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따슨밥을 먹이면....

이쁜준서 2010. 10. 14. 06:00

준서할미는 전업주부였고, 준서에미를 낳았을 때는 여섯 식구에 아기를 낳아 일곱식구가 된 아기에게는 그런 좋은 환경이었다.

시댁이고, 친정이고 맏이 였고, 준서에미 아기였을 때는 우리집의 귀한 아기라 동네에서도 시어머니가 업고, 나가시면

동네분들도 업은 아기를 서로 안아 주시기도 하고, 업은채로 얼러 주시던 그런 사랑을 받고 자랐다.

 

 

동서도, 시뉘들도 다들 전업주부 였는데도,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서 다들 분유를 먹였으나, 우리 아이들은 모유를 먹고 자랐다.

요즈음처럼 거창한 이유식은 아니었고, 모유를 먹이면서 무른 음식으로 이유식을 했고, 첫돐이 지나고 곧 모유을 끊고는

죽을 먹이다가 밥을 먹이고, 그렇게 어른들과 함께 밥상에서 밥에서, 된장뚝배기에서, 국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런 밥상에서

엄마가, 할머니께서 김이 나는 밥을 후후 불어 식혀 주는 따신 밥을 먹고 자랐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도시락을 가지고 갔고, 겨울이면 보온도시락에 밥을 담아 갔으니 그래도 도시락을 열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엄마가 해 준 따신밥을 먹고 자랐고,

고등학생일 때는 야간자율학습이 있어 저녁밥까지 도시락 2개를 사들고 갔어도, 엄마가 새벽에 일어나 해 준 따신밥으로 아침을 먹고

도시락 두개를 사들고 갔었으니 준서에미와 준서이모 또래는 제대로 된 밥을 먹고 자란 세대이다.

 

 

준서에미 또래들 때는 일하는 엄마가 그리 많지 않아 아이들 따신밥을  해 먹였던 세대라면,

준서에미가 6학년이 었을 때부터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중학교 가기전 영어도, 수학도 배워서 가야 한다면서 6학년 2학기부터는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그 때가 가정주부들도

일 할 수 있는 공장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던 시절이었다.

아이들 학원비라도 번다면서 엄마들이 공장을 다니게 되고, 제 때 저녁밥을 해 먹이지 못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짜장면을

시켜다 먹게 했고, 일하는 엄마들이 잔업도 있고, 또 회식도 있어지니 아이들은 일하러 간 엄마는 오지 않고,찬 없는 밥보다

라면을 먹기도 하는 끼니가 많아졌던 시절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아침을 먹지 않고 학교로 직장으로 가는 것이 당연시 되는 가정이 늘어 났다.

아마도 요즈음은 아침을 챙겨 먹는 가정이 더 적을 것이다.

아침을 않 먹는 가정에서는 아이들도 학교에서, 또는 학원에서 점심을 먹고, 고등학생이 되면 자율학습이 있어 저녁도 학교에서 급식으로

 먹고,중학생들도 거의 맞벌이 나가는 엄마들이니 집에 들어 가도 밥 챙겨 줄 멈마가 없으니 엄마가 해 주는 따신밥 먹을 기회가

점점 줄어 드는 가정이 늘어 나는 것이다.

 

 

준서네만 해도 아침에 일어나 밥을 챙겨 먹고 갈 시간이 않된다.

누가 집에 있어 챙겨 줄  형편도 아니고, 에미와 함께 나가니 잠 깨어 준비 해 나가면서 조금의 요기거리를 차안에서 먹는 모양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를 구구절절이 하는가 하면,

따신밥 먹고 자라지  못한 아이들이 정서가 불안 하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청소년들이 모여 서 있던 자리는  침을 뱉어서 지저분하게 되고, 정서가 안정되지 않은 아이들이 아무리 학원을

다녀도 공부에 실력이 늘기도 힘들고.....

 

따뜻한 사랑도 고프고, 따신밥도 배 고픈 아이들에게 따신밥 먹일 방법은 없을까?

하긴 급식도 김이 술술 오를텐데, 그 급식에는 엄마의 따뜻한 정성이 없어여일까?

준서에미나, 준서이모가 몸이 아주 많이 고단하면 엄마밥이 먹고 싶어 진다 했다.

돈을 주고는 어디서고 먹을 수 없는 엄마밥이 먹고 싶다고....

준서할미가 준서네로 가도, 아이들이 집으로 와도 외식이라는 것은 하지 않는다.

엄마표 따신밥 먹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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