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사람과 사람이야기

이쁜준서 2017. 10. 21. 03:31

 

 

 

 

 

서울역 근처 제법 큰 관람관에서 무료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솔이할머니와 함께 들어가서 보았던 것이다.

20여장의 사진을 찍어 준서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준서가 그리고 색칠하고 노는 것에 흥미가 있다.

그냥 이런 형태도, 색감의 어울림도 있으니 스쳐라도 보라고.

 

 

내가 월요 공부하러 가는 곳은 이익단체가 아니다.

현직이 따로 있으신 관장님께서 뜻이 있어 조금씩 조금씩 모은 돈으로 3층 건물을 올리고 10년도 넘게 강의를 하시던 것을

이곳에서 여신 것이 이번 학기가 7학기 차이다.

이제 3년차 건물이니 아주 깨끗하다.

이번 학기는 스님 한 분도 계신다.

그 근처가 인쇄 골목이고, 각종 종이 도매상도 있다.

종이 사러 다니셨는데 우연하게 눈에 띄여서 왔다 셨다.

 

이번학기는 배우는 회원이 늘어서 책상을 뒤로 한줄 더 놓게 되니 강사님 책상을 놓을 자리가 없었다.

두번의 강의에 밥상처럼 낮은 책상을 놓아서 교재 등등의 소지품을 놓게 되었다.

스님은 맨 앞에 앉으셨는데, 두번째 강의날 왜 책상을 저런 것을 놓았느냐? 사정을 알게 되었고,

강의 시작 직전이었는데, 아무 말 없이 나가서 혼자 앉는 작은 책상과 의자를 사 오셨다.

 

또 이번 학기에 새로 오신 대학교수님 한 분은 최신 칼라 복합기를 5년간 임대라 한 것을 보면 5년 임대 뒤에는 임대자

소유가 되는 듯 한 것을 마련 했다.

구석 진 자리에 복합기가 있어서 우리들도 없는 줄 알았다.

밤 시간이라 참으로 만만한 믹스커피가 있어도 어쩌다 누가 먹지 따뜻한 맑은 차가 필요 했다.

차는 누가 가져다 놓아서 있는데 거름망이 있는 차 주전자가 없었다.

누가 찾잔을 씻어서 건사하는 것은 할 사람이 없고 종이컵이면 되는 곳이다.

찾 잔은 몇개 있어도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나 마저도 그 차 주전자 한개 사다 놓을 생각을 못했다.

긴 연휴가 지나고  가면서  차 주전자 하나 사고, 마트에서 파는 녹차 중에서 좋은 것으로 하나 사가지고 갔다.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나처럼 모두 하나 사다 놓을 생각을 못 했던 것이다.

 

우리가 쓰는 강의실은 2층이고, 3층 강의실은 세미나 실이다.

2층 강의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낮은 낮대로, 밤 시간대도 쉬는 날이 없는 곳이다.

우리와는 직접 상관이 없는 강좌들이다.

모임별로 철제 캐비넷이 7기 강의 때 들여 놓았다.

사람과 사람들이 모여서 맘이 모이고, 참 분위기가 좋은 곳이다.

스님이 갑작스럽게 보이지 않고, 강의가 시작 되고 이내 책상에 의자 엎어서 어깨에 메고 들어 오시는 것을 보았을 때,

우리 모두는 박수를 쳤다. 그날은 비까지 오는 날이였다.

다음에 마련해야 겠다가 아니고 비까지 오는데 알고나서 바로 행동으로 옮기신 그 맘에 그날은 비 오는 날 밖에서

들어 온 온돌방 같았다.

 

1년에 봄학기 때 한번, 가을 학기 때 한번 기행이란 이름을 붙인 하루 여행을 간다.

봄 학기에는 집안에 일이 있어 못갔고, 마침 집에 와 있는 날이라  갈려고 한다.

배우는 사람 자체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사정상 빠지는 사람도 있고해서  단촐해서 더 재미가 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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