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9월의 꽃

내가 꾐에 빠져서 실지근히 일 많이 했다.

이쁜준서 2014. 9. 20. 03:28

 

 

 

뿌리가 보라색이네

수생식물 3가지가 심어졌던 화분을 빼 내었더니 뿌리가 보라색이었습니다.

겉의 뿌리만 보라 색이고,  속 뿌리는 보통 뿌리 색이였습니다.

뿌리가 보라색인 것이 신기했습니다.

 

 

요즘 옥상에서 식물들 월동 준비를 하느라고 깨끗하게 빗자루 질을 해 놓아 정리 정돈이 되기도 하고,

전지 한 가지들 조금 시들게 해서 부피를 줄이느라고 어질러 져 있기도 하고, 분갈이 한 흙을 말리느라고

어제 흙이 덜 말라서 갑바를 펴고 흙을 널어 놓아서 오늘 오후에는 흙을 쓸어 담아야 합니다.

그러자니 제법 일거리이기도 합니다.

 

언제나처럼 아침 5시가 조금 지나서 종량제 비닐 봉투 들고가서, 전 전 날 오후에 란타나 전지 한 것을 쓸어 담고

옥상 빗자루 질 하고 나니 준서외할아버지가 올라 왔습니다.

수생식물 정리 하자고 합니다.

일이 생각나면 그 때 바로 하고 싶은 사람이라, 시간이 걸릴 듯 해서, 팥죽 끓여 놓았던 것 빨리 먹고 오자고

꾐이 아닌 꾐을 해서 얼른 팥죽을 먹고 올라 가서 오전에 3개 수조에, 엉켜 있는 뿌리에서 4가지씩 두 수조에 수생식물을 정리 했었지요.

 

점식 식사를 하고, 옥상정원에 준서외할아버지 올라 간 다음 커피를 들고 가 커피를 한잔 하면서

이야기 하다 흰 홑꽃 빈도리 분갈이가 필요하다 했었더니, 또 지금하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큰 화분이라 준서할미 혼자서는 들지도 못하는 화분을 엎어서 빼내었습니다.

뿌리가 꽉 엉켜서 식칼로 뿌리 나누기를 해야 했습니다.

4개로 잘랐고, 2개 화분에 분갈이를 했는데,

흙이 모자라서 고추대가 심겨진 화분 2개를 또 엎었습니다.

거름 흙 만들어 놓은 것도 붓고, 흙을 다시 섞고, 그렇게 하자니 일거리가 얼마나 많던지요.

 

 

전 전날 목질화 된 부분만 남기고 전지 해 두었던 화분이 뿌리가 너무 꽉 차서 겨울 실내에서 물을 품지 못해

고사 할 듯 해서, 란타나 화분 3개를 또 분갈이를 했지요.

분갈이란 것이 화분에서 통채로 뽑아 내어 뿌리 반 이상 떼어 내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2번을 전지하고, 새로운 꽃가지를 2번 받아서 꽃을 보았으니 화분 속에는 뿌리가 꽉 엉켜 있었지요.

 

 

왼쪽에 흰색 꽃이 만첩흰색 빈도리입니다.

떨기나무 꽃들은 분 흙 속에서 새로운 가지 순이 나오고 뿌리 발달이 잘 되는 것들이라, 이식이나 분갈이 해서 1년만 키우면 뿌리가 꽉 찹니다.

이 만첩빈도리도, 올 해 작은 분에서 이 서양란 분에 분갈이를 봄에 했는데도 뿌리가 꽉차서 물을 주어도  분 속으로 물이 흡수가 되지 않고,

흘러 내리는 것이라, 또 분갈이를 했습니다.

 

큰 분 하나 하고 나니, 분 세개 내어 놓고, 또 하나  내어 놓고, 병꽃 분가리도 하고,

줄줄이 사탕이 되었지요.

어제는 준서할미가 허리도 아프고 해서 흙도 손에 대지 않고, 일거리만 장만해서 내어 놓고, 옆에 앉아서 이렇게 저렇게라

잔소리만 했었지요.

 

내가 꾐에 빠져서 실기근히 일 많이 했다, 언제나 그렇기는 하지만.....

당신이 옥상정원의 쥔장이잖아요라 했더니" 내가 무신 주인이라....."

한달 전이었나?  그날도 오늘처럼 준서외할아버지가 일을 많이 해서 미안 한 맘이 들어서,

밤에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는 옥상 정원의 쥔장은 누구인가요? 라 장난인 듯 슬쩍 물었더니,

" 내가 주인이지..." 라 하길래

속으로 그러면 덜 미안하다고 혼자 웃은 일이 있었는데, 어제는 " 내가 무신 주인이라" 라고,

 

준서외할아버지가 같이 즐겨하고, 분갈이등 힘든일을 다 해주어서 그렇지 엄밀하게 일거리 만드는 사람이 준서할미이니

준서할미가 옥상 정원의 쥔장이지 싶습니다.

화분 만지는 일은 작정하고 오늘은 이만큼 할거다 하고 해 지는 일이 아니고, 만지다 보면 일이 크집니다.

 

분갈이 하고, 전지하고 하는 일을 준서외할아버지가 하게 되는데, 전지를 과감하게 해 버리니, 해 놓고는 늘 잔소리를 듣습니다.

그런데 지내 놓고 보면 그렇게 과감하게 전지를 하기에 더 이쁜 수형에 더 생기가 도는 꽃을 보게 되긴 합니다.

 

" 내가 꾐에 빠져서..." 란 말은 맞는 말이지만,

그 꾐에 빠지기에 옥상 정원이 유지되고, 아름다움을 보고, 행복할 수도 있지요.

우리 옥상 정원은 3층집의 옥상이고, 담하나 사이의 뒷집에서는 3층에서 현관을 나와서 옥상으로 오르고 내리는 것이

환~하게 보입니다.

꽃을 좋아 하셔서 마당에 꽃을 키우시는 70대 반을 지나신 뒷집 형님께서는 아침에 일어 나면 우리 현관 앞부터 본다 하십니다.

우리 옆집도 아침에 일어 나면 자기 집 옥상으로 올라 와서 우리 집 옥상을 보면서 잠을 깨운다 합니다.

꽃을 좋아 하시는 분들이라 그러 하시겠지요.

뒷집 형님께서는,

둘이서 맘이 맞아서 꽃을 키우니 보기 좋다 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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