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12포기 심어서 풋고추 여름내내 가을내내 따 먹어서 올 해는 풋고추고, 청양고추고 한번도 산 적이 없다.
풋고추 때는 맵지 않고, 거풀 얇아서 아침, 점심으로 쌈장에 찍어서 먹는 것이 한 끼니에 20여개를 하루 40~50개를 따 먹어도
그 담날이면 또 딸 것이 있는 화수분 같았다.
맵지 않은 모종을 달라 해서 사는데, 올 해는 같은 곳에 갔는데 가게를 인수해서 주인이 달랐다.
과연 맵지 않은 것인가? 의문스럽웠는데, 맵지 않고, 어딘가 끝맛이 단맛이 나는 고추가 열렸다.
7~8월이면 잘 자라지 않고, 거풀이 뚜거워 지고 맵고 그래서 그 때부터는 된장에 찍어 먹는 것으로는 끝이었다.
그런데 올 해의 고추는 8월까지도 된장에 찍어 먹어도 되고, 도리혀 고추는 단맛이 더 해 졌다.
9월 들어서는 고추껍질이 단단해져서 그냥 두었는데, 집을 비우면 그대로 고추 포기가 말라 버릴 것 같아서 추석 이틀전에
소금물에 담궈 두고 집을 나섰다.
12일만에 돌아 왔더니 전화로 부탁이야 했지만, 건사를 해 두어서 마치맞게 삭혀져 있었다.
매우면 못 먹는데 맵지 않아서 고추지로 담아서 잘 먹고 이웃 친구까지 나눠 먹고 있다.
고추포기도 물을 주어서 한 포기도 마른 것이 없어서 어제는 남은 풋고추를 땄다.
고추부각을 만들려고 손질해서 쪄서 건조기에 말리고 있다.
그 중 4포기의 고추잎을 훓어서 손질해서 삶아 놓으니 나물로도 좋았다.
다시 둘째네 집으로 가면 장기간 있다 올 것인데, 옥상에 매일 물을 주어야 하는 것은 정리하고 가야 한다.
서리가 올 것이다.
5월6일인가에 모종을 했고, 10월 21일에 고추포기를 정리 한 것이다.
고추포기를 매년 그 정도로 심는 것은 일단 약을 치지 않은 풋고추를 먹을 수 있어서인데, 올 해는 고추지, 고추부각을 만든 것이
덤이였던 것이다.
장마가 지나가고, 폭염이 지나가고 하면서 진딧물도 생기고, 고추잎을 먹자 맘이 생기지 않았는데, 올 해는 고추잎 뒤가 씻어 놓은 듯 깨끗했다.
일기가 맞아서였을 것이다.
고춧잎을 훌터내면서 풋고추 따서
고추부각으로 만들도,
고춧잎은 삶아서 말리고 있고,
고추는 소금물에 삭혀 고추지로 만들었고,
화분 12개의 흙을 부어서 흙덩이를 깬 것입니다.
햇빛바라기 하는 중입니다.
올 해는 고추 12포기가 참 알뜰하게 먹거리로 변했습니다.
실한 주 대궁이도 버릴려면 종량제봉투 여기 저기
삐죽하게 나오는지라 작은 톱으로 잘랐습니다.
화분 밑에 겅그리로 사용 할 것입니다.
흙속에 들어 있던 뿌리는 하루 이틀 말려서 흙을 털어내고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릴 것입니다.
화분에는 그동안 전지등등으로 모아진 잎과 줄기등을
비닐봉투에 넣어 둔게 제법 있습니다.
겅그리를 놓고, 그 위에 놓고 흙을 담아 놓을 것입니다.
한 겨울 추울 때 염기가 없는 과일 껍질, 멸치육수 건지 등등을
넣고 흙을 덮어서 퇴비를 만듭니다.
이 퇴비가 고추포기 심었을 때 어떤 화학비료나 유박보다 더 좋습니다.
어머니께서 세상소풍길 마치신 것은 10여년이 흘러 갔다.
그러나 80대초반의 친정 숙모님도 계시고, 올해 여든여덠이신 시어머님도 계신다.
그분들 이야기를 들으면 나이가 들어서인 질병들을 이야기 하시고, 자식들에게 받는 서러움 같은 것을
이야기 하시는데, 참 답답한 맘이 된다.
어린 모종을 한 고추 포기도 자기들 시계로 봄, 여름, 가을의 시작과 정리가 있는데, 왜 사람은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인지?
친정숙모님은 아직도 자식들에게 경제적으로 기대는 것 없이 외국으로 다 나가 살고 남편의 제사도
혼자 지내시면서 사신다.
가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부담을 주지도 않는 혼자 남은 엄마 맘을 서럽게 한다고,
격앙 되어서 전화를 하셨다.
숙모님 말씀으로 말만 잘하면 되는데 그것을 못하고 나를 섭섭하게 한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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