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5월을 기다리는 맘

이쁜준서 2020. 3. 15. 11:06


부산의 여동생이 떡을 주문 해 두었다고 택배로 보내겠다 했다.

너희 먹어라 나는 괜찮다고 했는데, 군말 없이 녜라 했다.

그리고는 보낼려고 가지고 나왔는데라 해서, 미안했다.

이틀 전에 채소를 보낸다고 주소를 불러라 했다.

괜찮다고 해도 차 타고 가면 70대 할아버지께서 텃밭 농사해서 차에 싣고 와서 차에 얹어 놓고

판다고, 단지내에 우체국도 있다 했다.

저번에 우체국에 가져 와서 전화 한 것을 몰라서 놔두라 했기에 미안해서 주소를 불러 주었다.

어제 택배 박스가 배달 되었는데, 물론 채소도 들어 있었고, 떡방앗간에서 상자에 담아준 포장대로

떡도 들어 있고, 집에서 끓였다는 도토리묵에 쵸코파이까지  완전 구호품 같았다.

너 떡 보낼려고 채소 보낸다 했지라고 받았다는 전화 하면서 말 했더니,

떡 보낸다하면 전화번호 가르쳐 주지 않을 것이고, 떡이 맛나서라 대답 했다.

아마도 밥맛이 없어서 점심 건너 뛰지 말고, 떡이라도 먹으라고 보낸 것일 것이다.


아직 부산 주변도 노지에 자란 정구지가 채 길지가 않았는지 손가락 길이의 정구지는 반단 정도의 양이었다.

그날 베어 온 것의 전부라 하더라 했다.

계란도, 부침가루도, 튀김가루도 없고, 밀가루는 있어서 밀가루만으로 정구지 전을 했는데, 정성이 들어가서

그런지 얄팍하게 아주 맛나게 부쳐졌다.( 택배 받은 당일 저녁상)

봄동은 아침에 데쳐서 된장에 찍어 먹고 남은 것으로 저녁에 된장 국을 끓일 것이다.

이런 때가 아니라면 초벌정구지에 봄동에 쪽파를 넣고 풋김치를 담을 것인데, 채소를 다 익혀서 먹어야 한다.

밥맛 없거나 출출할 때 먹어라고 보낸 떡은 찹쌀가루와 콩과 호박고지를 넣고 한 것인데 맛이 있었다.


3월 20일이 되면 방콕한지 한달인데, 아이들은 전화에 잡수실 것 있느냐고 물으면,

먹을 것 넉넉하다고 대답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넉넉한 것은 맞고, 신선한 채소나 생선, 육고기가

아쉽고 두부 한모가 아쉽기는 해도 이것 저것 있는것 동원하면  먹고 살만하다.

오래 방콕하다보니 문득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마스크 하고 창모자에 후드 모자 눌러 쓰고, 아무하고도 말 하지 않고, 시장 한바퀴 돌아 올까?

물론 나가지 않겠지만, 그런 맘이 드는 것은 계속 경계를 하고 지내는 긴장이 느슨해지는 자연스런

것이다 싶다.


사촌언니와 아침에 전화 통화하는데, 하루에 한번 산책을 나가고 아쉬운 것이 있으면 마트에도 가고 하는데도

보고 싶은 사람들이 절실하게 보고 싶어진다고 했다.

아마도 내가 단도리 잘 하고 시장 한 바퀴 하고 싶은 것이나 다름 없는 마음이라 싶었다.

이젠 지역사회 감염기라서 누구와 접촉해서 걸렸는지도 모르게 걸리는데 정말로 더 조심해야 한다.

4월 한달까지 가면 5월에는 외출도 할 정도로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 싶다.


큰 사위가 전화가 왔다.

저그 가족 셋이서 점심을 먹으면서 우리 걱정을 하게 되었고, 준서까지 걱정을 했다면서,

그간 걱정만 했지 전화도 못 드렸다면서  우리 엄마는 잘 하고 계실건데 하면서도 준서에미가 많이 걱정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차라리 우리 집으로 오셔서 같이 있자고 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가서 반찬해서 너희들 두집에 주고, 아기 있는 집에 있으면서 아기와 놀아 주면,좋겠는데

그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고 했다.


준서에미 직장 동료가 무 깍두기모양, 배추 약간 양념 갠것을 얻어 와서 버무려 먹었더니

어머니 김치가 생각날만큼 맛이 있더라 했다.

양산이란 곳에서 매일 산책을 나가다가 3일 다른 일이 있어서 나가지 못하고 나갔더니

벗꽃이 피어 만발하고 목련은 지는 길이고 3일만에 세상이 그렇게 빨리 지나가고 있더라 했다.


이젠 벗꽃 피는 3월 20일경도 4월도 흘러가고 5월을 기다린다.

옥상 정원에 화분마다 물을 주었다.

수선화가 곧 필 듯해서 물을 충분하게 주었다.

화분이 크니 개화기간동안 물은 주지 않아도 될 것이다.



5월의 신부 부케로도 쓰이는

5월의 꽃 흰색카라꽃

2019년 5월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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