했지요.

두번째 만남이 지나고 나니

칭호가 여사님으로 바꾸어 졌습니다.

구청엘 갔고, 중구난방으로 우리들 말을 하는 중에 나중 앞 뒤를 조리 있게 말을 했더니

구청 담당 과장님께서  아주머니 참말로 말을 잘 하십니다 하고 난 뒤부터 입니다.

 

 

 

이번에도 도서관에 9월부터  배우러 다닙니다.

39명의 남녀노소가 배우는 열기는 대단 합니다.

60대 할미도 저 말고 두 분 더 있고,

배가 봉긋한 임신한 젊은댁도 두명이 있습니다.

저 보다 두살 더 하신 여자분이

강사가 앞에서 설명하시지 않고, 어쩌다 중간에서 설명을 하게 되니,

기백이 살아 있어 강사님 왜 뒤에서 설명하세요란 말에

강사님 대답이

내 맴이지요라고.... 그래서 와하하 웃었지만.

 

 

또 저보다 동갑이거나 한 살쯤 아래인 할미 한분은

수업 중간에 차고 들어가 질문을 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들어야 하는 강의를 줄어들게 하기에

두번째 날에도 또 그런 질문을 하다 오십대 남자분들께 직접적인 태박을 듣기도 했습니다.

60대 할미는 그리 가까이 하고 싶어지지 않는 연배임이 틀림 없습니다.

 

이제 한달여가 지났고, 일주일에  한번에 두시간 강의를 들었으니

밖에서 만나도 서로간 얼굴을 알아 보게 되었습니다.

준서할미 강의 말 없이 듣고, 실습 때는 그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께 몰려 갈 때는 혼자 실습을 합니다.

어제는 배우지도 않은 것을 수업중에 자꾸 이야기를 하셨지요.

 

 

 

한번 수업을 정식으로 받아야 할 대목인데, 여러곳에서 수준이 다른 수업을 하시니

가르친 듯 생각하시는지 자꾸 수업내용에 그 대목이 들어 갔지요.

우린 꼭 배워야 하는 것이고,

준서할미가 입을 열었습니다.

배우지 않았습니다. 다른 강의중에 슬쩍 발만 담구었는데요.

와하하.... 와하하....

어려운 기능이라 발 한번씩 담구면 되는데요.

저번에 저가 너무 어려운 것을 말했다시면서 정식으로 수업을 하시겠다 하셨는데요.

발만 담구지 말고, 정식 요리 맛으로요....

와하하.... 와하하.....

다들 이해가 않되는데도 듣고 있던 참이라 선생님도 웃으시고, 우리들도 웃게 되었지요.

 

그러면 정식 요리 맛으로 실습으로 보여드릴께요 ( 웃음으로)

두 사람이 필요해서 준서할미, 또 남자분 한분 그렇게 앞으로 나갔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인사하는 사람이 많아 졌습니다.

 

 

 

인사야 받았지만,

강의가 끝나면 서로간 만날 일도 없을 것이고,

배우러 간 사람이 모르고 넘어 갈 수 없어 한 마디 했을 뿐이지요.

한달여가 지나고 나니....

배우는 강의 이해도에서 젊은 저희들에게 지지 않는다 싶으니

60대할미에게 눈 맞추며 인사를 하게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낯선 세상이 보는 60대 할미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 당연사를 당연하게 받아 들여야 그래도 추태를 보이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의 세월은 있는 듯 없는 듯,

자기 취미거리를 가지고 즐기면서, 행복감도 스스로 찾고 그렇게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무조건 모른다고 밀치지 말고

배울려 해야 합니다.

건강을 챙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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