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시골에서는 미나리광이 있는 집이 많았다.
생것으로 먹어서 연하고 향기로운 나물은 단연 미나리 이다.
내가 조금 더 부지런 했던 몇년전까지 들에 쑥 뜯으러 나가,
돌미나리를 칼을 쑥 흙 속으로 넣어서 미나리를 캐어서 박스에 넣고 키웠다.
새 봄에 엎어서 다시 심어주고, 두번 베어 먹다가 여름에는 내비 두었다가
가을에 새로 심어서 두번 베어 먹었다.
미나리 생으로 쌈을 좋아해서 양은 적어도 일년에 4번을 먹을 수 있어 좋았는데,
그도 어느 해엔 손을 놓게 되었다.
그 어린 시절 시골에서는 미나리 광에서 베어다 샘물에 씻어서 무쇠 칼을 담가
놓으면 거머리가 붙는다고 그렇게 했다가 상에 올리는데, 아주 가끔은
상에 올려진 미나리에서 거머리가 움직이는 것을 보게 되고 그래도 잡아 내고는
우리들은 눈에 보이지 않은 거머리가 있을 가능성이 다분히 있는 미나리를 생으로 먹었다.
고등학생이던 시절에 부산에서는 경남 언양의 미나리를 제일로 쳤다.
한번도 그 고장의 미나리광을 직접 본 적은 없는데, 그곳의 미나리광은 고인 물이 아니고
맑은 물이 미나리광으로 흘러 내린다고 했다.
중학생 때 울산에도 미나리 광에서 미나리를 베어 오일장에서 팔았으니 굳이 언양 미나리를
팔지 않았지만, 부산은 언양미나리를 무조건 사 먹었다.
시골에서 봄이면 동네 아지매와 아가씨들이 산으로 나물을 하러 가는데,
정말 잘 만나면 물이 지적게 있는 곳에서 참나물을 만나면 그 참나물로 점심밥을 먹었고,
줄기가 붉으레한 것의 산미나리를 만나면 나물 하는 아지매나 아가씨들이 아주 신나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한번 따라 간 적이 있고.
그 산미나리의 맛을 잊을 수 없고,
재수가 좋으면 돌미나리가 많은 논둑에서 뜯어 오면 살짝 데쳐서 고추장에 무친 나물이
참으로 맛이 있었지.
지난 월요장에서도 산미나리를 팔아서 사다 먹었다.
그런데 오늘 멀리서 샘물이 미나리 광으로 흘러 내려 간다는 정말로 최상의 미나리를
선물 받았다.
많이 보내 주셨고, 이웃 친구는 많이, 뒷집 형님은 두 식구라 조금 나누어 드리고, 비닐 봉지에 소분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오늘 일단 고추장 불고기를 해서 익혀서 미나리 나물을 넣고 살짝 익혀서 먹었고,
내일은 일단 미나리 적을 구울 것이고, 미나리 나물을 해서 비빔밥을 할 것이고,
미나리 나물을 고명으로 해서 잔치 국수를 할 것이다.
바쁘신 분이 택배 부치러 나가셔야 하고, 손질도 하셨을 것이고,
너무너무 감사 합니다.
미나리를 아주 좋아 하니 특별한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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