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9월의 꽃

가을걷이를 해야 할 때가 되어....

이쁜준서 2008. 9. 28. 10:24

나흘전만 해도 들에 가 일을 하면 땀이 났다.

그 후 이틀 후에 들에 갔을 때는 땀이 나지 않았고, 들에 갔다 온 그날 밤부터 쌀쌀해 졌다.

그러더니 사흘만에 들에는 억새에도, 갈대에도 부는 바람이 쓸쓸함을 풍긴다.

 

그러니, 작물을 수확해야 했다.

땅콩, 고구마는 캐어내고, 들깨는 베어내고, 가뭄에 수확이야 많지 않아도 어느날 갑작스레 올 서리에 대비하는 것이다.

서리가 오면 고춧대와 호박넝굴은 삶아 놓은 듯 해서.

 

태풍도 없었고, 가을이라해도 여름처럼 날씨가 더웠고, 그러니 충분한 일조량에 벼도 곡수가 많이 날 것

같고, 과일은 익어 가야하는데, 자꾸 굵어진다고 걱정은 했지만,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에 단과즙이 가득

가득 할것이다.

그런데 맘은 쓸쓸하다.

 

자식 결혼을 시킨다고 연락을 해 온다.

대구에도 가고, 울산도 가고, 서울로도 참석하러 간다.

가면 반가운 친지와 친구도 만나고, 또 관광버스에 친구들과 함께 가게 된다.

그날 하루는 반갑고, 즐겁다.

 

아침 거실로 나오면 찬기운이, 현관문을 열면 찬 기운이, 옥상에 오르면 더 찬 기운이,

들에 가면 더 찬기운이........

덥다 덥다해도 더운 기운에는 쓸쓸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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