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바쁜 하루...

이쁜준서 2008. 10. 16. 19:05

준서가 있을 때는 어디든 준서를 데리고 다녔고, 네살이면 업히기에 큰 아기를 업고 다니는 모습을 내가 거래하는

상점들에서는 다들 보았다.

종합시장인 서문시장에서도 늘 가는 상회들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건을 정확한 것을 받아오고, 바가지 쓰지 않으면 좋은 거래처라 생각한다.

그 중 물건값이 조금 싸면 금상첨화이기도 하고.

 

요즘은 거래처에 들리면 아기가 가고 일이 없지요?

요즘은 한가하시지요? 라 한다.

준서할미가 조금 수월해서 다른 일들을 할 수 있어 그렇지 한가하지는 않는데 그렇게들 말한다.

 

오늘 아침엔 전복죽을 끓였다.

나가 사먹지도 않지만, 사먹은 것보다 더 진하게 끓였다.

요즘은 양식이 많이 나와서 한번 죽 끓이는데, 10,000원 정도이면 된다.

 

 

 

점심에는 호박죽을 끓였다.

팥을 삶고, 땅콩을 삶고, 콩을 삶고, 호박을 손질해서 삶고, 쌀은 방앗간을 갈려다 믹서기에 갈았다.

곱게는 갈아지질 않았고, 반 정도는 싸래기 처럼 갈리고, 반은 가루가 된상태로 갈렸다.

그러니 점심 호박죽 먹기까지도 바뻤다.

 

친구네 집에 뜨거운 것을 한 냄비 퍼 가지고 가서는 친구와 종합시장인 서문시장에 가기로 약속을 하고 왔었다.

(음식은 서로간 나누어 먹으니 같은 음식을 하지 않으면 냄비가 왔다 갔다 한다)

 

 

 

 

건어물상, 어물상, 그릇도매상, 약국, 등을 거쳐 오면서 무도 사고, 콩나물도 사고 양손이 무거울 정도였다.

친구네 딸이 황금색 복주머니를 사 가지고 오라는 것을 노란색은 있어도 황금색이 없어 천을 구해 왔으니, 한복집에도 들렸다.

 

갔다 와서는 저녁 밥을 지었으니, 바쁜 하루였다.

내일은 운동을 갔다와 텃밭에 갈 것이고, 모레는 산행을 할 계획이다.

이렇게 바쁜 나를 한가하시지요? 라 한다.

 

준서와 살 때는 오로지 준서와 지내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혼자 가고 싶은 곳으로 다니니, 한가한 셈이기도 하다....

 

 

근데 시장경기가 너무 죽어 있었다.

건어물 상회도, 어물상회도, 약국도, 한복상회도, 생활용기와 혼수용 그릇도매상회도 다 불경기였다.

빨리 경기가 풀리기를 고대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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