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원이 월요일, 목요일만 일을 하니,
집에서 오전 9시에 가니 도착이 10시경이었다.
첫 손님은 08시에 머리를 말았다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펌이 안 되어 4~5시간을 말고
있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침 일찍 오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다.
우리가 갔을 때 3 사람은 이미 말았고 3 사람은 기다리고,
전체 손님 순서로는 우리가
7번째 8번째였는데,
미장원에서 다 하고 나올 때는
오후 3시경이었다.
오전에는 누가 보온병에 커피를 가지고 와서 나누어 먹었는데
점심식사 후에는 그 동네에 사는 사람이 집에 가서 커피를 보온병에 준비해 오면서 귤 한 봉지 사 왔고,
미장원에서 준비 된 것은 보리쌀 강정이었다.
점심때 12명이 식사를 2번으로
나누어 먹었는데 된장찌개가
맛나서 입이 텁텁했는데 따근 따근 한 커피가 좋았다.
손님 중 어느 한 사람은 할아버지 남편하고 맞지 않은 이야기를
했고, 원장하고 이웃친구 같았다.
원장이 나는 어찌어찌 아이 셋을 낳았지만 남편이 바람 피우고 다니면서 늘 술에 절여져 있으니
미장원 끝나고 밤 에는 때리기도 했었다고,
맞고 살았다고.
내 젊은 세월은 세 자식들
아비 없게 만들지 않으려 참고 살았는데,
절에 다녀도 몰랐는데
그 지옥 같은 세월 다 살았고,
자식들 결혼 시켰고, 내가 이제 늙어 가니 남편이 나쁜 것이 아니고 내가 업보가 많아서
그런 나를 남편이 만나서 어떻게 보면 남편은 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평생을 사람 구실 못하고 살지 않았을 것인데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내가 편해지고 남편도
요양병원에 가 있다고 했다.
너도 너 팔자로 그렇게 사는 것이니
나하고 절에 다니자 했다.
오신 손님 중에는 체중이 많이 나가고 연세가 91살이시라 했는데
머리숱이 많아서 염색을 하고 머리 펌을 다하고 나니 두상도 이쁘고,
얼굴 피부도 좋아 10살은 더 젊어
보였다.
여러 사람이 모여 있으니 그중 나이에 비해 피부에 윤기가 나는 사람이 세 사람이 있었다.
며느리를 보게 되니 생일에
화장품을 좋은 거 사주어서
확실히 고급화장품은 다르더라면서 이제는 며느리가 사주지 않아도 내가 할인 때
산다라고 화장품 이야기가 한참이어졌다.
펌 풀고 나오는 것들이 많으니
다 씻어 놓는 사람도,
바닥 빗자루질 하는 사람도,
씻어 놓은 얇은 종이를 정리하는 사람도, 할머니들이 소녀처럼
웃는 소리가 연이어지는 참 좋은 분위기였다.
친구와 나는 말 참견을 하지 않고 듣기만 하고 나는 어제처럼 연세가 많으시거나 몸이 불편하신 분이 계시면 자리도 내어 드리고 가실 때
문도 열어 드린다.
몸은 둔하고 미끌러 주저 앉을가 걱정이 되어서.
그렇게 왹자왁자하고, 기분 좋은
분위기에 몇 시간을 기다리면서
머리 펌 을 하고 왔다.
합천에서 오신분은 시외버스 막차가 오후 3시라 하면서.
차례 양보 받아서 하고 갔다.
독감이 유행이라 여러 사람들과
밥을 같이 먹기가 싫었는데.
누가 안 먹는다 하면 분위기
깨는 것 같아서 먹었다.
전철 타러 걸어 나오다 오래 된
단골 정육점이 우리 동네에서
이사 간지가 거의 10여 년인 정육점에 들렸다.
사골 고은 것 2통을 사고,
양지 3근을 사 왔다.
친구는 양지 대신 사태를 사고,
오다 서문시장에 간다고 했더니
서문시장까지 택시 부른다고 해서
우리는 핸드카트 가지고 여기서 한 정류장만 타고 가면 서문시장인데
괜찮다고 그래도 택시 예약한다고
폰 들고 하는 것을 말리고 나 왔다.
서문시장에서는 재래김과 자반김을 샀다.
재래김은 파래가 약간 섞여 있어야
바다향이 있는데 파래가 섞이지 않았다.
김밥김으로 해도 될 것 같았다.
재래김은 구으면 색이 포리하게 변해야 맛이 있는 김이다.
다음주에 서문시장 할인 기간이라 했다.
할인카드를 주어서 받아 왔다.
전에는 많이 사는 단골들에게
퀵으로 보내 주었는데 요즘은 퀵비가 올라서 택배로 보낸다고
전화주문을 한 고객에게 택배로 보내겠다고 했다.
퀵과 택배의 차이는 주문한 그날 배달과 그 다음날 배달의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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