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오줄 없게 살고 있으니 편하다...."

이쁜준서 2009. 7. 8. 12:43

5명이 하는 모임이 있다.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 둘,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 하나, 건축업을 하는 남편의 심부름 정도를 하는 사람이 하나,

준서할미까지 그렇게 다섯사람이다.

 

이 사람들은 늘 돈을 버는 일을 해 왔던 사람이었고, 지금도 셋은 돈 버는 일을 직접 하는 사람들인데,

남편의 심부름을 하는 사람은 IMF 가 온 바람에 제법 큰 건축업을 하다 부도가 나 몇년 쉬었다. 다시 남편이 건축업을 시작한

사람이다.

IMF 이전에 건축업을 크게 하던 때에는 남편과 같이 건축업 일을 해 왔던 사람인데, 이젠 남편 일의 규모도 줄었거니와

남편이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밖에서 집으로 돌아 왔을 때, 따뜻한 밥도 먹고 싶고, 집에 안사람이 있는 그런 생활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낮시간에는 작년부터 서예를 시작해서 서실에 가고, 또 한문 공부를 하러 가고는 가정에만 매달려 살고 있으니,

남편과 트러블이 줄어 든다면서 하는 말이 -내가 오줄없이 사니 편한 것도 있고, 내 스타일은 아닌데, 남편한테

맞추어 주고 살고 있으니 싸울 일도 없어 진다고 했다.

아마도 - 오줄없이 란 말을 대여섯번을 했을 것이다.

저번 모임에 만났을 때도 - 오줄없이란 말을 자주 했었고.

왜 자신을 오줄 없다고 표현하느냐면서 준서할미가 나무랬다.

아차피 부부간에는 맞추고 살아야 하는 것이고, 남편이 혼자서 일해도 잘 하시고 있고, 자네는 평생에 갖어 볼거라 생각도 못했던

자기만의 시간도 갖을 수 있지 않느냐고.

 

그랬더니 그런다.

언니처럼 꽃에 미쳐서 사는 것도 좋은 것이라고 하면서 아마도 꽃에 미치면 그것에도 미치도록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 모임은 다 바쁜 사람이어서 꽃을 길러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꽃을 좋아하고 즐겨해서 그렇지 왜 그런 것을 미친다고 표현하느냐?

꽃을 가꾸는 사람들이 자신을 꽃에 미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라 했더니, 그러면 뭐라고 표현하느냐고 한다.

그냥 꽃이 좋다라 하지 미쳤다고 생각도 하지 않고, 그렇게 말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준서할미가 된 이 나이에도, 자신을 두고

오줄 없다란 말도, 악으로 하는 소리는 아니지만, 미쳤다는 소리도 싫은 것이 준서할미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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